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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 셀트리온 소액주주, 기상천외 '공매도 타도' 운동..증권사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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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셀트리온 다들 아실겁니다.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의 관절염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공매도 세력이 몰리는 가운데 주식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의 동의없이 주식을 공매도 세력에 빌려주고 있다며 증권사를 갈아타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증권사들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경 대응도 고려한다는 입장인데요.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기상천외한 공매도 타도 운동에 대해 증권부 박승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앵커1) 박 기자. 앞서 말했듯이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공매도 타도 운동에 나섰어요. 그 중심엔 증권사의 주식대여 서비스가 있다고 하는데요. 주식대여 서비스와 공매도에 대해 간단히 짚어볼까요?

기자1) 네. 먼저 주식대여 서비스란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증권사에 빌려주면서 일정 수준의 이자를 받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통상 고객인 개인투자자들은 주식대여 서비스를 통해 기간에 따라 0.5~5% 가량의 이자를 지급받는데요. 반면, 투자자로부터 주식을 받은 증권사들은 이 주식을 일반 기업,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빌려주고 중개료를 얻습니다.

외관상으로만 봤을 땐 고객인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나쁠 게 없는 거래로 비춰지는데요.

하지만,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주식을 빌려간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주로 공매도로 사용해 자칫 평가손실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공매도는 대여한 주식을 주가가 높을 때 팔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 되사서 갚는 투자방식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득을 보게 됩니다.

특히, 셀트리온의 경우 2011년부터 공매도와 루머에 시달렸고, 급기야 2013년 4월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 세력 때문에 경영이 어려울 지경이라고 하소연하는 등 공매도와 오랜 악연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2) 방금 들은 설명으론 장단점이 있어 보이는데요. 이런 가운데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단체행동 즉, 주식이관 운동에 나선거죠? 이와 관련해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2) 네 지난달 말부터 네이버 주식카페, 팍스넷, 싱크풀 등 인터넷 주식카페에선 셀트리온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주식의 대여를 중개하는 증권사에서 대여가 일어나지 않는 증권사로 주식을 이관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카페엔 관련 글이 올라오자 수많은 댓글과 함께 실제 이관했다는 내용의 글로 도배되는 등 회원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은 상황인데요.

이들이 주식이관 운동에 나서는 것은 자신들이 증권사의 주식대여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임의로 주식을 대여, 공매도에 이용돼 주가 하락이 발생할 것을 우려된다는 이유에선데요.

셀트리온이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 그 손실을 주식을 빌려준 자신들이 고스란히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 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증권사 이동없이 셀트리온 주식을 계속 매수하면 할수록 우리의 주식이 공매도로 이용돼 내 주식 가치를 나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며 주식이관을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일각에선 일부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 몰래 개인투자자의 셀트리온 주식을 몰래 불법 대여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은 물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3) 결국, 공매도 세력이 몰려서 이렇게 단체행동에 나섰다는건데요. 실제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많이 늘었나요?

기자3)
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 비중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4일 2.67%에서 29일 16.81%로 1개월 새 14.14%포인트나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달 27일엔 공매도 비중이 20.44%까지 높아져 지난해 10월27일 23.66%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셀트리온에 공매도 세력이 몰린 것은 최근 주가가 급등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주가약세를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앵커4) 주식이관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성과는 어떤가요?

기자4)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주식이관 운동이 벌어진지 2주째인데요. 지금까지의 셀트리온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주식이관 운동은 나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됩니다.

올해 상반기 셀트리온의 관절염치료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4일 8만9,200원에 머물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일 7.05% 오른 12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29일 공매도를 통한 거래비중이 16.81%로 늘었지만, 주가 상승을 막지는 못한 겁니다.

한편, 증권사 가운덴 주식대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가 주식이관 운동의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LIG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개인 간 주식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로 계좌를 속속 옮겼습니다.

실제 KB투자증권의 경우 지난주에 다른 증권사에서 주식을 이관한 셀트리온 주주는 600여명에 이르는데요. 이들이 이관한 주식규모가 1,100억원어치에 달합니다.

앵커5) 증권사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는데요. 증권사들은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단체행동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5) 주식대여 서비스를 시행하는 증권사들은 인터넷 주식게시판을 통해 벌어지는 주식이관 운동에 대해 격한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고객의 동의없이는 주식대여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직적으로 주식이관 운동을 벌이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는 건데요.

한 증권사 주식대여 담당자는 "고객이 주식대여 서비스에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대여하는 것은 발생할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현재의 프로세스에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에선 주식카페의 주식이관 운동이 주가를 띄우기 위한 교란이자, 증권사의 영업 방해 행위인 만큼,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강경 대응도 고려한다는 입장인데요.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대여와 관련해 자신들의 거래 증권사를 못 믿어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려는 것은 상관은 없다"며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주식대여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었을텐데, 수익은 챙기면서 주가 하락을 우려해 주식이관 운동을 벌이는 것은 시장 교란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허위사실로 주식대여를 하지 않는 증권사로 넘어가자는 운동은 증권사 영업방해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아직은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이슈가 확대될 경우 최초 유포자에 대한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주식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다수 증권사들이 발끈하는 가운데 수혜를 보고 있는 KB투자증권은 이색 마케팅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KB투자증권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셀트리온 관련 주식에 대해 중개대차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안내문까지 내걸었습니다.

앵커6) 시장교란 행위다, 허위사실 유포 등 증권사들이 격한 반응인데요.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6) 네.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에 대해 다소 난감해하는 분위깁니다.

심각할 경우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일부에서 제기된 '주가를 뛰우기 위한 교란행위'에 대해선 불공정거래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셀트리온의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공매도 물량 증가로 주식 하락을 우려해 다른 증권사로 주식을 이관하겠다는 사실만으로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섭니다.

또,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해서도 복잡한 법률관계를 이유로 같은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앵커7)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번 주식이관운동을 계기로 대차거래 제도의 문제점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관, 개인간 공매도가 불평등하다는 지적이 있죠?

기자7) 네. 국내외 기관은 우리나라에서 주식이 가장 많은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자유롭게 주식을 빌려 공매도할 수 있습니다. 대차라고 합니다.

비용도 싸고 대차 기간도 길죠. 반면 개인은 이 대차가 금지돼 있습니다. 개인은 대신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빌릴 수 있죠. 대차와 달리 대주로 구분합니다. 이 대주는 비용이 비싸고 주식을 빌리는 기간도 짧습니다. 이러다 보니 기관은 주가가 하락해도 이익을 취할 기회가 열려 있는 반면 개인은 오로지 주가가 올라야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불평등한 시스템이 고착화된 상황입니다.

사실 셀트리온의 서 회장이 공매도 때문에 회사경영을 못해먹겠다고 얘기하는 장면은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가 없어요.

이번 주식이관운동도 사실 매우 특이한 공매도 인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매도가 싫으면 대여 계약을 맺지 않으면 되구요. 증권사에서 설명을 소홀히 하거나 아니면 은근슬쩍 계약을 맺게하고 대여를 해주는 식으로 일종의 불완전계약 같은걸 체결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를 해결해야하구요.

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한민국 개인은 주가가 무조건 올라야 이익이 나는 기형적인 쏠림 구조'를 뜯어고쳐야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주식이 마냥 오르기만 하나요. 일년의 절반 오르면 절반은 떨어진다고 봤을때 하락 시점에서도 개인들이 자신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틀을 정비해야합니다.

앵커8) 지금 인터넷 주식카페를 뒤흔든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주식이관 운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런 운동이 SK하이닉스나 바이로메드 등 다른 종목을 보유한 주주들로 확대되는 분위긴데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네요.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증권부 = 박승원 기자 (magun1221@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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