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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저무는 극장시대?

박수연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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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2000만명. 지난해 국내 극장을 찾은 관람객 수입니다. 20년전과 비교하면 9배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그 증가 속도는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3년 처음으로 관람객 2억명을 돌파한 이후 약 5년간 정체 상태입니다.

업계는 극장 산업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빠르게 성장하는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등의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이 그것인데요. 국내 업체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극장 시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까지 나오는 가운데 생존을 모색하는 극장업계의 전략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현재 극장 업계 위기감,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기자> 20여년전 강변 CGV가 멀티플렉스 1호로 들어선 이후 극장업체들은 앞다퉈 극장수를 늘려왔지만 최근 몇년간 스크린당 관객 수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 관객 수가 줄고, 50대 관객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과거 관람 형태가 익숙한 40~50대 관객은 여전히 극장을 찾는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미래 잠재 고객인 10대~20대의 관객은 극장을 점점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체 국면에 접어들자 대표 극장업체인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에는 극장 3사가 일제히 티켓값을 1000원 인상했고, 매점과 광고 사업 등으로 매출을 확보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극장 산업 위기 배경으로 OTT 시장의 급성장을 꼽고 있습니다.

기자> OTT 시장과의 마찰이 가시화된 것이 바로 지난해 '옥자 사태'였는데요. 글로벌 IT 공룡 넷플릭스가 투자·배급한 영화 '옥자'에 대해 멀티플렉스가 인터넷·극장 동시상영을 거부하고 나선 건데요. 그 이면에는 극장 생태계를 위협하는 경쟁자에 대한 날 선 경계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이들 온라인 플랫폼의 매출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며 박스오피스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2014년 OTT 매출은 123억달러 수준으로 극장 매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21억달러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매출(406억달러)을 바짝 따라잡았습니다.

국내 상륙을 본격화한 넷플릭스는 거대 자본력을 업고 자체 플랫폼에 기반한 오리지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 자체 콘텐츠 제작에 60억달러를 투자했고, 내년에는 최대 80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국내 OTT서비스 업체와 IPTV, 케이블TV 등도 극장산업을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대중 전반으로 퍼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SNS와 1인미디어의 확산, 인구 감소 등도 영화 관람 패턴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요인들로 꼽힙니다.

앵커> 결국엔 OTT 시장이 극장 산업을 잠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해외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선진국의 극장 산업은 이미 정체 상태입니다. 북미 영화 산업의 지난해 관람객은 12억4,000명으로 10년래 최저 관람객에 이르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현재 글로벌 미디어 시장은 전쟁터입니다. 독자적인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적극적인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 디즈니가 약 80조원의 인수가를 제시하며 21세기 폭스를 사들인 사례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대지각변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수 배경에는 무엇보다 폭스가 보유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훌루를 확보해 안정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넷플릭스와의 대등한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향후 훌루가 디즈니가 독점 제공하는 작품을 앞세워 콘텐츠 시장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극장판도 새롭게 짜여지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 완다그룹은 공격적인 M&A와 함께 투자·제작부터 배급과 마케팅까지 등 영화 전 영역을 수직적으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스크린수 기준 글로벌 극장 사업자 1위로 등극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극장 업계도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전략들을 내세우고 있나요.

기자> 업계는 다양한 플랫폼을 앞세워 관람객 수요를 잡고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만을 관람하는 곳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휴식하고 먹고 체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실제 도심 속 자연, 도서관 컨셉, 놀이공간 등을 갖춘 극장과 상영관들을 선보이고 있고요. CGV는 이를 '컬처플렉스'라는 타이틀로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기술기반 플랫폼 사업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롯데시네마는 세계 최대 영화관 LED 스크린 등이 탑재된 특화관과 신기술을 도입한 예매·결제시스템 등을 통해 관람객 발길을 유인하고 있습니다.

CGV도 토종 기술을 통해 오감으로 체험하는 '4DX'와 다면상영시스템 '스크린X' 등을 유럽, 북미, 중동 극장 중심으로 활발하게 수출하고 있는데요. 극장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설명 직접 들어보시죠.

[서정 / CJ CGV 대표이사 : 고객들이 왜 극장에 와야 하는지, 휴대폰에서는 느낄 수 없고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

침체된 내수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2022년까지 동남아 시장 140개 영화관 오픈을 목표로 현지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고요.

현재 7개 국가에 진출한 CGV의 경우 베트남, 터키 등 해외 극장 사업자를 인수하고 이머징 국가에 진출하며 스크린 수를 빠르게 확장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질렀는데요. 향후 2020년까지 11개국에 1만개 스크린을 확보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앵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향후 5년후, 10년후 극장업계 판도는 어떻게 변화될까요.

기자> 업계는 콘텐츠 확보가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극장산업도 단순 영상업에서 벗어나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키워야 거대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국내외 영화제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VR영화 컨텐츠를 극장에서도 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마련해 관객과의 접점을 높이고 있습니다.

투자배급사와의 협업도 적극적입니다. 현재 미디어업계는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IP(지적재산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전문인력 역량을 강화하고 다수의 영화를 직접 투자·제작하며 콘텐츠 사업을 확대해나가면서 극장업과 시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올해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에서 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떨어져 나와 롯데컬처웍스가 새롭게 출범했는데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지난해에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현지 투자·제작·배급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향후 영화관 사업과 시너지도 얻겠다는 계획입니다.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경재 / 롯데컬처웍스 상무 : 영화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IP 확보입니다. 현재 IP 확보를 위해 전세계 10개국과 함께 하고 있는 글로벌게이트를 강화할 예정이고요. 여러가지 IP 확보를 통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회사는 최근 OTT 시장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멀티플렉스 운영과 함께 국내외 영화 투자, 배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과의 서비스를 연계하고 편의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CGV 역시 독보적인 콘텐츠 역량을 갖추고 있는 투자배급사 CJ ENM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극장업계가 양질의 플랫폼과 콘텐츠로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경쟁을 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수연 기자 (tout@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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