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현장+] 말많은 '포켓몬고' 지도 논란 뒤 치사한 셈법

조은아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조은아 기자]

"포켓몬고의 한국 서비스 지연은 구글지도 문제와는 무관하다"

미국 게임 개발사 나이앤틱이 '포켓몬고'를 국내에 뒤늦게 출시하며 내놓은 답변이다. 문제는 지도가 아니라 게임 콘텐츠의 한글화 때문이었다는 궁색한 변명도 뒤따랐다.

구글맵스와 위치기반 기술, 그리고 증강현실(AR)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포켓몬고는 지난해 전세계가 주목한 게임이었다.

하지만 국내 출시가 지연되면서 우리나라 정부의 구글의 지도 반출 거부가 서비스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잡아야 하는 포켓몬고의 특성상 고정밀 지도가 필요한데,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 불허가 새로운 서비스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출시된지 반년이 넘어서야 포켓몬고를 한국땅에 상륙시킨 나이앤틱은 구글지도와 상관없는 문제라고 말했지만 그들의 말을 다시 곱씹어보면 결국 문제는 지도였다.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이 허용됐더라면 아무 걸림돌 없이 진작에 국내 땅을 밟았을 게임이었다. 하지만 구글의 지도 반출 꿈은 수포로 돌아갔고, 나이앤틱은 대안을 찾아야했다.

나이앤틱이 찾은 대안은 '무료 디지털 지도'였다.

나이앤틱은 지도 데이터 출처에 대해 함구했지만, 포켓몬고 라이선스 공지에는 '오픈 스트리트 맵'이라는 오픈소스 기반 지도 데이터 무료 공유 서비스가 명시돼 있다.

오픈 스트리트 맵은 누구나 자유롭게 전 세계 지도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비영리 온라인 지도 프로젝트로, 최근 품질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정밀 지도 수준에는 못미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픈 스트리트 맵을 선택한 이유는 '무료'라는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구글지도의 대안으로는 국내에 이미 다양한 지도 서비스가 존재한다. 서비스 지연의 원인으로 꼽힌 '한글화' 문제도 더 빠르게 풀 수 있고, 구글지도보다 훨씬 정밀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지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무료 사용량을 대폭 확대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웹과 앱지도 API 무료 사용량을 하루 20만 건(기존 앱 일 5000건, 웹 일 10만 건)으로 늘렸고, 카카오는 조회 수 기준으로 법인은 하루 30만 건, 개인은 하루 20만 건으로 확대했다. 무료 사용량을 초과한 경우에는 파트너 제휴 방식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다.

포켓몬고의 경우 지도가 게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파트너 제휴 대상 방식으로 지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구글 지도를 대체할 적당한 지도를 찾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파트너 제휴라는 길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앤틱은 고정밀지도에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저품질의 무료 지도 데이터를 택했다. 뒷북 출시한 게임치고는 상당히 허술한 품질의 게임을 내놓고는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던 나이앤틱 측의 이야기가 곧이 곧대로 들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벤처'라서 한국 서비스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던 나이앤틱은 포켓몬고를 통해 지난 한해 10억달러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여느 글로벌 기업 부럽지 않은 실적이다.

이제 국내에서도 별다른 투자 없이도 상당히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포켓몬고 게임 특성상 나이앤틱은 한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예정으로, 국내 지역 명소나 특정 브랜드와의 협의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 출시 하루만에 포켓몬고 다운로드 수가 283만건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도 상당히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주머니 괴물' 포켓몬고가 우리나라에서 뒷주머니만 채우고 떠나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은아 기자 (ech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