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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악재 털어낸 롯데 신동빈, 공격 투자 시동

유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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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제 향후 5년 간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큰 틀에서 기존 주력 사업인 유통과 화학 두 축을 중심으로 5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인데요. 미래 성장을 위해 고용 규모도 확대했습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롯데를 둘러싼 이야기들에 대한 정리와 함게, 이번에 제시한 미래 투자 방향에 대해 유지승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이달 초 8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했죠. 아무래도 밀려있던 그룹 내 과제들이 많다보니 서둘러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중심을 잡는 모습입니다.

기자> 네. 간략하게 배경 설명이 필요한데요. 지난 2월이죠.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뇌물혐의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롯데는 총수 공백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이후 롯데는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을 이어갔는데요. 황 부회장이 신 회장의 구치소를 오가며 그룹의 주요 사안에 대한 보고를 하면서 신 회장은 옥중경영을 지속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국내외 주요 사업 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는데요. 신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8개월 만에 롯데가 숨통을 트게 된 겁니다.

롯데는 신동빈 부재 외에도 앞서 신동빈 회장의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탈환 시도를 지속하면서 사실상 지난 3년 간 비상경영이 지속돼 왔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롯데와 신동빈 회장이 이러한 리스크들을 모두 털어낸 건가요?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데 대해 검찰이 즉각 항소한 상태인데요. 신 회장이 받았던 혐의는 박근혜 정권 당시 롯데가 빼앗겼던 면세점 사업권을 되찾기 위해 정부에게 대가성 후원을 했다는 것인데, 관세청이 점수를 조작해 당초 반납하지 않아도 될 사업권을 되찾았다는 점 등을 볼 때 다시 구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여러번 반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패하면서 사실상 끝난 상태입니다.

특히 신회장이 법정 구속된 상태에서도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주주들이 지지를 보내며 원리더의 위상이 더 공고해졌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롯데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대를 잇는 신동빈 회장의 시대가 열린 것이군요. 신 회장이 그리는 롯데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기자>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은 올해로 98세 고령인데요. 지난해 임기가 만료된 그룹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면서 신동빈 회장의 완전한 원리더 체제가 열렸습니다.

앞서 3년여간 지속돼 온 악재까지 사실상 모두 털어낸 신 회장은 어제(24일) 미래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내년부터 5년간 그룹 내 사업에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는데요.

이번 50조 투자 규모는 롯데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롯데는 앞서 지난 2016년 향후 5년 4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보다 무려 10조가 늘어난 규모입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년을 기준으로 평균적인 연간 투자액은 7조 가량으로, 연간으로도 3조원씩이 늘어난 겁니다.

5년 간의 투자는 기존 롯데 기반인 유통과 화학 두 부문에 집중됐는데요.

유통에선 온라인 업계 1위를 목표로 사업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인프라 구촉에 주력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가장 큰 투자 비중을 둔 화학·건설 분야에서는 국내와 해외에서 대규모 설비를 증설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와 미국 에탄크래커(ECC) 공장 신설에만 수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외에 식품과 관광, 서비스 사업 확대에도 나섭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인데요. 특히 호텔과 면세점의 입지를 넓히는데 집중하고, 이를 위해 해외 인수합병(M&A)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합니다.

지난해 기준 롯데그룹의 자산 규모는 116조원인데요. 롯데는 유통, 화학·건설, 식품, 관광·서비스 등 4개 부문에 91개 계열사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그룹 매출 96조원 중 화학·건설 비중이 32%, 유통이 29%로 두 부문의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기존 주력 사업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이번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겁니다.

앵커> 고용도 늘린다고요?

기자> 네 롯데는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7만 명의 고용을 약속하기도 했는데요. 당장 올해 1만 2000명인 채용 규모를 내년에 1만 3000명으로 10% 가량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풀려난 이후 "투자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부분과 일맥상통한 부분입니다.

신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첫 회의에서도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 나서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신 회장은 어제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 일본으로 출국했습니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을 만나 밀린 현안을 보고 받고 앞으로의 그룹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총수 공백이란 초유의 사태에서 벗어난 롯데가 한숨을 돌린 모습인데요. 지주사 전환 마무리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유 기자 수고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지승 기자 (raintr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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