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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게임재벌 3인방의 이색 성공스토리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 기자2018/05/21 14:09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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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서정근 기자]

[앵커멘트]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정보과학부 서정근 기자입니다. 오늘은 김정주, 방준혁, 김택진 등 한국의 게임재벌 3인방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합니다.

김정주 넥슨 회장은 지난 2008년 게임사 네오플을 4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연매출 400억원대 회사를 너무 비싸게 샀다고 당시 말들이 많았는데요,

네오플이 넥슨에 인수된 후 2017년까지 10년간 벌어들인 돈은 무려 4조8000억원 입니다.

방준혁 의장은 자신이 창업한 넷마블을 CJ그룹에 800억원에 매각하고 떠났다 전문경영인으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넷마블에 약 300억원을 재투자했는데, 지금 방 의장의 넷마블 지분가치는 3조원이 넘습니다.

김택진 대표가 지난해 선보인 '리니지M'은 2017년 7월 한달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모바일게임이 됐습니다.

3인방과 이들의 회사는 정말 눈부신 성공스토리를 써왓는데요, 그 이면에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기사내용]
앵커) 우리 통념상 재벌이라고 하면 삼성, 현대처럼 제조업에 기반한 전통적인 대기업집단을 이끄는 총수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수년전부터 국내 주식부호 랭킹 10위 권에 김정주, 방준혁, 김택진 등 게임업계 인사들이 속속 진입했습니다. 게임업계의 역사는 언제 부터로 봐야 할까요.

기자) 넥슨이 96년 국내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선보였는데요, 이 때 한국 게임산업의 근현대사가 시작됐다고 보면 됩니다.

영상으로 보여지는 게임인데요. 게이머들이 네트워크 서버에 접속해서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기준으론 엄청난 혁신이었습니다.

물론 지금 눈높이로 보면 그래픽은 많이 열악합니다.

앵커) 저 때 김택진 대표와 방준혁 의장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요.

기자) <바람의 나라>는 김정주 회장과 함께 넥슨을 창업했던 송재경 씨가 만들었는데요, 이분이 게임을 만들다 말고 넥슨을 떠나 유랑하다 김택진 대표가 설립한 엔씨에 합류했습니다.

김택진 대표는 송재경 부사장을 통해 '리니지'를 열심히 만들고 있을 때였고, 방준혁 의장은 아직 게임업계에 발을 들이기 전 입니다.

앵커) 넥슨 초기에 많은 인재들이 함께 했다면서요.

기자) <리니지> 개발자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자, 박진환 전 네오위즈 대표,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김병관 웹젠 최대주주 등이 있습니다.

서울대, 카이스트에서 학사, 석사 학위 딴 후 삼성 가서 고연봉 받아 잘 나갈 인재들이 넥슨에 입사해 월급 70만원 받고 열심히 일 할 때였습니다.

앵커) 초창기부터 넥슨과 엔씨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라이벌이고, 이후 넷마블이 경쟁에 뛰어들었을 텐데요. 오너 3인방의 캐릭터는 어떠합니까?

기자) 김정주 회장은 부친인 김교창 변호사가 설립한 가승이라는 법인을 물려 받아 이름을 넥슨으로 바꾸고 부친의 지원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유복한 금수저 출신인데, 이러한 배경이 전혀 티가 나지 않을 만큼 소탈해, 사람들이 많이 따랐다고 합니다.

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전산학 학사와 석사를 따고 한메소프트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현대전자를 거쳐 엔씨를 설립했습니다. 엔씨 다이노스를 창단한 프로야구 구단주이기도 합니다. 엘리트지만 자수성가형 입니다.

방준혁 의장은 테헤란벨리에 기반을 둔 초기 인터넷 벤처기업 설립자들처럼 화려한 학벌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집안 환경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형적인 훍수저 자수성가형 기업인이지요.

앵커) 앞서 네오플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기자) 10년전에 넥슨이 네오플을 인수했습니다. 그 때 제가 관련 사실을 단독보도했는데요, 사실 처음엔 저도 얼마에 인수했는지 모르고 기사를 썼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인수대금이 무려 4000억원이었어요. 2007년 연간 매출이 448억원인 회사를 말입니다. 넥슨 현금보유고 전액과 은행대출을 다 쓸어담았습니다.

앵커) 좀 무리한 베팅이라고 볼 만한 점이 있었네요.

기자) 네오플이 넥슨에 인수되고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누적 매출이 4조8000억원쯤 됩니다. 2017년엔 매출이 1조1495억원이었는데, 영업이익이 1조636억원입니다. 한 마디로 '미친 수익성'이죠.

앵커) 저런 수익성이 대체 어떻게 가능하죠?

기자) 텐센트가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이 게임이 중국에서 연 매출을 4조원 정도 내고, 그 중 25% 가량인 1조원을 네오플에 로열티로 준다고 보면 됩니다.

'던전앤파이터' 중국 매출은 매년 2월 춘절 연휴에 제일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중국 게이머들이 춘절에 고향에 안가고 던파만 한다고 알려질 정도지요.

앵커) '메이플 스토리', '던전앤파이터','서든어택' 등 넥슨이 돈버는 주력 게임들을 모두 M&A로 확보한 셈이네요.

기자) 이면에는 김정주 회장이 사업하며 고비마다 느낀 위기의식이 배경이었습니다. 특히, 김택진 대표와의 라이벌 구도가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초창기 경쟁에서 '바람의 나라'보다 '리니지'가 더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넥슨이 '마비노기'를 내놔도 엔씨가 선보인 '리니지2'에는 밀렸습니다.

후발주자 엔씨가 넥슨을 추월하고 초창기 경쟁에선 계속 1위 자리를 지켰던 것이죠.

넥슨 출신인 이승찬 씨가 독립해서 설립한 위젯이 '메이플스토리'를 성공시키자 김정주 대표가 300억원에 이를 인수했습니다.

<메이플스토리>는 초등학생들이 즐겼던 게임인데, 한 때 방학시즌엔 동시접속자가 60만명이나 됐던 게임입니다. 전국 초등학생수가 180만명 정도 되는데, 방학 되면 초등학생 3사람 중 1사람 꼴로 '메이플스토리' 서버에 접속했다고 보면 될 정도입니다.

네오플 인수는 네오위즈, 넷마블 등 다른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와 위기를 맞았을 때 입니다. '바람의 나라' 상용버전을 완성한 정상원 전 대표 등 넥슨 개발자들이 대거 네오위즈에 합류해 있었는데요. 이들이 '피파온라인'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하자 네오플을 인수한 것이지요.

앵커) 어느 순간에 3사람의 CEO가 대충돌을 하는 시기가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김정주 대표 M&A의 정점은 넥슨이 엔씨소프트 1대 주주로 등극했던 2012년입니다. 넥슨이 김택진 대표가 보유한 엔씨 지분 14.7%를 8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지분 인수 목적이 <경영권 획득>도 <경영 참여>도 아니고 <단순 투자>였습니다. 김택진 대표 경영권까지 그대로 보장해줬습니다.

이전의 넥슨 M&A는 피인수되는 회사의 지분 100%를 다 인수하고 경영진을 다 물갈이해 뼈속까지 넥슨 회사로 탈바꿈 시키는 방식이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차별성이 있었습니다.

앵커) 왜 그런 차이가 있었을까요.

기자) 두 회사가 소모적인 경쟁 하지 말고 한 배 타자는 합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금보유고를 합쳐서 일렉트로닉 아츠(EA) 같은 세계 1,2위 다투는 게임회사를 인수해서 크게 한 번 놀아보자 하는 의기투합도 있었습니다.

테헤란벨리에서 출발한 두 회사가 힘 합쳐서 미국 실리콘벨리에 태극기를 꽂아보자는 발상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런데 뜻대로 잘 안 되며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것이군요.

기자) 두 사람이 매물로 점찍은 회사들이 피인수를 거부하고, 엔씨 신작이 기대에 못 미치자 주가가 크게 떨어집니다. 넥슨은 이로 인해 손실을 많이 봤구요.

넥슨이 김택진 대표를 쫓아낼 의도가 있었다고 보여지진 않구요, 이사회에 넥슨 쪽 인사를 한 사람 심겠다는 것인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방준혁 의장이 백기사를 자청한 건 이 때지요?

기자) 넷마블이 엔씨 지분 8.9%를 사고 엔씨가 넷마블 지분 9.8%를 인수했습니다. 넷마블이 보유한 엔씨 지분과 김택진 대표의 잔여 지분을 합치면 넥슨이 보유한 엔씨 지분보다 많아져서 넥슨의 경영개입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넷마블은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등 엔씨 게임 브랜드를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만들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앵커) 방준혁 의장의 이력도 특이한 점이 있지요?

기자) 방 의장은 넷마블을 창업해 업계 4위권 업체로 끌어올리고 CJ그룹에 800억원에 매각한 후 업계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CJ그룹이 2012년 CJ게임즈를 신설하고 방준혁 의장을 다시 모셔옵니다.

방의장이 신설 CJ게임즈 유상증자에 참여, 288억원을 투자해 7만2810주를 확보합니다. 방의장이 CJ게임즈 지분을 취득하자 마자 CJ게임즈는 방 의장 개인회사인 하나로게임즈와 합병을 단행합니다.

하나로게임즈는 하나로텔레콤의 자회사였던 하나로드림의 후신인데요, 방준혁 의장이 넷마블을 CJ에 팔고 난 후 하나로드림 지분 36%를 39억원에 인수해 둔 바 있습니다.

하나로드림이 전체 발행주식 중 방 의장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고 전부 유상감자해서, 방 의장이 하나로드림 지분 100%를 모두 가져간 상황이었습니다.

이 하나로드림이 하나로게임즈로 이름을 바꾸고 CJ게임즈랑 합병한 건데요, 정리하자면 이재현 CJ 회장이 방 의장을 다시 모시기 위해 CJ게임즈를 설립하고, 방 의장이 지분을 취득하고, 그 상황에서 방 회장 개인회사랑 합병시켜서 방 회장이 CJ게임즈 지분을 48.2%까지 보유할 수 있게 배려해준 것이지요.

앵커) 창업자가 회사를 팔고 엑시트하고 떠났다 인수자의 부름을 받고 돌아와 자신이 판 회사의 주요주주가 됐는데요.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기자) 당시 넷마블의 주력 수익원은 '서든어택'이라는 총싸움 게임이었는데요. 이 게임을 만든 게임하이라는 회사를 넥슨이 인수하고 이 게임 서비스도 넥슨이 직접하게 됐습니다.

수익원이 없어져 넷마블이 속절없이 무너지자, 이재현 회장이 다시 방 의장을 콜업한 것이죠.

방 의장 입장에선 자신이 공들여 키운 회사가 김정주 회장의 수완에 무너지자, 다시 현업에 복귀한 셈이지요.

앵커) 결국 김정주에게 유감있는 두 사람이 뭉쳐서 김정주에게 반기를 든 셈이다는 말씀이시지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넥슨은 엔씨와 3년간 불편한 동거를 하다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고 엔씨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반면 넷마블은 엔씨의 IP 빌려서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이 연매출 1조원 게임이 되면서 업계 4위권 회사에서 넥슨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회사가 됩니다.

방준혁 의장은 CJ게임즈를 CJ그룹에서 분할시켜 다시 독립하고 CJ게임즈와 넷마블을 합병시켜 통합 넷마블을 출범시켰습니다.

앞서 방 의장이 CJ게임즈 지분 48.2%를 취득하는데 들인 비용이 약 321억원 정도였는데요, 방 의장은 통합 넷마블 1대 주주가 되고 그 자산가치가 3조원이 넘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습니다.

앵커) 김택진 대표가 얻은 건 뭘까요?

기자) 엔씨가 계속 넥슨과 불편한 동거를 계속했다면 이 회사는 정말 어려워 졌을텐데, 넷마블과 손잡으며 모바일게임에 눈을 떴다는 게 수확이지요.

엔씨가 선보인 '리니지M'은 넷마블이 만든 '리니지2 레볼루션'까지 제치고 부동의 1위 게임이 됐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방준혁-김택진 태그팀이 김정주 회장을 협공하는 구도가 이어질까요?

기자) 넥슨과 엔씨가 계속 냉랭한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은 큰데요, 넷마블과 엔씨가 계속 손을 잡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엔씨 게임 IP를 넷마블이 빌려 쓰는 제휴는 현재 넷마블이 제작중인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끝으로 종료됩니다.

세 사람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형태로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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