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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기자들] 올해 32대 불난 BMW, EGR이 원인?…화재 공포는 계속

최종근 기자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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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산업1부 최종근 기자입니다. BMW코리아가 10만대 규모의 대대적인 리콜 계획을 밝힌 이후에도 BMW 차량에서 연일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재가 잇따르자 BMW코리아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BMW 본사의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BMW코리아와 독일 본사 관계자들은 화재 원인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EGR의 하드웨어적 결함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유독 왜 한국에서만 연달아 불이 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BMW 차량 화재 사고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BMW 차량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BMW에서 밝힌 화재 원인은 뭡니까?

기자> BMW코리아는 국내에서 차량 화재가 이어지자 독일 본사 기술팀 관계를 불러 화재 사고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BMW는 종전에 밝혔던 대로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즉 EGR의 냉각장치 결함이 화재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GR은 디젤 차량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질소화합물을 줄이기 위해 1차 배기가스 일부를 엔진으로 다시 보내 한번 더 태우는 장치인데요.

디젤 차량에만 들어가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이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면서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이고,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로 인해 침전물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 국내 전문가들은 EGR 결함과 함께 소프트웨어에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대해 BMW측은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닌 하드웨어 문제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시장에 동일한 부품과 스프트웨어가 들어간다는 겁니다.

BMW 본사 관계자 이야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요한 에벤비클러 BMW 그룹 품질관리 부문 수석 부사장 : "이 문제는 명백히 하드웨어의 문제이지 소프트웨어의 문제는 아닙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유독 한국에서만 차량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겁니까?

기자> 부품도 같고, 소프트웨어도 같다면 왜 한국에서만 연달아 화재가 발생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BMW는 자료를 통해 한국의 BMW 차량 결함률은 0.10%로 전세계 결함률 평균인 0.12%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마디로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 빈도가 전세계 사례와 비춰볼 때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문제가 나타난 것에 대해선 계속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BMW는 유럽에서도 EGR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유독 한국에서만 짧은 기간에 다수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BMW측이 여전히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앵커> 이미 2년전부터 BMW가 EGR 결함을 알고 있었다는 논란도 나오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늑장 리콜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BMW가 EGR의 결함으로 화재가 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처음 인식한 시점은 2016년으로 확인됐습니다.

BMW는 2016년에 처음으로 작은 천공이 생기는 현상을 확인했고 이후 전문 태스크포트팀을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원인을 정확하게 인지한 시점은 올해 6월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이 때문에 BMW가 2년전부터 화재 가능성을 인지했지만 이에 대한 대처를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다 늑장리콜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2년 동안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올해만 국내에서 수십여대의 차량이 불에 탄 최근에서야 원인을 규명했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얼마전에는 안전진단을 받은 BMW 차량에서 불이 났죠? 현재 BMW코리아가 진행하고 있는 안전진단, 믿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BMW코리아는 10만6,000여대의 디젤 차량을 대상을 이달 20일부터 본격적인 리콜을 시행하는데요.

리콜 발표 이후에도 워낙에 화재가 자주 발생해 리콜에 앞서 안전진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목포에서 안전진단을 받은 BMW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해당 서비스센터가 안전진단을 미흡하게 시행해 발생한 인재로 판단하고 더욱 철저하게 점검하도록 BMW에 요청했다고 밝혔고요.

BMW코리아도 안전 점검을 철저하게 하지 못한 직원 실수라며 비슷한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이를 두고 BMW 차주들은 이래서 안전진단을 믿을 수 있겠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현재 BMW가 시행할 예정인 리콜 규모는 10만6,000여대인데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안전진단을 받은 BMW 차량의 8.5%가 문제 차량으로 분류돼 부품교체 등의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화재 원인 규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텐데요. 하지만 차량 화재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서 더 불안한 것 같습니다.

기자> 올해만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건수가 32건입니다.

7월 들어서는 하루에 한대씩 불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BMW 차주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밀폐된 터널이나 지하 주차장 등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한 건물에서는 BMW 차량 주차 진입을 막는 안내판이 내걸리기도 했고요.

아예 BMW 전용 주차구역을 만들어 놓는 건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뿔난 차주들은 공동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일부 차주들이 BMW코리아와 딜러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요.

한국소비자협회는 BMW 차량 화재와 관련해 오는 13일부터 소송 참여하기를 원하는 희망자를 모집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BMW코리아는 지나 3일 국토부에 화재 원인에 대한 기술분석자료를 제출했는데요.

국토부는 BMW가 주장하고 있는 EGR 결함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BMW에 추가 자료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국토부는 디젤 차량과 별도로 가솔린 차량에서 화재가 연달아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도 BMW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BMW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 모두 동일한 소프트웨어가 들어간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는데요.

국토부도 이같은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국토부는 조사 과정에서 민관 국내 전문가를 모두 참여시켜 EGR 외에도 소프트웨어 결함 등 다양한 관점에서 화재 발생원인 규명을 공개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자꾸 자동차에서 불이 나면 고객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래도 BMW 차량을 사는 사람이 많은가요?

기자> BMW 브랜드를 찾는 사람은 여전히 많았습니다. 지난달 BMW의 판매량은 3,95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가 늘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4,715대로 BMW보다 많이 팔렸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13.8% 줄어들었습니다. BMW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8%에서 19.3%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켰던 520d 판매량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5월까지만 해도 520d는 월 1,200대 넘게 팔렸습니다. 그러다 6월에는 963대로, 지난달에는 523대로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BMW 화재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이고, 집중적으로 화재가 발생하고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된 것은 7월 말 경입니다.

520d의 판매량 감소가 화재 사건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힘듭니다.

520d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로 올라선 아우디 A6, 폭스바겐 티구안은 올해 새로 출시된 모델입니다.

경쟁사의 신형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520d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8월 BMW 판매량은 이번 화재 사건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화재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성이 실추되면서 자동차 시장의 판도까지 바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다른 차 들도 BMW처럼 불이 많이 나나요?

기자> 사실 BMW 자동차에서만 불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4,976건입니다.

최근 5년 평균으로 봐도 1년에 5,000여대가 넘습니다. 하루에 13.7대의 차량에서 불이 난다는 겁니다. 생각보다 엄청 많지요.

물론 이번에 BMW 차량은 차량 결함으로 단기간 내에 수십여대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고요.

차량 결함 여부를 떠나 화재 발생 건수만 보면 현대차의 스타렉스, 포터, 기아차 봉고 등이 많았습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매년 많은 차들이 다양한 이유로 화재가 발생한다"며 "차량 판매 대수가 많고 오래된 차량이 많다보니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화재 위험도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차량 결함 때문에 불이 난 것인지 다른 이유로 불이 난 것인지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 사고를 분석한 결과 배선 등 전기 문제가 26.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엔진과열 등 기계적 결함, 원인미상이 각각 23.6%, 21%를 차지했습니다.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리콜이 된 차량은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45만대에 달합니다.

이 수치는 이달부터 시행될 예정인 BMW 리콜 대수는 제외된 수치인데요.

이 기준으로 보면 제조사별로는 기아차가 22만대로 가장 많았고 벤츠와 BMW가 각각 4만6,000여대, 2만9,000여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아차가 많이 팔리다보니 한 건의 리콜이 발생해도 대상 차량 숫자가 많았습니다.

앵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도 그렇고요. 유명 외국계 회사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우습게 보는 사건을 두고 외국처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에 정부가 다시 검토하기로 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제조사가 고의적 또는 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했을 때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을 배상하게 하는 제도인데요.

정부가 BMW 화재 사태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BMW 리콜 결정과 이후 과정에서 BMW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 현행 리콜 제도를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데요.

국토부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하고, 이번 달 중으로 관련 법령 개정 등을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앵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종근 기자 (cj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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