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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고용 쇼크, 사라지는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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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있는데, 고용은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 일자리가 한달새 12만 5천개가 사라졌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제조업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권순우 기자 나왔습니다. 최근 고용이 얼마나 안좋길래 ‘고용쇼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건가요?

기자> 논란이 되고 있는 지표는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입니다.

7월 신규 취업자수는 5천명이 늘었습니다. 지난해 7월 취업자수는 31만 4천명, 2016년 24만 9천명이었습니다. ‘일자리 정부’의 성과 치고는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25만명 안팎을 유지했던 월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 10만명 안팎으로 떨어진 후 7월에는 5천명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가 12만7,000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사업시설관리, 교육서비스도 각각 각각 10만1,000명, 7만8,000명 감소했습니다.

통계청은 자동차, 조선 등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이 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6월 현재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8% 감소했습니다. 반도체가 11.2%나 증가하며 이끌었지만 자동차는, 조선을 포함한 운송장비가 24.3% 감소했습니다. 자동차, 조선업 경기가 안좋은게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20일부터 해양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해양플랜트 부문은 2014년 이후 45개월째 수주가 끊겼고, 지난 20일 마지막 해양플랜트가 인도가 되면서 일감이 완전히 바닥이 났습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5년차 이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습니다. 김숙현 해양사업대표는 담화문을 내고 일이 없는 만큼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책임을 지고 조만간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해양공장 가동중단으로 현대중공업 직원과 외부인력 등을 포함해 약 4천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자구안에서 전체 인력의 30%를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1천명 이상의 인력을 줄여야 합니다. 대우조선도 올해 전체 직원수를 9천명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에 1천명 이상 감원해야 합니다.

앵커> 대형 조선사가 인력을 줄일 정도면 협력업체는 더 큰 타격을 입었겠지요?

기자> 중대형 조선사를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올해 3월 기준 조선업계의 총 인력은 10만 3천명으로 17년 말에 비해 3개월 만에 7,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줄어든 인력의 95%가 선박 및 해양플랜트 제조에 필요한 협력업체 제조인력입니다.

조선업 종사자는 2015년 20만명에 달했습니다. 불과 3년 만에 10만명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2016~17년 수주 절벽을 거치면서 고용이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조선사들이 수주를 많이 하려면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면 인력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일자리를 줄여야하는 딜레마에 빠진 겁니다.

앵커> 자동차도 어렵기는 마찬가집니다.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가 되고 업황도 그리 밝진 않습니다. 자동차는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 자동차 생산은 7월까지 233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었습니다. 내수는 그나마 90만대로 2%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수출은 140만대로 9% 줄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의 점유율은 2014년 12.7%에서 6%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미국 역시 2017년 7.5%로 줄면서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은 2011년 8%에서 올해 16.5%로 두배로 높아졌습니다.

자동차는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산업입니다. 자동차 생산이 줄면 완성차보다 협력업체 고용에 미치는 타격이 큽니다. 예를 들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한국지엠 직원은 2천여명인데, 협력업체 직원은 1만 2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습니다.

앵커> 최근 반도체를 비롯한 IT산업 경기가 좋다는 말은 많은데 그쪽에서 고용은 어떻습니까?

기자> 반도체 부문이 워낙 좋긴 합니다만, 나머지 부분은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이 2013년 20%나 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1.7%로 줄었습니다. 세계 시장 점유율 역시 중국 업체들이 2015년 10.5%에서 18.4%로 높아지는 동안 한국산 스마트폰은 22.2%에서 19.5%로 줄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조차도 한국에서 만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내 스마트폰의 해외 생산 비중은 2010년 15.9%에서 2017년 91.4%로 급증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로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장이 사실상 없다는 겁니다.

앵커> 고용이 줄어든 이유는 뭘까요?

기자> 최근 한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2.9%로 꽤 높은 수준입니다. 보통 성장이 잘되면 고용도 잘됩니다. 성장률이 높은데 고용이 나쁘다고 하면 부분적으로 따져 봐야 합니다. 최근 성장률을 이끌고 있는 것은 반도체입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좋습니다.

조선, 반도체 등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좋다는데 안주를 하면 고용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좀 더 적극적인 성장 정책이 요구됩니다.

제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 내외로 높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조업은 제한된 공간에서 굉장히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노동력의 숙련도를 비해 평균 임금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제조업의 임금은 금융업이나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정규직 비중도 90%에 육박할 정도로 좋습니다.

또 제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 서비스업의 과잉 경쟁을 유발하게 됩니다. 자영업은 10개중에 9개가 폐업할 정도로 위기라고 합니다.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의 취업자 비중이 반토막이 나고 서비스업의 비중이 두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의 과잉 경쟁으로 이어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자동차 관세로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전 세계를 시끄럽게 하는 것은 사라진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섭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제조업의 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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