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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깜깜이 투자②] 실적추정도 안되는 벤처캐피탈, 뭘 보고 투자해야 하나?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2018/06/27 10:26



벤처캐피탈 상장사가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 투자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정보가 매우 제한적이고 주가 변동성도 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VC들의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하고, VC 상장사들은 시장 소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 VC 주가 2~3배 급등...다시 '신저가'

올해 초 정부의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에 힙입어 상당수 벤처캐피탈(VC) 관련주가 급등했다. 2배는 기본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은 오래 가지 못했다.

린드먼아시아는 지난 3월 14일 코스닥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2.6배(1만 6,900원)까지 올랐다. 시초가가 공모가(6,500원) 200%로 출발한 뒤 장중 상한가(+30%)까지 기록한 것.

그러나 그 직후부터 기관투자자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는 3개월째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상장 이튿날 장중 1만 8,000원에 달했던 주가는 최근 6,700원대까지 떨어졌다. 다시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올해 초 1개월여만에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작년 말 2,490원이던 주가가 지난 2월 2일 장중 7,38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상승세는 1개월에 그쳤고, 하락세는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가는 3,000원까지 내려왔다.

우리기술투자 주가 변화는 더욱 급격했다. 올해 1월 단 7거래일만에 3배 뛰었다. 작년말 3,355원이던 주가가 1월 10일 장중 1만 100원까지 오른 것. 그러나 최근 주가는 3,100원선으로 오히려 작년 말 주가 수준을 밑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 기대감을 선반영하며 급등했던 VC 관련주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 VC 투자, "실적추정·밸류에이션 불가능한 영역"

개인투자자들의 VC 직접투자가 위험한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이 난해한 영역이라는 점이다.

펀드별 투자현황이 공개되지 않는 것은 물론, 해당 조합청산에 따른 VC 수익을 추산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VC가 자체적으로 펀드별 청산시점에 이르러서 IRR(내부수익률)과 약정 보수 등을 언급하는 것만이 유일한 실적 추정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대부분 상장 VC들이 시가총액 1,000억원 언저리여서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도 없는 실정이다. 최근 상장 전후로 나온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 관련 애널리스트 보고서들은 IPO기업 소개 형식일 뿐이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밴처캐피탈은 향후 수익을 현가화 하는 등의 밸류에이션 평가가 만만한 영역이 아니다"라며, "(주가 동향은)개별회사 내용보다 전체 VC 시장 분위기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VC는 실적 추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며, "(투자조합 관련 손익은)엑시트 시점에서야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하고, 자기자본 투자까지 있으면 개별 평가손익 등을 추정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 안정성 측면에서 개별 VC보다 한국투자파트너스 모기업인 한국금융지주를 "VC 투자의 효율적 대안"이라고 꼽고 있다.

◆ "지속 투자 가능성을 봐야하는데..."

밴처캐피탈 관련주에 투자한다면 해당 VC의 '지속 투자 가능성'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투자금을 잘 유치해 돈이 될만한 투자처에 제대로 투자하는 것이 벤처캐피탈 본연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사람'에 달렸다. 심사역·운용역 실력에 따라 펀드레이징부터 투자 결정, 엑시트까지 좌우된다. VC 임직원이 대부분 10~20명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핵심 인력 이탈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VC는 업무집행인들의 이직 리스크가 있다"며, "로열티 없이 보수에 따라 이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출자자들이)결국 사람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레퓨테이션(평판) 리스크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시장 참여자들은 심사역·운용역 이직 사실은 물론, 그들이 어느 규모의 펀드를 관리해왔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맹점이다.

◆ '공적 출자자' 보면서 가늠하는 수밖에

VC들이 관리하는 각 투자조합의 투자 내역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주요출자자' 현황을 통해 해당 펀드의 안전성을 가늠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벤처캐피탈 사업보고서 상 '사업의 내용'이나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주요출자자를 찾아볼 수 있다. 각 투자조합별로 대표 출자자 정도를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국민연금공단, 한국모태펀드, 산업은행, 우정사업본부, 한국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고용보험기금, 산재보험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성장사다리펀드, 중소기업은행 등의 이름을 볼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공적 성격의 출자자들이 있으니 책임감 있게 운영하겠구나'라고 가늠하는 것이 그나마 대안이라면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업보고서에 아예 주요출자자를 명기하지 않는 벤처캐피탈이 적지 않고, 공시 통일성도 없다는 점 또한 맹점이다.

◆ VC, 상장사로서 투명한 정보제공 노력해야

벤처캐피탈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출자자(LP)'다. 펀드 수익을 내는 것도 펀드 출자자를 위해서다. 그래야 각종 보수를 받을 수 있고, 해당 펀드 청산 이후에도 또다른 펀드에 계속 출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출자자"라고 한다.

상장사임에도 시장 참여자에 대한 투자정보 제공에 소극적인 이유가 '출자자 비밀보호'에 있다는 지적이다. '사모펀드 운용사로서' 입장과 '상장사로서' 입장이 상충하는 것. 이는 벤처캐피탈 주주와 LP들 간의 이해상충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비상장이라면 모를까 상장 즉, 공개기업이 됐다면 투자정보를 투명히 공개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보공개가 싫다면 공개기업으로 올라오지 않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반문도 나온다.

이같은 이해상충 논란 속에서 시장 소통을 중시하려는 일각의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다음달 6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SV인베스트먼트는 주주와 출자자(LP) 사이 이해상충 문제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SV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비밀의 영역이 아니라면 예측 가능성이 있도록 다른 VC들보다 조금 더 오픈할 예정"이라며, "향후 2개년 정도는 수익 추정이 가능한 정도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VC들의 상장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중요정보 제공을 개별 VC들의 노력에만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시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도 좋지만, 투자정보가 제한적인 VC의 경우에는 일정한 공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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