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특이한 기자들] 은행권 新사업 발굴, "오토론·신탁으로 뛰고 플랫폼도 확장"

조정현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thumbnailstart


앵커>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경제금융부 조정현 기자입니다. 은행업의 경쟁이 심화되고 인터넷전문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전통적인 대출, 예·적금 서비스 만으로는 은행이 살아남기 어려운 국면이 됐습니다. 은행들도 신탁, 오토론으로 대표되는 신시장을 확대하고 플랫폼 전략도 다시 짜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익원, 고객 수요를 찾아 내기 위한 은행권의 전략, 지금부터 자세한 얘기 시작하겠습니다.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죠. 은행들끼리 덩치나 사업 영역도 크게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리딩 뱅크 경쟁이 상당하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같은 인터넷 은행들도 가세했고요. 새 수익원에 목마른 은행들에게 우물과 같은 신시장, 사업모델들..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볼까요?

기자> 신탁에 오토론을 서두에 간단히 언급했는데요.

모두 전통적인 은행 상품은 아닌 부문들이죠.

먼저 오토론, 그러니까 자동차 할부금융부터 보죠.

원래 이 오토론 시장은 제2금융권, 그러니까 캐피탈 업체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캐피탈이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긴 한데요.

그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블루 오션이 될 수 있고요, 실제로 성장세도 빠릅니다.

앵커> 오토론 이라고 하면, 신차에 중고차, 또 오토바이까지 포함되니까 시장 규모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기자>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캐피탈 업권 만의 오토론 대출 잔액이 20조원에 달했습니다.

시중은행의 몫을 감안하면 최근 시장 규모는 30조원 정도로 추산이 되는데요.

시장의 성장세를 주도하는 것은 이제는 캐피탈보다는 시중은행입니다.

은행의 오토론 최저금리가 보통 연 3%대 초중반으로, 캐피탈보다 1%포인트 가까이 낮습니다.

다만 은행들의 오토론 시장 진출 시점이 2010년 초중반으로 늦은 데다 그동안 마케팅도 적극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었는데요,

은행들이 수익성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제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인천의 한 중고차 매매시장을 찾았는데요.

이곳에서 만난 한 딜러는 최근 고객 10명 중에 8명은 은행의 오토론을 이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송호빈 / 중고차 딜러 : 저같은 경우에는 10명 중에 8명 정도의 고객님들이 저렴한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고 있고요 고객님께서도 저렴한 금리 덕에 중고차 할부 비용을 굉장히 아낄 수 있어서...]

앵커> 시장을 독차지했던 캐피탈의 파이를 은행들이 빼앗아 오는, 그런 상황이군요? 표현은 다소 거칩니다만, 그만큼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겠고요.

기자> 후발주자인 은행들은 낮은 금리, 빠르게 개선한 모바일 위주의 편의성 등이 무기입니다.

은행 오토론 1위는 신한은행인데요,

신한은행은 240억원을 들여 올해 프로야구 후원을 맡으면서 타이틀을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로 정하기도 할 정도로 오토론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최저 연 3.42%의 금리, 또 네이버와 제휴해 은행 앱을 번거롭게 따로 깔지 않아도 네이버 화면에서 간단히 오토론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 등을 내세우고 있고요.

지난해 신한은행 오토론 신규 대출액이 1조 4천억을 조금 넘었는데,

아직 반환점을 돌지 않은 올해 벌써 실적이 1조원에 이릅니다.

신한은행 관계자의 말입니다.

[김백년 / 신한은행 자동차금융팀장 : 13.21 최저 3.4%까지 쓰실 수 있기 때문에 아파트 담보대출과 비교하더라도 굉장히 금융비용 부담을 많이 줄이실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은행들이 더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시장이라서 다른 은행들도 여러가지 시도를 하겠군요?

기자>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고차를 살 때 걱정거리 중 하나가, 차 상태가 괜찮을까, 차 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 부분들인데요.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오토론과 자동차 관리를 결합한 상품도 나오는 추세입니다.

여기서 관리라고 하면 어중간한 중소기업, 동네 정비소 보다는 아무래도 신뢰도를 담보하는 기업이 맡는 게 낫겠죠.

하나은행은 GS그룹 계열의 정비서비스 네트워크 기업과 손잡고 오토론과 오토 케어를 결합한 복합 서비스를 곧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낮은 금리의 시중은행 오토론을 제공하면서 수리 보장과 정비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죠.

앵커>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메기효과라고 할까요? 그런 이점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까 서두에 오토론과 함께 얘기한 탁은 어떻습니까? 신탁이라고 하면 좀 생소하다, 하실 시청자도 많으실 텐데요?

기자> 신탁을 글자 그대로 풀면 '믿고 맡긴다'는 거죠.

펀드처럼 돈만 맡기는 게 아니라 돈은 물론, 다양한 재산을 신탁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고요.

은행 입장에서는 최대 1% 정도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권 신탁 부문 1위인 국민은행의 경우를 보면,

위탁자의 재산을 지정자에게 승계하는 유언신탁, 신탁으로 재산을 분할 증여해 절세 효과를 보는 증여신탁, 위탁자 사후에도 반려견을 돌볼 수 있는 펫 신탁 등 다양한 라인업이 있습니다.

앵커> 신탁이 요즘 은행들이 강조하는 대표적인 비이자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기자> 네, 성장세가 상당히 빠르고 경쟁도 치열합니다.

지난 016년만 해도 4대 은행의 신탁사업 규모는 180조원 수준이었는데요, 불과 1년 반만에 50조원이 불어서 현재 230조원을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순위도 엎치락 뒤치락 한데요,

올 들어서 국민은행이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은행들은 돈을 맡기는 금전 신탁의 경우엔 주식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출시하는 추세고요,

비금전의 재산을 맡기는 신탁에선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다품종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은행권 관계자 말입니다.

[공승찬 / 국민은행 신탁운용부 팀장 : 신탁은 금융투자 상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신탁이라는 유연한 제도를 활용하여 부동산, 재산, 부의 세대간 이전 등 고객의 토탈 재산 관리가 가능한 제도입니다. 또한 신탁은 기존의 예대마진 위주의 은행 수익 구조를 선진적인 피 베이스 수익구조로 변화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새로운 고객을 찾아라, 이게 은행권의 지상과제인 만큼 이런 신사업들이 각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수요 발굴을 위해선 고객 연령층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좀 더 젊은 층이 체감할 수 있는 시도들도 소개해볼까요?

기자> 모바일 트렌드에 맞춰서 전자지급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카카오, 네이버, 삼성 등등의 각종 페이 형태로 이름 붙여진 서비스죠.

가입자가 많게는 2천만명 선, 누적 거래액도 적게는 1조원 중반에서 많게는 5조원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페이 서비스가 카드에 기반하기도 하지만 현금 충전식의, 다시 말해 은행 계좌와 연동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은행들이 공략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시로 페이 플랫폼에 현금충전을 해야 하니까 이와 연계되는 은행의 상품이라면 수시입출금 통장이겠죠? 금리 짜디 짠..

기자> 보통 수시입출금 통장 금리 하면 0.1 내지 0.2% 수준입니다.

최근에 일부 은행은 페이와 연계된 수시입출금 상품에 1% 대의 금리를 적용하면서 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은행 관계자 말입니다.

[양성주 / 농협은행 수신상품팀 과장 : 농협은행의 고객을 확보하고 해당 고객이 우리의 수익 기반이 되는 걸 가장 큰 목적으로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고객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외부 플랫폼에 대표 상품을 개발해서...]

앵커> 은행도 자기 플랫폼이 있을 텐데, 남의 플랫폼에 얹혀 가면서까지 고객을 확보하려고 하는, 그런 전략이군요?

기자> 페이 서비스가 모바일뱅킹보다는 아무래도 절차도 간편하고 해서 젊은 층의 비중이 높습니다.

따라서 고객군을 확대하려고 하는 은행권 입장에서는 플랫폼의 상충 문제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시도고요.

방금 인터뷰에 나온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에 카카오페이와 연계된 수시입출금 상품을 출시했는데, 불과 반년 만에 14만 계좌, 1,500억원을 훌쩍 넘는 판매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가입자의 65%가 30대 이하여서 당초 전략에도 부응하는 결과가 나와서 은행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앵커> 이것저것 살펴 봤는데, 은행이 신사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고객을 찾을 때는 기업 고객도 해당이 되는 거잖아요? 기업금융 쪽으로는 어떤 시도들이 있을까요?

기자> 돈을 빌릴 여력이 되는, 자격이 되는 기업이 제대로 대출을 받아야 경제에 활력도 돌고 은행도 경제의 핏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겠죠.

그런 차원에서 새로운 기술, 기법을 활용한 기업금융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활성화된 것 중 하나가 동산금융이라는 게 있습니다.

설비, 기계, 재고 같은 동산을 담보로 기업들이 대출을 받는 건데요.

지금까지는 부동산이 아닌 동산의 경우 도난, 고장 등의 우려 때문에 담보로 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물인터넷 기술로 담보물인 동산의 위치정보와 가동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업여신상품이 나왔습니다.

앵커> 스마트 기업금융 상품, 이렇게 부를 수도 있겠군요?

기자> 사물인터넷으로 담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거죠.

국내 중소기업이 보유한 동산의 규모가 600조원으로 파악 되는데,

지금까진 대출 담보로 활용된 동산이 2천억원에 그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스마트 동산 담보 대출 규모를 4년 안에 6조원까지 늘리기로 한 만큼 앞으로 관련 상품들이 빠르게 확장될 것 같습니다.

은행 관계자 말입니다.

[이세민 / 기업은행 전략기획부 차장 : 은행권에선 가장 큰 어려움이 담보물 관리의 어려움이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사물인터넷 기반의, IoT 기반의 기술이 접목되면서 담보물 관리에 대한 안정성이 크게 강화됨에 따라서 담보물 관리에 대한 은행권의 확신만 생긴다면 충분히 활성화가 잘 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앵커> 이런 아이디어들이 더해지면 기업금융 부문에서야 말로 요즘 요구되는 생산적, 포용적 금융이 잘 추진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실제로도 은행권에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리 우대 대출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4대 사회보험료 자동이체 등의 조건을 전제로 기본 연 1.6%인 정기예금 금리를 2.4%로 높여주는 중소기업 전용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고요.

이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0인 이상 사업장에 0.4%포인트 우대금리를 부여하는 2조원 규모의 기업금융상품도 선보였습니다.

은행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서 공익적, 공공적 성격을 많이 갖죠.

다양한 기업금융 상품에 핀테크까지 결합되면 더 많은 기업, 고객에게 혜택이 갈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정현 기자 (we_friends@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