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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2~3개 섹터 겸하는 외국계 애널리스트, 정확도는?

김예람 기자

최근들어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에 주도주인 반도체주와 바이오주가 크게 휘청이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 쯤되면 도대체 누가 이런 의견을 내는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SK하이닉스에 대해 목표가 7만1,000원, 투자의견 ‘비중축소’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 보고서를 발간한 숀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해 말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하루만에 5% 가량 급락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약 일주일 후인 지난 12일, 골드만삭스는 셀트리온, 한미약품, 유한양행에 투자의견을 하향시켰습니다. 바이오주에 대한 재관심으로 그동안 급락했던 주가가 조금씩 호전되는 상황이었지만 골드만삭스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나오면서 주가를 또 다시 끌어 내렸죠. 골드만삭스는 한미약품과 셀트리온에 대해 매도, 유한양행에는 중립 투자의견을 내놨습니다.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이들 3개 기업에 대해 모두 신규의견으로 이 같은 파격적인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김 연구원이 골드만삭스에 합류한 후 첫 번째로 낸 투자의견이라는 의미입니다.

김 연구원은 11년 동안 리서치를 해온 중견급 연구원입니다. 그는 골드만삭스에 지난 3월 합류했고, 이전에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소속이었습니다.

사실 김 연구원은 씨티증권 소속일 때도 한미약품에 대해 과감한 매도 리포트를 낸 적이 있습니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15년 11월,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이었던 한미약품에 "씨티증권은 한미약품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증권사 컨센서스보다 67% 낮은 주당 28만원으로 평가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39만 4,000원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당시 한미약품 주가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씨티 보고서가 나오고 첫 거래일에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각각 3.8%, 4.1%하락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발간하기 22일 전에 한미약품은 당뇨 신약기술을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에 4조8344억원에 수출했다고 밝혔죠. 국내 제약산업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대형 계약에 한미약품 주가는 급등했었습니다. 당시 현대증권에서는 목표주가를 62만원에서 110만원까지 올려잡기도 했었습니다. 2016년 9월, 한미약품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이 8,000억원을 주고 도입해간 폐암표적항암제 ‘올리타’ 개발권을 반환했다고 공시하자, 씨티증권의 보고서는 성지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는 국내 증권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1명의 애널리스트가 2~3개 섹터를 동시에 커버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리서치 인원수가 적다보니 간혹 유통이나 전기전자 섹터를 담당하다가 바이오, 반도체 등 업종이 국내 증시에서 유망해지기 시작하자 갑자기 겸하거나, 담당 연구원이 사라지는 경우들도 발생합니다.

실제 노무라증권의 바이오 섹터 담당 연구원은 소비재 섹터를 겸하고 있습니다. 노무라 증권은 지난 1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매도’의견을 낸 바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셀트리온 목표주가를 3분의 1로 낮춰 8만 7,200원으로 잡았던 도이치증권의 바이오 섹터는 현재 공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오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계 증권사에서 커버할 만큼의 메인섹터가 아니었다”면서 “3~4년 전부터 바이오주들의 시총이 커지자 다른 섹터에 있던 연구원들이 이 업종을 겸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오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나 용어, 구조를 알기 어려운 전문적인 분야다"며 "다른 섹터 연구원들이 몇 년 동안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 하더라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외국계 증권사의 반도체 투자의견 하향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한 국내사 반도체 담당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한국이 글로벌 1위 이기 때문에 해외 보다 국내 정보통이 더 빠르고, 더 정확하다"며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는 미국에 더 중요한 정보가 있는 등 지역별로 차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사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졌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바이오 섹터를 예로 들면, 미국, 대만, 중국, 한국 바이오사 등 글로벌 동향을 바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도체주의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소식이 들려오고, 단지 성장성만 강조됐던 바이오주 중에서도 우량주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하나둘씩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를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 시장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김예람 기자 (yeahra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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