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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홍역 치른 대한항공, 아시아나 사태 뭘 얻고 뭘 남겼나?

황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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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벼락 갑질'과 '기내식 대란'으로 양대 항공사가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넘겨지고 진에어는 면허취소 위기는 면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도 결국 보상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파장은 컸던데 비해 결과는 다소 허무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산업1부 황윤주 기자와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한진그룹 이야기부터 시작하죠.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된 사태가 일단락됐습니다. 진에어는 면허를 유지했지만 신규 노선 제한 등 제재를 받았지요? 총수 일가가 잘못했는데 기업이 벌을 받은 모양새입니다.

기자> 네 아시다시피 이번 사태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국적인 조 전 전무가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재직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는 면허 취소 사유입니다.

면허 취소 여부를 검토한 국토부는 고용 문제 등 공익을 고려해 진에어의 면허를 유지했습니다.

대신 국토부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 갑질 논란에 대해 징계를 내렸습니다.

면허를 취소할 경우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고 주주들은 투자 자금의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진에어의 경영정상화는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신규 노선 허가 제한, 신규 비행기 등록 제한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수익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못을 총수일가가 저질렀는데 피해는 기업이, 직원들이 보게 됐습니다.

조현민 부사장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그에 대한 제재는 없습니다.

앵커> 총수 일가가 잘못을 했는데, 정작 기업과 직원들이 피해를 본 셈이네요.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갑질 뿐만 아니라 각종 비리 의혹도 불거졌죠? 이런 일들이 왜 유독 항공업계에서만 이뤄지는 걸까요?

기자> 네, 물병 갑질을 시작으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총수 일가의 비리는 진에어뿐 아니라 대한항공을 비롯해 인하대학교 부정 편입, 인하대 병원 앞 사무장 약국 등이 있었습니다.

또 총수 일가가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을 대한항공을 통해 구매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 자택 인테리어 비용을 기업이 대신 내도록 한 혐의도 적발이 됐습니다.

이같은 일들이 오랜 시간 동안 공공연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총수 일가를 견제해야 하는 장치들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 중에는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에 변호를 맡은 변호사 2명이 포함돼 있고 조양호 회장의 고등학교, MBA 동문도 3명이나 됩니다.

조원태 사장이 부정 편입했던 인하대학교, 정석인하재단 이사회에는 등기 이사 11명중 9명이 한진그룹 내부, 학교법인 관계자입니다.

나머지 2명중 한명은 조양호 회장의 고등학교 동문입니다.

관세를 철저하게 챙겨야 할 관세청도 대한항공을 통해 들여온 밀수품 검색에 대해서는 경계를 게을리했습니다.

항공산업은 2005년 한성한공이 처음 저비용항공사 면허를 받을 때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전문성을 이유로 누구도 견제하지 않다보니 나쁜 관행이 누적돼 지금에서야 폭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시아나항공도 문제를 많이 일으켰는데요. 기내식 대란이 대표적이죠?


기자> 네 기내식 대란 사태로 7월 1일 출발하는 비행기 거의 대부분이 지연출발했습니다.

기내식 대란의 배경으로 기내식 납품업체의 갑작스러운 변경이 꼽히는데, 이 결정을 한 사람이 박삼구 회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박삼구 회장은 법조계, 금융권, 지역 정치권 인맥으로 유명합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는 박삼구 회장이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 전 총장, 전 금융감독원장, 박삼구 회장의 고향인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금호산업 이사회는 전남대 총장, 새누리당 부단장, 전 산업은행 본부장 등이 있죠.

견제할 수 있는 외부 기관의 인사들과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다보니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각 기관들이 냉정하게 견제하는 것이 어렵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대 항공사들이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얻은 것도 있을텐데요?

기자> 네. 항공사라고 하면 일반 제조업과 달리 노조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항공업무의 다양성과 특수성때문에 조합원들의 결속력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번사태를 겪으면서 촛불집회 등을 통해 결속력을 다졌고 그것이 총수일가의 전횡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물론 직원들이 요구한것처럼 총수일가의 퇴진과 소유와 경영의 분리등 당장의 성과를 얻진 못했지만 이번에 보여준 내부고발의 문화가 앞으로 어떻게 자리잡을 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진에어가 앞으론 달라지겠다며 내놓은 경영문화 개선책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진에어는 '갑질 논란'에 따른 경영문화 개선책으로 △타계열사의 결제배제 △사외이사 확대 △준법지원 제도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사회공헌 확대 등을 내놨지만 회의적인 반응이 나옵니다.

총수 일가의 비리와 전횡이 보도될때마다 이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사외이사 강화 등의 대안이 제시되곤 합니다.

우리나라는 경영과 소유가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외이사가 경영자이자 오너인 총수일가를 견제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마찬가지로 내부 준법지원 제도를 마련하거나 타계열사의 결제를 배제한다는 대안 역시 회의적입니다.

제왕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총수 일가 앞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시스템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진그룹과 금호그룹이 정말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황윤주 기자 (hyj@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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