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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적정임금에 일자리 늘리고...'광주형 일자리 사업' 말은 좋은데 왜 표류하나?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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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노동계가 함께 힘을 모아 적정임금을 보장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취지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습니다. 18일까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해 관계가 엇갈려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권순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일단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에 자동차 공장을 지어 1천여명의 일자리를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현대차는 자동차 공장을 짓고 운영하고, 노동자들은 고액 연봉을 받는 자동차 회사 직원들에 비해 임금을 낮춰 기업의 부담을 줄이며, 정부와 지자체는 예산을 투입해 노동자들의 주거,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상생 협력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입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이해 서로가 양보를 해야 하는 사업인데, 이해 관계가 엇갈려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어제가 국회 예산 심의 기간이었기 때문에 데드라인으로 인식이 됐습니다. 현대차와 광주시 협상단은 1박 2일 동안 협상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오는 18일까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앵커> 어떤 부분 때문에 협상이 지연이 되고 있는 것인가요?

기자> 협상 안건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때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의했던 조건과 내용이 달라지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광주시와 한국노총은 13일 광주형 일자리 실현을 위한 합의문을 채택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차와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광주시 추진단은 주 근로시간을 40시간, 연봉은 3500만원으로 정하고 생산량 변동에 따라 연장, 휴일근무를 하고 별도 수당을 지급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또 향후 임금을 노사 교섭을 통해 결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현대차는 향후 임금을 물가 상승률과 연계해 자동으로 인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사 교섭을 할 경우 노조와의 갈등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단체협약에 대해서도 현대차는 당초 광주시와 합의한 대로 5년간 단체 협약을 유예할 것을 요구했지만 협상단은 이것 역시 노사 협의로 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앵커> 정부와 기업, 노동계의 이해 관계가 엇갈리다보니 협상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경량 SUV 생산 공장이 지속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당초 현대차와 광주시는 경량 SUV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지만 노동계가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친환경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판매 비중이 적은 친환경차 생산을 미리 보장할 수 없고, 기존 현대차 노조와의 갈등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현대차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기아차 노조의 반발도 광주형 일자리 프로젝트의 난관중에 하나입니다.

현대차, 기아차 노조는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면서 기존 공장의 생산 여력이 남는데 추가로 1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이 설립하면 자신들의 일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로 10만대를 추가한다면 다른 자동차 공장의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풍선효과를 불러온다”며 “결국 다른 공장의 임금이 하락하고 일자리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노총과 현대차, 기아차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 광주형 일자리가 임금이 절반 밖에 되지 않는 반값 일자리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앵커> 광주형 일자리의 임금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현대차 직원 평균 임금이 9,200만원이니 광주형 일자리 3,500만원이면 38% 밖에 안됩니다. 하지만 기준을 광주시 평균으로 보면 낮은 수준이라고 볼수만은 없습니다.

광주시 전체 취업자 중 4천만원 미만 소득자가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청년층으로 한정해서 보면 4천만원 이상 호득이 있는 취업자는 1.5%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주택, 공공어린이집 등을 건설해 주거비,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면 가처분 소득은 연봉 3,500만원 이상이 될 수가 있습니다.

앵커> 광주형 일자리 논의는 이대로 끝나는 건가요?

기자> 광주시와 현대차는 일단 18일까지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협상만 잘 된다면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등 당정이 모두 힘을 실어주는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을 배정하는 일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부사항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카 커서 예정대로 진행이 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합니다. 또 광주시 협상단은 임금뿐 아니라 하청업체 납품대금, 경영개입 등까지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은 상황이라 결론을 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경량 SUV는 판매는 안정적으로 되기 때문에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는데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수익성이 높은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경우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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