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이슈N현장]한국이 환율조작국? "파장 예상외로 클수도"

김예람 기자

thumbnailstart


< 앵커멘트 >
4월 중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발표합니다.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큰데요. 증권부 김예람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1. 원화가 최근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데요. 설명 좀 해주시죠.

원달러 환율이 두달 새 100원이 하락했습니다. 지난 2월 25일 1238.80원을 찍었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19일 1,136.3, 20일 1,135.2, 21일 1132.90까지 내려갔습니다. 지난 금요일 22일에는 10.2원 오른 1,143.1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환율 하락 압력은 여전히 거셉니다.

원화 강세는 국제유가 반등에 달러화 약세 등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심리 지지선인 1140원대를 내려갔을 때도 외환당국이 원화강세를 막기 위한 달러 매수 등 시장에 섣불리 나서지 못한 영향도 있습니다.

우리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대처를 못하고 있는 것은 4월 중 발표하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 혹은 이 보다 한 단계 낮은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지정하게 되면 외환당국의 환율 미세조정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2.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왜 거론되고 있는 거죠?

'슈퍼 301조’로 불리는 교역촉진법, BHC법이 지난 2월 발효됐습니다. BHC법안은 발언을 공동 발의한 미국 상원의원 마이클 베넷, 오린 해치, 톰 카퍼의 이름을 따서 베넷 해치 카퍼 법안이라고 불리는 데요.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자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법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동안 미국 재무부가 1년에 두 번씩 의회에 제출해왔던 보고서는 정치적인 수사 정도에 그쳤는데, 이번 보고서부터는 BHC법안이 적용되면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대상국에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대만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왜 하필 우리나라일까.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전화인터뷰]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특히 올해 같은 경우, 주목을 끄는 것들이 미국이 소위 BHC 법안이라고 해서 외환시장 쪽에 제재를 할 수 있게, 외환시장에 개입을 하면서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에 대해서 제재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제재 대상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최근 외환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BHC법안의 여러 조건 중에서 국내 경상수지 흑자 흐름, 대미무역수지 흑자 여러 조건들 자체가 우리나라가 상당부분 제재에 포함될 수 있는 조건들을 충족시키고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대상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조작국 대상 선정 기준은 정책당국의 외환 시장 일방향 개입여부, 대미국 무역수지 흑자 지속, 전체 무역수지 흑자지속 여부 등 3가지가 주요합니다.

우선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1059억달러로 전년(844억달러)보다 25%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대미(對美) 무역 흑자도 283억달러로, 전년(251억달러)보다 13% 늘었죠.

여기에 우리나라 외환당국의 정책 개입에 대해서 미국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0년 G20 서울회담에서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 대비 GDP 비율을 4%를 유지했는데, 지난해에는 8%까지 올라가면서 원화약세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이콥 루 미 재무부 장관이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한국 환율 정책에 관심을 두고 있고, 정책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고요.

이 뿐만 아니라, 국제정치학적으로도 우리나라가 불리한 상황으로 보이는데요. 대미 무역흑자국은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중국, 일본, 대만, 스위스, 독일, 이스라엘 등이 있습니다. 일본은 엔고 현상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조작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낮고, 중국은 워낙 규모가 커서 미국 개입이 어렵습니다. 독일은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로존에 속해있고요. 첫 번째로 지정될 곳은 경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대만과 우리나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3. 제재대상이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건가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게 되면 미국은 향후 1년간 대상국과 정책 협의체를 구성합니다. 통화 가치 약세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정책 수립을 촉구하게 됩니다. 만일 통화저평가나 무역흑자에 대해 1년 뒤까지 제대로 조치가 안됐다고 여길 경우 대외원조 금지, 조달계약 금지 등에다 IMF(국제통화기금) 협의나 WTO(세계무역기구) 제재 등으로 압력을 가하게 됩니다.

지금도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외환당국이 원화강세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는데, 만일 지정된 후는 어떻게 될까 우려의 시각이 많습니다.

환율조작국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원화강세를 방치해야 하고, 이때 투기세력이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원화강세 쏠림이 나타날 경우, 중국가 미국 수출 흑자 중 어느 곳에서는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4. 우리 전문가들은 어떻게 예상하나요?

선정 확률은 적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당국 개입으로 원화 강세도 막았지만, 과도한 약세로 막았기 때문인데요. 수출 증진을 위해 원화 약세를 유도했던 것 뿐 아니고,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일 때 금융 안정을 꾀하기 위한 개입도 같이 있었다는 겁니다.

서대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말 이후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달러 매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연구원은 원화 약세를 이끄는 달러 매수는 9~10월 달에 일시적으로 있었고, 오히려 지난해 6월부터 8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원화 약세가 심해지자 이를 조정하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 들어 76거래일 중에 외환당국이 절반 가량인 31거래일 동안 환율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미세조정 즉,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했다고 시장은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원화 약세를 일부러 이끌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3일 워싱턴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우리 환율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다른 문제가 없다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도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지만 외환 정책이 균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심층분석 대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5. 환율보고서 내용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크게 달라지겠군요.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나라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지만 조작국으로 지정되거나 이제 준하는 코멘트가 나올 경우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이 높아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환율조작국까지는 아니지만, 심층분석대상국 즉, 환율조작의심국까지는 지정되기 않을까 하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 경우 단기적으로 1,100원 수준 내외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반면 별다른 언급이 없다면 반등하면서 1,150원 이상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4월 이후로는 결국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따른 달러화 가치 흐름에 궁극적으로는 좌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6~27일에 열리는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의 행보가 그 이후 이슈가 되겠죠. 지금까지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만일 6~7월 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다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될 전망입니다.

6. 김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