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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현대중공업 지배구조 안정·세대교체…시험대에 오른 정기선 대표이사

권순우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권순우 기자] 현대중공업 그룹의 장남이 첫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의 선박 A/S 센터를 모태로 만들어진 계열사입니다. 선박을 만드는 것이 조선사의 역할이라면 건조된 선박과 장비의 A/S, 운항, 정비, 수리, 개조, 폐선까지 이후 모든 작업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영역입니다.

현대글로벌서비스의 3분기까지 매출액은 1762억원, 영업이익은 5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습니다. 또 환경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부품, 설비 개선 영역에서 성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고객을 접하는 업무인 만큼 전세계 주요 고객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정기선 부사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선박영업부문장 및 기획실 부실장 역할도 겸임하기로 했습니다. 차원이 다르게 치열해지고 있는 수주 경쟁의 일선에서 뛰는 동시에 현대중공업 내부 전략도 도모하는 중책을 맡게 된 겁니다.

정 부사장의 승진과 함께 현대중공업그룹 내의 다른 CEO들도 세대 교체를 이뤘습니다. 현대일렉트릭 주영걸 대표, 현대건설기계 공기영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에 현대건설기계 강철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내정됐습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재편 및 독립경영 체제 확립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경영진들로 하여금 2018년 사업계획 실천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윗세대는 조언자로 물러나며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40여년간 현대중공업을 지켜온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자문역으로 위촉되며 2선으로 물러났습니다. 최길선 회장은 “이제는 후배들의 힘으로 충분히 현대중공업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용퇴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권오갑 부회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로 이동했습니다. 개별 회사의 경영보다는 지주회사에서 신성장동력 발굴, 재무구조개선 등 그룹 전반의 경영을 총괄하게 됐습니다.

이번 인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초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하고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를 자회사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했습니다.

이후 현대로보틱스의 유상증자를 통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등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정몽준-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 등 계열사로 이뤄진 지주사 체제를 정비했습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해 금융사 보유 금지 요건도 해소를 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42.3%), 현대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풍력발전 지분,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4.8%) 등을 정리하면 지주사 체계가 완성됩니다.

정기선 부사장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관련 주식은 현대로보틱스 97주, 현대중공업 460주, 현대건설기계 29주, 현대일렉트릭 30주에 불과합니다. 그나마도 보유하고 있던 현대중공업 주식 617주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분할돼 갖게 된 주식입니다.

숨 가쁘게 이뤄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도 정 부사장의 지분은 인위적인 변동이 없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승계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불투명한 계열 구조를 단순화하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지주사 지분 25.8%를 확보함으로써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강화했습니다.

지배구조의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대외적인 경쟁 환경은 매우 악화됐습니다.

최근 노르웨이 국영 석유기업 스타토일이 발주한 해양플랜트를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이 따내자 한국 조선업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대우조선이 저가수주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빅3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셈코프마린은 그보다 1천억원이나 더 낮은 써내며 수주를 따냈습니다. 한건에 수주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가격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습니다.

지난 달에는 삼성중공업이 초대형 콘테이너선 수주를 중국업체에게 빼앗긴데 이어 해양플랜트 마저 놓치자 한국의 빅3가 절대적인 경쟁력을 가진 분야가 사실상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잔고는 9월말 현재 6개 프로젝트, 16억 4천만 달러로 3월말에 비해 10억 달러 이상 감소했습니다. 올해 안에 대부분의 프랜트가 인도되기 때문에 4분기에 추가 수주를 하지 못하면 내년에는 일감이 없습니다. 해양플랜트 수주 경쟁이 한국 빅3만의 리그가 아니게 된 경쟁 환경 변화속에 정기선 대표이사, 선박영업부문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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