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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경영권 이슈 휘말렸던 중견 가전사들 000으로 부활?

박지은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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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산업부 박지은입니다. 직수정수기와 서큘레이터. 몇년 전만해도 이름도 생소했던 제품들이지만 이젠 집집마다 한 대씩 가지고 있을 만큼 보편화된 가전 제품이죠. 이런 새로운 가전을 유행시킨 기업들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 가전사들입니다. 특히 경영권 매각 이슈와 적대적 M&A 등으로 위기에 빠졌던 기업들이 킬러 아이템을 내놓으면서 부활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뒷얘기를 산업부 박지은 기자와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앵커> 여름이 되면서 에어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서큘레이터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던데요. 그런데 사실 서큘레이터가 유행을 하기 시작한걸 오래되지 않았죠?

기자> 네. 서큘레이터는 국내에 2000년대 초반에 들어왔지만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인기있는 상품이 아니었습니다. 여름 대표 가전으로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굳이 서큘레이터를 구매하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2015~2016년도가 되면서 서큘레이터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당시 서큘레이터 사업을 하는 업체가 많지 않았는데요. 선풍기 사업을 꾸준히 해왔던 신일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큰폭으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앵커> 신일산업이라고 하면 적대적 M&A부터 떠오르는데요. 오랫동안 몸살을 앓았던 회사 아닌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신일산업은 2014년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당시 최고재무책임자와 일부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한 건데요. 당시 지분이 10%도 안됐던 김영 회장이 경영권을 뺏길 위기에 놓인 겁니다.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면서 회사는 2014년엔 적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이후 임직원들이 소액주주들을 설득해 경영권 방어에는 성공하지만 나빠진 경영상황이 쉽게 개선되지는 못했습니다. 2015년에도 적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려울 때 개발된 것이 바로 서큘레이터였습니다. 신일산업이 선풍기업계에서 1위를 하고 있는 만큼 모터 기술을 살리면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겁니다.

2016년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서큘레이터를 판매한 신일산업을 첫해에만 15만대를 판매했고 지난해에는 30만대에 가까운 판매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큘레이터가 크게 성공하면서 신일산업의 실적 역시 반등했습니다. 2016년엔 44억원의 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작년엔 영업이익을 100억원 넘게 내며 이익만 두배 이상 늘렸습니다.

앵커> 한마디로 서큘레이터라는 상품이 신일산업의 턴어라운드를 당겼다고 해석이 되는데요. 직수정수기는 SK매직의 성장에 발판이 됐다고요?

기자> 역시 몇해전만 해도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저수조가 있는 정수기를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SK매직이 2015년 세계 최초로 직수형정수기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갈라지기 시작했는데요.

작년 기준으로 전체 정수기 중에서 직수 정수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는 그 비중이 60%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직수정수기는 사실 SK매직이 SK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사모펀드 시절에 개발됐습니다. SK네트웍스로 주인은 바뀌었지만 SK매직은 직수정수기 개발만큼은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직수정수기이지만 냉온수가 가능한 모델로 업그레이드 시켰고 또 직수형 얼음정수기도 시장에 내놓아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현재 SK매직의 국내 직수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43%로 독보적인 1위로 계정수 역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앵커> 언급한대로 SK매직도 사실 몇년전까지 주인이 계속 바뀌면서 경영권 이슈에 노출돼 있었죠?

기자> 네. SK매직의 전신은 동양매직입니다. 가스레인지로 유명했죠. 사실 알짜였던 이 회사는 2013년 불거진 동양사태에 휘말리게 되면서 시장에 나오게 됩니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동양매직은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 갑니다. 매각 직전인 2013년 매출액 1985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에서 2015년 매출액 3903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으로 성장한겁니다.

실적 개선세를 가팔랐지만 사모펀드가 주인이었던 동양매직은 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됩니다. 인수전에는 SK를 비롯해 CJ, 현대백화점 등 많은 대기업들이 참여했습니다. 가전제조사에서 렌탈업체로 탈바꿈하면서 성장성이 높은 렌탈사업에 많은 기업들이 눈독을 드린겁니다.

인수전 끝에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을 6,100억원에 가져가면서 사명도 SK매직으로 변경됩니다. SK매직이 SK그룹으로 들어오게되면서 사업은 좀더 안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는데요. 특히 내부에서는 SK로 인수 후 장기적인 R&D투자와 브랜드 마케팅 등이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하는데요. SK매직 관계 인터뷰 함께 보고 오겠습니다.

[계00 / SK매직 PM : 장기적인 성장을 모도할 수 있게됐습니다. R&D투자 비용이 70억에서 30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고 마케팅 비용도 25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투자 등에 힘입어 SK매직는 작년 54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7억원, 1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14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어 연간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경영권 이슈가 있었던 중소형 가전사들이 SK매직이나 신일산업만 있었던건 아니었는데요. 또 어떤 기업들이 있었죠.

기자> 네. 약 1년을 넘게 끌었던 대우전자의 인수전이 있었는데요. 올해 초 대유그룹으로 매각되면서 경영권 이슈가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경영권 매각이나 M&A이슈가 끝난만큼 실적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 인수된지 1년이 되지 않아 이렇다 할 성적은 없습니다..

다만 계열사 대유위니아와 중복되는 자산 등을 매각해 차입금을 줄이고 있다는 점 등은 긍정적인 인수 효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대우전자는 인수된 이후 성남 물류센터와 부평연구소를 매각해 334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썼고요. 또 그룹에서도 220억원을 지원 받았는데, 대유그룹은 하반기에도 400억원을 더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인수 첫해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3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 역시 1,000%를 넘긴 상태였습니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과 더불어 직수정수기나 서큘레이터 같이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대우전자만의 핵심 제품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대우전자는 냉장고, 에어컨 등 기존에 해왔던 사업에 더해 건조기 등을 출시하며 시장의 트렌드는 쫓고 있는데요. SK매직을 떠올리게 하는 직수정수기나 신일산업하면 생각나는 서큘레이터처럼 대우전자를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우전자의 모기업인 대유그룹은 2014년 위니아만도를 인수해 현재 대유위니아를 함께 경영하고 있는데요. 대유위니아는 인수 후에도 김치냉장고 시장 1위 제품 '딤채'를 바탕으로 판매 품목을 더욱 늘려 매출액과 이익 모두가 늘리고 있습니다. 대유위니아를 통해 쌓아온 가전업계의 노하우가 대우전자에게도 통할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지은 기자 (pje35@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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