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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인공지능…자산 관리는 언제쯤?

"아직 걸음마 단계…규제 줄이고 투자 늘려야"
조형근 기자


#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주문할 경우, 증권사는 전문 딜러를 통해 주식 중개를 진행한다. 전문 딜러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싼 가격에 사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최근 코스콤과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공동 주최한 딜링 대회에서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AXE(딥러닝 기반 트레이딩 시스템)는 전문 딜러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 올해 하반기 주식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최근 6개월 동안 -16% 떨어졌고, 국내 주식형 펀드는 -18%라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로보어디바이저를 활용한 공모 펀드는 같은 기간 -4.6% 하락해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인공지능(AI)의 주식 투자능력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AI를 활용한 주식투자가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얻고 있다.

인공지능이 안정적인 투자 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건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AXE의 경우에도 1년치 주식 체결 데이터를 모두 학습한 뒤, 가장 효율적인 시점을 찾아내 주식을 매수하는 딥러닝 방식이 활용됐다.

해외 선진국은 이 기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해외 주요 업체들은 타깃데이트펀드(TDF)나 목적기반투자(GBI) 등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면서, 이 분야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5% 이상 손실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명령이 입력되면 인공지능은 학습된 데이터를 이용해 명령에 맞는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이처럼 주식 중개부터 펀드 운용까지 인공지능 활용 분야가 넓어지자, 자산 관리도 인공지능이 맡게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 "국내 금융업계 인공지능 활용…아직 걸음마 단계"

하지만 국내 인공지능 산업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서 성과를 내고 있을 뿐, 복잡한 분야에 활용된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경우에도 반복 업무에 대한 학습은 가능하지만,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트레이딩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인공지능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로 과도한 규제를 꼽는다. 금융업에서 로보어드바이저 활용을 막는 장벽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직원 상담 없이 온라인으로 투자자 자산관리 계약을 체결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업체들은 자기자본 40억원 이상 갖춰야 했다.

또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펀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투자자들의 펀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데, 큰 자금을 투자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를 출시 했는데 자금이 모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먼저 투자를 해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지만, 기술 개발에 큰 비용을 지출하긴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 금융당국, 규제 완화 움직임 '긍정적'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4차 규제혁파를 위한 현장대화'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비대면 서비스를 위한 자기자본 요건 완화 (40억원→15억원) ▲로보어드바이저의 펀드 직접 운용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타금융기관 자산 위탁 운용 ▲법인이 아닌 개인도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심사 참가 등을 약속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관계자는 "자기자본 요건 완화로 진입 장벽이 낮아져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규제 완화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모 펀드가 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맞춤형 자산 관리를 해줄 수 있다면, 시장과 투자자 모두에게 윈-윈이다"라며 "블루오션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형근 기자 (root04@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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