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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이종산업 결합 시대' ICT기업과 엔터사 손잡는 이유는?

박소영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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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정보과학부 박소영 기자입니다. ICT기업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5G 시대를 맞아 콘텐츠 수급 능력이 중요해진 ICT기업들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을 찾고 있기 때문인데요. 엔터회사들 역시 인공지능 등 다양힌 플랫폼 위에서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앞으로는 K팝 아이돌을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각 회사들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손을 잡았는지, 또 얼마나 혁신적인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인터넷기업과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협업을 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음원 분야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인공지능 기기의 등장으로 음원의 콘텐츠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은 스피커의 형태로 가정에서, 혹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차안에서도 비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잘 이용되는 것이 바로 음악듣기 기능입니다.

그렇다보니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ICT 기업들은 음원 콘텐츠를 수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는데요. 특히 SK텔레콤이 엔터3사와의 제휴를 통해 음원 시장에 도전할 방침입니다.

SK텔레콤은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손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던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월정액 스트리밍 상품을 개발해 성공을 거뒀었죠.

하지만 SK텔레콤은 2013년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 지분을 홍콩 사모펀드에 2,659억원을 받고 팔면서 음원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손자회사 지분 100% 인수 또는 전량 매각을 해야 했는데 SK텔레콤이 후자를 택한 것이죠. 홍콩 사모펀드는 약 3년 뒤인 2016년 1월 카카오에 로엔 지분을 매각하면서 무려 1조 2,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겼습니다.

이후 국내에서 최초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지만 자체 음원 서비스가 없어 멜론을 연동해야했습니다. KT가 지니, 네이버는 네이버 뮤직, 카카오는 멜론 등 자체 음원서비스를 탑재하는 바라볼 수밖에 없었죠.

스피커 뿐 아니라 다양한 인공지능 기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 음성명령 기반의 음원 콘텐츠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 되면서 결국 재도전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세부적으로는 SM과 JYP, 빅히트 등 3사와 음반 및 음원 콘텐츠 B2B 유통을 SK계열사인 아이리버에서 진행하기로 했고요. 이들 엔터사들은 콘텐츠의 기획, 제작 영역뿐만 아니라 유통과정에도 함께 참여해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이들 엔터 3사의 디지털 음원시장 점유율은 15%입니다. CD 등 음반시장 점유율은 50%를 상회하기 때문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요. 더불어 음악 저작권 보호와 거래 기록 투명화 등을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 음원 플랫폼을 혁신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앵커> 지난해 네이버도 YG 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 협력 계획을 밝힌바 있는데요. 최근 들어서 움직이 좀 본격화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이버는 작년부터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YG플러스와 음악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는데요. 우선 대규모 음원을 확보하고 K팝을 포함한 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해 데이터베이스를 정교화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공동 사업을 시작으로 YG 플러스는 글로벌 음악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음악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 결과물로 지난 주 인공지능 기반 음악 콘텐츠 플랫폼 '바이브'가 출시됐습니다. 현재는 네이버뮤직과 함께 운영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이브가 네이버의 대표 음원 플랫폼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고요.

기존 음원공급사인 CJ E&M 엠넷과는 지난달 계약이 만료됐습니다. 앞으로는 네이버 뮤직, 바이브에 모두 YG플러스의 음원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바이브는 인공지능이 사용자 개인 취향을 고려해 좋아할 만한 곡을 엄선,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음악 감상 패턴을 바탕으로 선호 장르와 아티스트를 파악한 뒤 협력 필터링 모델을 활용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 그룹이 소비한 음악을 추천합니다.

AI 믹싱도 가능한데요. BPM, 키(Key), 라우드니스(Loudness), 곡의 구조 등 같은 개별 음원 특징까지 분석해 여러 곡을 자연스럽게 이어서 틀어줍니다.

앵커> 네이버가 이전에는 엠넷을 통해 음원을 공급받게 됐는데 YG로 돌아선 셈이잖아요. 엠넷 입장에서는 손실이 상당할 것 같은데요.

기자> 업계 추정으로는 연간 수십억원 대에 달하는 수익을 놓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엠넷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CJ E&M 역시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이잖아요. 역시 엔터사와의 협력에서 빠질 수 없겠죠.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CJ E&M은 플레디스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플레디스에는 세븐틴, 뉴이스트, 프리스틴, 애프터스쿨 등 인기 가수들이 대거 소속돼 있죠. 특히 세븐틴은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그룹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일본 앨범 위 메이크 유(We Make You)를 발매한지 11일 만에 오리콘 일간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CJ E&M이 플레디스 아이돌 지적재산권(IP)을 확보하게 된다면 한류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전략인데요.특히 CJ오쇼핑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커머스와 결합된 콘텐츠 시장 확대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가령 플레디스 아이돌이 등장하는 예능 콘텐츠를 만들고, CJ ENM OTT를 통해 전세계로 방영할 수 있는건데요. 이 과정에서 관련 상품까지 연계하게 된다면 콘텐츠의 흥행이 곧 커머스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CJ ENM 역시 이러한 콘텐츠 기반의 판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관계자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김도한 / CJ오쇼핑 신성장담당 상무 : CJ E&M 미디어에 우리 상품을 녹였든 아니면 홈쇼핑 방송 포맷으로 그들의 셀러브러티가 들어왔든. 멀티 IP라 그러면 윤식당이나 화유기 같은 크게 터지는 메가 IP가 있고. 디지털 내에서도 스튜디오 온스타일이나 다이아 등 디지털 IP들이 있고. 오프라인 IP들이 있어요. 이런 것들을 인프라들과 묶어서 콘텐츠와 커머스를 공동기획한다.]

앵커> 카카오도 빠질 수 없죠. 최근 카카오M을 통해 배우 군단이 속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했다는데 자세히 알려주시죠.

기자> 카카오M은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새 이름이죠. 멜론을 내세운 음원사업에 더해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영상사업을 적극 강화한다는 계획인데요.

실제 영상콘텐츠 브랜드 '원더케이'(1theK)를 키워온 카카오M은 지난해 모바일 영상 제작소 '크리스피 스튜디오'와 드라마제작사 '메가몬스터'를 설립한바 있습니다. 더불어 매거진 나일론코리아를 인수해 뷰티, 패션 등 다수의 트렌디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고요.

여기에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등 3개 배우 매니지먼트사와 국내 1위 글로벌 광고모델 캐스팅 에이전시 '레디엔터테인먼트'와의 전략적 지문투자 및 협업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배우 이병헌과 전도연, 김태리, 김고은, 추자현, 한가인 등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한류 스타 군단을 얻게된 건데요. 이후 모회사 카카오가 보유한 지적재산권과 탄탄한 스타급 작가 및 감독 영입 등을 토대로 제작시스템을 완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미 갖추고 있는 다양한 레이블과 나일론코리아 등 기존 자회사와 결합해 K-콘텐츠 산업 전체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전망이 드는데요.

크리스피스튜디오와 메가몬스터가 소속된 영상 콘텐츠 사업과 음악 콘텐츠 사업은 연내 신규 법인으로 설립돼 내년 말 기업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소영 기자 (cat@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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