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대출 절벽' 현실화되나…은행들, 집단대출도 제동

< 앵커멘트 >
이달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됐는데요. 소득심사가 깐깐해지고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게끔 되면서 은행을 찾는 대출 수요자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분위깁니다. 은행들은 규모가 큰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집단대출까지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최보윤 기잡니다.

< 리포트 >
한산한 은행.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택 담보 대출 문의가 줄었습니다.

[녹취] 은행 관계자
"은행으로 들어오는 문의가 미미하고, 민원이나 분쟁도 없어 큰 혼란은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들어 현재까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0조 7470억원으로 전달보다 935억원 줄었습니다.

지난해 빠른 속도로 불어나던 가계 대출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한 겁니다.

길었던 설 연휴와 기업들의 상여금 지급으로 일부 대출이 상환된 영향도 있지만 이달부터 시행된 대출 심사 강화가 큰 몫 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대출심사가 강화되기 직전인 지난 1월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1월 기준 역대 최대치로 늘어 2월 '대출 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은행 관계자
"2월 1일부터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됐기 때문에 그 전(1월)에 대출이 취급된 측면이 있을거고

아무래도 설 연휴 직전에 대출을 앞당겨 받고자 하는 수요가 있어서.."

금융감독당국은 은행 대출 심사 강화 이후 일일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대출 절벽'을 우려할 만큼 특이사항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심사 강화 대상이 아닌 집단대출도 위축되는 분위기여서 부당한 대출 거절은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주택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말 5조원 규모, 3만 여 가구를 대상으로 한 집단대출을 거절했습니다.

집단대출은 신규 분양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개별 소득심사 없이 취급하는 것으로 이번 대출 심사 강화 대상에서 빠졌으나 은행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겁니다.

은행에서 거절된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여전합니다.

12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마련한 대출 심사 강화 방안이 은행권 대출만 줄이고 오히려 실수요자들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최보윤(boyun7448@naver.com) 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경제금융부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