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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국민주 소액투자 가능해졌는데..액면분할 저주 웬말?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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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나눠 유통주식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액면분할이라고 하는데요. 일부 고가주는 한주당 몸집이 워낙 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쉽지 않았는데 몸집을 줄이면 접근이 쉬워지죠. 기존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유동성이 높아지고, 거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할 수 있고요. 그런데 올들어 액면분할에 나선 상장사 주가가 대부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액면분할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충우 기자와 함께 이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올들어 액면분할 사례를 보면,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 그리고 최근에 액면분할에 나선 네이버가 있습니다. 우선 이 기업들 사례를 들어 기업들이 왜 액면분할을 하는지부터 한번 짚어보죠.

기자> 네. 올 3월 주주총회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내용을 되돌이켜보면요. 더 많은 주주가 배당혜택을 받도록 액면분할을 실시한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배당에 중점을 둔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문턱을 낮춰, 즉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주주들이 배당을 받기 용이하게끔 하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주식 액면가를 50대 1 비율로 나누기로 했죠. 시장가격도 액분 전엔 한주당 265만원이었었는데 액분과정을 거쳐 5만 3,000원에 거래를 재개했습니다. 일반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소액투자도 가능해진 것이죠.

소액투자자, 그리고 자산가의 접근성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도 있었죠. 250만원이 넘는 주식이 접근성이 쉽지 않다해서 액분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액분 전에 한 슈퍼개미가 나홀로 삼성전자 주식 8만주를 사들였거든요. 2,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이죠. 당시 시장 상황에 액분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죠.

앵커> 우선 접근성 차원에서 문턱을 낮춘 효과는 있었습니까?

기자> 한국거래소 거래실적 자료를 보면요.

거래대금 기준으로 2017년, 지난해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의 매수 비중은 16.98%, 매도비중은 15.6%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액분 후, 5월 4일부터 어제까지 개인 매수비중을 보면, 29.11%, 매도 비중은 24.14%로 삼성전자 거래에서 차지하는 개인비중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액분 이후 기간을 적용해 지난해 5월 4일부터 10월 22일까지 따져봐도 올해 개인 비중이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주가는 어떻습니까. 당초 기대감이 이어지지 않고 현재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인데요.

기자> 삼성전자의 경우 5월 4일 5만 3,000원에 거래가 재개됐습니다. 그런데 어제 종가를 보면 4만 3,550원입니다. 액분 후 첫 거래일 시초가 대비해서 17.8% 하락했거든요.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도, 시장 반응이 미지근합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우려에 증시 자체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앵커> 삼성전자만의 일은 아닐 것이고 다른 주식들은 어떻습니까.

기자>우선 올들어 액면분할에 나선 기업들만 한번 취합해서 보겠습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가 분석한 자료가 있습니다.

올들어서 19일 기준으로 액면분할에 나선 상장사는 28곳입니다. 그런데 이중 21개 상장사가 액분 후 첫날 종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 액분으로 관심을 모았던 것이 네이버입니다. 액분 후 지난 12일 13만 8,000원에 거래를 재개했는데요. 어제 12만 9,000원에 마감해 주가가 6.5% 떨어졌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이야기를 들어보면, 네이버에서는 거래량 증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는 것이거든요. 그도 그럴것이 최근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습니다. 분석자료를 보면, 자회사 라인 주가 하락으로 네이버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떨어졌고, 글로벌 경쟁 인터넷 기업들 주가가 떨어지면서 포털 가치도 하향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삼성전자부터 네이버도 힘을 쓰지 못하다보니 액면분할 저주란 말까지 나오는데 또 주가가 오른 기업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 만도입니다. 5월 8일 액분 후 첫거래일 종가 대비 38.23% 떨어졌고요.

그런데 기업마다 다른 것이 휠라코리아 같은 경우는 비슷한 시기 5월 9일 액분 후 첫 거래일 2만 5,900원에 거래를 재개했는데요. 어제 종가가 4만 6,050원입니다. 77.8% 주가가 올랐죠. 그런데 비슷한 시기, 액면분할한 만도를 보면요. 9일 4만 5,400원에 거래를 재개했는데, 어제 2만 9,6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34.7% 주가가 떨어졌죠.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액면분할과 주가 상승 여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입니다.

물론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액면분할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유동성이 떨어지는 주식은 실제 기업가치와 주가가 큰 괴리가 생기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에 비춰봤을 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록 시장에서 가격발견기능이 제고되고 시장 신뢰성이 올라간다는 것이거든요. 기업의 기초체력, 즉 펀더멘털을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기업이 주주들의 요구에 관심이 많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홍춘욱 / 키움증권 이사 : 일단 유통주식수 증가 효과도 있고 기업이 오랜기간동안 주주들이 요구 해왔던 것을 수용해준다는 측면을 본다면 기업의 시장에 전달해주는 주주 중시경영 혹은 주주의 요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주는 일종의 신호, 긍정적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뒷받침하는 과거 사례를 보면, 식품회사 고가주의 액면분할 사례가 있습니다. 롯데제과가 2016년 대표적인 사례였는데요. 장기간 업력을 가지고 있어 주당 단가가 높은 편이었고, 오너경영이 강한 편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투자 진입장벽이 낮아져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그리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습니다. 롯데제과 당시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으로 악화된 여론을 돌리기 위해 액면분할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 바 있습니다.

앵커> 네. 이기자 잘들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충우 기자 (2think@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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