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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칼럼]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앞날은

최남수 대표이사


두 기업이 한가족이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시스템이 통합되고 정서적으로 한몸이 되는 일은 난제 중의 난제다. 이 일이 걸림돌이 돼 뒤뚱거린 인수·합병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신한은행이 돋보이는 건 그래서다. 2003년 5위 은행인 조흥은행을 품에 안았다. 직원 6700여명과 고객 1000만명을 거느린 대어급 은행과 하나가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조흥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게 과제였다. 최동수 전 조흥은행장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인터뷰에서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직원들은 언제 해고될지 모른 채 미래가 없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회고했다. 조흥은행 직원들을 토닥거려주기 위한 신한은행의 다가섬은 진정성 그 자체였다. 먼저 어깨에 힘을 뺐다. 같이 토론하고, 산에 가고, 회식하는 등 마음을 연 ‘접속’이 직급별로, 소규모 단위로 다양하게 펼쳐졌다. 둘은 무난히 하나가 됐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모범사례로 게재됐을 정도다.

곧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이 한 살림을 차린다. 60조원 넘는 총자산, 4800여명의 직원을 둔 대형증권사가 깃발을 올린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앞날은 어떨까.

실마리를 찾기 위해 미래에셋생명을 들여다본다. 2005년 SK생명을 인수한 지 11년째. 성적표는 ‘글쎄’다. 주가부터 보자. 올 들어 4000원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상장한 지난해 7월8일 공모가 7500원을 크게 밑돈다. 미래에셋생명은 상장 전 몇 차례 유상증자를 했는데 주당 가격은 6000원에서 1만4000원까지였다. 설계사들을 증자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박현주 회장은 저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2007년 설계사들에게 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증자는 주당 1만2000원에 이뤄졌고 지금 주가는 4000원대다. 설계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미래에셋생명은 자산운용의 강자인 모기업의 실력이 그대로 전이돼 퇴직연금은 강세를 보인다. 문제는 보험 본업의 실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맥킨지 서울사무소가 최근 국내 생보업계가 가치창출에 실패했다며 자산운용보다 보험 본업의 실력을 키우라고 한 조언이 그대로 적용된다. 증권업계의 평가도 같은 맥락이다.

‘수입보험료 중 마진이 가장 큰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업계 평균을 하회한다. ROE도 평균을 밑돈다’(교보증권) ‘퇴직연금은 독보적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장성보험은 상위사에 미치지 못한다’(NH투자증권) ‘미래에셋생명은 기업문화의 취약점도 거론된다’ ‘증권과 보험은 문화가 달라 보험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했는데 증권 측이 우월적으로 행동했다’ ‘보험을 잘 아는 사람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다’ 등의 지적이 내부에서 나온다.

미래에셋생명의 사례는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에 교훈이 돼야 한다. 두 기업의 시스템적 통합은 큰 틀이고, 이를 채우는 건 정서적 일체감이다. 무엇보다 피인수기업의 인재들을 껴안는 게 중요하다. 증권업 자체가 사람이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는 인수·합병 원칙 중 하나로 인수된 기업에서 최고경영진을 배출하라는 점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핵심인재 유출을 막으라는 것이다. 박현주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야성을 강조했다.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는 불쏘시개가 야성만이 아니라 피인수기업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감성이라는 점을 박 회장이 실천으로 보여줄지 지켜볼 대목이다. 야성으로 재무적 성과를 올릴 수 있겠지만 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자양분은 기업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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