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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기자들] 온라인 휴대폰 불법영업 성행… 이통사·판매업자 '한통속'

이명재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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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정보과학부 이명재 기자입니다. 이통3사의 최근 5년간 불법행위를 분석했더니 총 59건이 적발됐으며 과징금은 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 이통사들이 가장 많이 법을 위반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유통망에 단말기 지원금을 차별적이거나 과다 지급한 행위가 2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영업점 등에 지원금을 마구 살포하고 휴대폰 불법영업을 부추기고 있는 건데요. 심지어 기업, 단체 등을 대상으로 판매해야 하는 법인폰을 일반 고객에게 버젓이 파는 등 불법행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을 금지하고 온라인 불법영업에 대해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한계가 존재합니다. 통신사가 조장하는 불법행위에 이용자 차별이 생기고 업계 역시 불만이 많은 상황입니다. 이통사들이 어떻게 휴대폰 불법 판매를 일삼으며 시장을 흐리고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앵커> 온라인 판매업자에게 장려금을 더 주고 제품 물량도 몰아준다고 하는데 실태가 어떤가요?

기자> 이통사들은 일반 대리점에 비해 온라인 영업점에 판매 장려금을 10만원 이상 더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광고하는 곳들이 대상인데요. 가격도 훨씬 싸게 판매하는데다 신제품 물량도 다른 매장보다 더 많이 확보하고 있어서 영업하는데 유리한 겁니다.

광고글을 보면 '야간·주말 특가', '100대 한정 판매', '단독 이벤트 진행' 등 실체를 알 수 없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고요.

'일부 모델의 조건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정책 내용이 달라져서 지금 사야 손해 안본다'는 식으로 현혹하고 있고요. 통화 중에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거나 방문시 휴대폰을 잠시 맡아놓는다는 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판매점 운영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 : 온라인 판매업자들은 (이통사가) 리베이트를 더 주기 때문에 박리다매 형식으로 판매해요. 많이 파는 대신 장려금을 더 받고 그런 구조의 악순환이 되고 있어요."

앵커> 최신 기종인 갤럭시S9 실구매가가 30만원대라고 하는데 가능한 건가요? 매장마다 지원금도 다르다고 하던데 궁금합니다.

기자> 최신폰인 갤럭시S9 64GB 모델의 경우 일반 대리점에서의 출고가는 95만원입니다. 여기에 단말기 지원금 35만원, 추가 지원금 5만원을 더한 40만원을 빼면 판매가격은 55만원 정도인데요.

온라인 영업점, 휴대폰 판매점에선 똑같은 제품을 30만원대에 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추가 지원금으로 25만원까지 얹어주는 건데요.

판매업자들은 이통사로부터 불법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 고객에게 더 싸게 팔 수 있는 거죠.

지원금도 매장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차이를 알기 어렵고요.판매자들은 한달 뒤 계좌로 10만원을 넣어준다, 지금 사면 바로 20만원을 더 빼준다는 등 불법행위도 다양했습니다.

앵커> LG유플러스의 경우 법인폰을 일반 고객에게 팔고 불법 지원금도 살포했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히 얘기 좀 해주시죠.

기자> 휴대폰 불법 판매를 취재하는 도중 LG유플러스가 법인폰을 몰래 시중에 팔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됐는데요.

법인폰이라고 해서 제품이 다른 게 아니라 동일한 폰인데 기업, 단체 등을 대상으로 팔기 때문에 엄청 싸게 구매할 수 있도록 혜택이 주어집니다. 내용을 보면 공시지원금에 추가 지원금을 얹어서 40만원 이상 가격을 깎아주고 직원 할인까지 적용됩니다.

문제는 법인폰을 오랜 기간 동안 일반인에게 판 것인데 이 자체가 불법입니다. 여기에 기업과 똑같은 할인혜택을 주고 매장에서 판매한 거고요.

구체적으로 보면 본사가 휴대폰 판매점과 온라인 영업점에 카카오톡으로 지시합니다.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에 따른 불법보조금을 얼마 지급하고 기업 전용 할인인 21만원까지 추가로 할인해줘라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는데요.

V30 제품을 비롯해 갤럭시S9, 갤럭시노트8 등 최신폰 전부 불법영업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법인폰을 구매하고 기업 할인을 받는 게 쉽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런가요?

기자> 기업 특판을 하는 곳에 연락을 해보니 생각보다 간단하게 법인폰을 살 수 있었는데요.

판매원은 원래 임직원만 법인폰 구매가 가능한데 특별히 해주겠다면서 사원증을 만들면 된다고 얘기했고요.

증명사진만 보내주면 직원인 것처럼 꾸며 진행한다고 하는 등 위변조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단속이 심해서 직원 가족은 괜찮은데 지인까지 해주는 건 위험하다며, 매번 이통사 정책이 달라지니까 혜택이 좋을 때 빨리 하라고 가입을 유도했습니다.

법인폰은 대체 뭐가 다른지 물었더니 기업 담당이라 일반 대리점들과 정책이 다르다면서 기업용 회선, 그러니까 법인 채널을 통해 가입시켜 주는 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선 스마트폰 실구매가가 엄청 저렴하다는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기업 특판과 마찬가지로 고가 요금제에 가입시키고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등 동일한 불법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러한 불법행위에 판매업자들도 대거 가담했다고 하는데 실체가 어떤가요?

기자> 법인폰 판매는 휴대폰 판매점과 온라인 영업점 등을 통해 은밀히 거래됐는데요

휴대폰 판매점의 경우 협회 임원들이 대거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판매점협회 회장과 부회장, 사무국장 등 업계에서 입김이 센 사람들이 이통사 뒤를 봐주고 법인폰을 팔면서 수익을 챙긴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들은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법인채널을 통해 판매점협회 사람들이 물건을 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매장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업계에 따르면 판매점 10곳 중 절반 가량이 손실을 보고 물량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결국 폐업했다고 하고요.

일하기 힘든데 생계를 이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불법영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다 단속이나 처벌도 잘 안된다는 점에서 두려울 게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앵커> LG유플러스는 과거에 불법영업으로 제재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이번 사건에 대해 뭐라고 해명하나요?

기자> LG유플러스 측은 "본사 차원에서 이같은 지침은 내리지 않았고 일부 영업점의 일탈행위일 수 있다"며 "향후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조사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는데요.

즉 그러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판매자들이 스스로 불법행위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이통사의 책임회피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2년 전엔 동일한 불법행위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는데요.

당시 10일간 영업정지에 과징금 18억원을 부과받았고요. 56개 유통점에서 3,700여명의 가입자에게 추가 공시지원금 15%를 초과한 평균 19만원의 지원금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방통위가 이통사 온라인 영업에 대해 단속을 벌였고 LG유플러스 불법행위에 대한 특별조사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내용 알려주시죠.

기자> 방통위가 온라인 불법영업에 대해 한달 동안 실태조사를 했는데요.

이는 정식조사가 아닌 사전 단계로 점검을 한 것이고요. 이통 대리점과 휴대폰 판매점, 온라인 판매망의 위법행위에 대해 다방면으로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방통위가 LG유플러스 온라인 판매채널들을 조사했고, 고객들의 신분증 복사본들이 대량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법인폰 불법 판매에 대해선 2년 전 유사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별도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방통위는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소비자에 대한 혜택 차별이 계속 존재하는데다 업계에서도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정부가 지난해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함에 따라 출시된지 15개월 미만의 최신 프리미엄폰도 33만원 이상을 지급할 수 있게 됐는데요.

그러나 이통사들이 온라인 영업점 등에 불법 장려금을 주는 행위가 여전하자 방통위가 유통점들의 단말기 판매 관련 장려금을 차별적으로 주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습니다.

유통업계는 온라인 특수채널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행위가 일반 유통망까지 번져 시장을 교란시키고 소비자 차별도 야기시킨다며 정부의 사실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유통협회는 이동통신사들에게 온라인 불법영업 지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으며, 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명재 기자 (leemj@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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