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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피라미드, 유사수신 그딴 소리 다 잊어버려요!"

변재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변재우 기자]"피라미드, 유사수신 그딴 소리 다 잊어버려요! 저축은행 인수로 당당하고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영화 '마스터'에서 배우 이병헌이 연기한 사기꾼 진회장의 외침이다. 그는 유사수신 업체를 차려 '고수익 보장' 금융투자라며 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인 영락없는 범죄자로 그려졌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영화를 왜 다시 꺼냈느냐. 최근 유사수신과 유사투자자문 피해를 취재하면서 전해들은 이야기가 이 영화와 강하게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유사수신이란 은행법과 저축은행법 등에 따라 인가나 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 또는 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서 자금을 조달한 행위를 뜻한다. 쉽게말해, 투자자문 자격이 없는 업체가 투자자를 꾀어 큰 돈을 벌어주겠다며 접근하는 방식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사례자는 "새로운 투자형태를 시작했다고해서, 회사 투자 종목만 일러주는 대로 가입하면 무조건 수익이 있다"는 말 한마디에 3억원이란 큰 돈을 선뜻 내놨다고 한다.

영화 도입부에서 이병헌이 회원들을 모아놓고 "투자금 이자를 매년 회원 계좌로 입금시켜 주고 해외자원과 부동산 투자, 해외 SOC 투자 등을 통해 금융 네트워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하는 부분과 어딘지 모르게 일맥상통한다.

이런 방식은 사실 오래전부터 이미 횡횡했다. 지난 1920년대 미국에서 막대한 투자 배당을 약속한 찰스 폰지가 벌인 행각이 바로 그 것이다. 신규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로, '폰지사기'로 알려진 대표적인 수법이다. 실체 없는 사업 상태에서 신규 투자금액을 기존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폰지사기'를 모태로 삼아 최근엔 신 금융기법을 동원한 방식으로 자금 운용이 점점 진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금감원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비롯해 FX마진 거래, 크라우드펀딩, 공모형 창업투자, 익명조합 투자 등의 다양한 방식이 동원되고 있다고 한다.

문제 업체들은 자신들의 투자기법 내지 유망기업을 보는 안목이 다르다는 점을 선전해 투자금을 끌어 모은다. 이런 얄팍한 눈속임에 수많은 투자자들이 현혹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 한 두 달은 투자자에게 일정 수익을 챙겨주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만들고 피해금액을 부풀리는 작업이 반복된다.

지분 관계를 이용한 복잡한 투자방식은 투자자를 헷갈리게 만들었고, 대부분 친인척이나 처형, 친구 등 관련 업무 종사자의 지인영업을 통한 접근은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이는 안타깝게도 혐의가 일부 인정돼 재판중인 업체 투자자들 조차도 투자금을 완전히 떼이기 전까진 그 업체를 맹신하게 만들고 있다.

투자자문 수요는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고, 한 탕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탐욕이 줄지 않는 한 해당 문제가 완전히 종적을 감추긴 어려워 보인다. 처음부터 제도권 보호를 받지 않는 미인가 업체기 때문에 제도적인 보완에도 한계가 명확하다.

유사수신 내지 유사투자자문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연 20% 또는 연 30% 수준의 수익을 업체가 보장해줬다고 하나같이 이야기 한다. 이런 두자릿수 수익률은 위험없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투자자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을 비롯해 여의도 이희진 사태 등 유사 사례들이 앞서 발생했다. 오늘도 많은 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을 기대하고 또 다른 불법 투자 자문사를 찾고 있다. 답답한 마음이 들 뿐이다.

진회장(이병헌)의 대사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푼돈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을 사람들은 사기꾼이라 부르지. 근데 그게 조 단위가 됐을 땐 뭐라고 부를 거 같아?"

투자사기와 투자기법은 한 끗 차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변재우 기자 (perseu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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