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뉴스후] 美 헤지펀드, 취약한 '썬그룹' 지배구조 정조준

허윤영 기자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thumbnailstart

앵커> 방금 들으신 음악은 부탄가스 ‘썬연료’로 유명한 썬그룹의 광고음악(CM)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태양이 이 썬그룹의 주력 회사인데요. 최근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이 이 회사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허윤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죠. 허 기자, 자세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썬그룹이라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썬그룹은 크게 코스닥 상장사인 태양과 승일, 그리고 비상장사인 세안이 주 계열사로 꼽히는데요.

썬그룹은 부탄가스 시장 국내 시장 점유율 70%, 세계시장 점유율 60%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춘 회사죠.

그룹의 중심은 태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창수 대표와 친인척들이 태양의 지분 약 60%를 쥐고 있고요. 태양은 세안 지분 8.8%, 승일 지분 3.38%를 보유 중입니다.

앵커> SC펀더멘털은 태양 측에 어떤 부분을 문제 삼은 건가요?

기자> 가장 먼저 언급한 부분은 계열사인 태양과 세안 간의 불투명한 거래 구조 입니다.

세안은 태양과 동일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두 회사는 사업 관할 지역을 달리해 서로의 매출을 나눠서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기준 태양과 세안의 국내 부탄가스 시장 점유율은 각각 37%, 27% 인데요. 두 회사는 지난 2015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혐의로 과징금 249억원을 부과 받은 바 있습니다.

SC펀더멘털이 제기한 문제의 포인트도 여기에 있는데, “두 회사가 같은 사업을 영위할거면 차라리 합병을 해라”가 요구 사항입니다.

태양은 상장사이고 세안은 현창수 대표가 지분 91%를 쥐고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인데요. 주주입장에서 보면 ‘태양이 충분히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을 대표 개인 회사인 세안이 일부 가져가고 있다’는 게 제기한 문제의 핵심 입니다.

그외 현 대표의 태양, 승일, 세안 3개사 대표이사 겸직, 친인척이 등기임원을 골고루 차지하고 있는 가족경영 문제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앵커> 지배구조 문제 말고 본사 사옥 임차구조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면서요?

기자> 네. 태양과 세안, 승일의 본점 소재지는 각각 충남, 인천, 천안입니다.

하지만 이 계열사들이 모인 썬그룹 사옥은 서울시 서초구 서울교대 쪽에 위치해 있는데요.

8층짜리 건물인데 이 사옥의 주인이 현창수 썬그룹 대표의 자제 2명이 소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자제로 건물 소유권이 넘어간 시점은 2006년 9월이고, 각각 지분 60%, 40%를 보유 중입니다.

SC펀더멘털이 문제를 삼은 부분은 “자제 소유의 빌딩에 계열사들을 입주시켜서 임대수익을 몰아주려 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각 계열사들의 본점 소재지가 지방임을 감안하면, 굳이 임대료가 비싼 서울 서초동에 사옥을 둘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즉 주주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초과’ 비용이 현 대표 자제의 건물에 지출되고 있다는 건데, 이에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으로 사옥 이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태양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대다수 직원들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접근성이 편리한 서울 서초동에 사옥이 위치해 있는 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정기적으로 받는 세무조사에서 임대료 관련 문제는 단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문제를 지적했는데 요구사항은 어떤게 있나요?

기자> 결론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건 잉여현금 중 일부를 활용해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인데요.

내용증명을 보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약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만으로도 주당순이익 등이 10% 이상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SC펀더멘털이 내용증명을 보낸 시점은 지난달 3일인데, 현 대표와 추가적 논의를 위해 이달 중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SC펀더멘털이라는 회사는 2016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된 바 있죠. 당시 GS홈쇼핑에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가 '주주제안 요건'을 갖추지 못해 철회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어떤가요?

기자> 주주제안이라 함은 지분율 1%를 6개월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주총 안건을 제안하는 것을 말하죠.

하지만 이번 SC펀더멘털의 제안도 엄밀히 말하면 법적인 의미의 ‘주주제안’은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GS홈쇼핑 당시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썬그룹 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겁니다.

GS홈쇼핑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주주제안 요건을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요.

내용증명을 보면 SC펀터멘털 측은 '대한항공의 오너리스크 관련 사태로 한국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한 번 촉발됐다'고 적시했는데,

올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주주행동주의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장사들에 대한 이같은 요구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허윤영 기자 (hyy@mtn.co.kr)]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