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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소상공인은 카드수수료 때문에 망하는 것이 아니다"

영세 소상공인·전문가에게 외면받는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유찬 기자

"왜 몸통은 놔두고 자꾸 가지만 건드리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카드수수료 때문에 망하지 않아요."

정부가 26일 소상공인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며 신용카드수수료율 인하 방안을 내놨지만 정작 영세 소상공인들조차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소상공인들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보여주기·물타기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증가와 높은 임대료 등 실제 소상공인을 어렵게 하는 요소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계명 서울지하도상가 상인연합회 회장은 "카드수수료가 낮아지는 것은 좋다" 면서도 "영세 소상공인이 카드수수료 때문에 장사 망했다는 얘기 들어봤느냐"고 되물었다.

매 달 수백만원씩 나가는 인건비와 임대료가 훨씬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에 카드수수료를 내리는 것은 지붕에서 기왓장 하나 빼는 수준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또 "이번 수수료 인하 방안 혜택은 영세 소상공인이 아닌 매출 수십억짜리 상가 주인들에 집중됐다"며 "우리가 볼 때 중견기업이나 마찬가지인 이들이 혜택 보는 것을 왜 소상공인이 좋아지는 것으로 물타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종환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도 "생업과 사업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가 매출 5억원 이하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카드수수료 역차별을 만드는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연 매출 500억원 초과 가맹점은 높은 협상력 등의 이유로 각종 카드사 마케팅 혜택은 물론 매출 규모가 작은 가맹점보다 오히려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아왔다.

쌔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활동가는 "이런 수수료 결정 구조를 외면한 채 우대수수료 기준만 조금 넓히는, 보여주기 선에서 그쳤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가격 변수 중 하나인 수수료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시장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전체 소비자 대다수 혜택은 도외시한 채 영세상인을 위한다는 명분 하나로 내놓은 졸속 행정"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고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장기 계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영업자에 대한 혜택을 다른 산업에서 가져와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카드수수료 인하로 경쟁력없는 업체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핀테크 업체 등 다양한 사업자들을 시장에 진입시키고, 신용카드 결제망이 아닌 대안 결제망을 사용하게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는 요령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찬 기자 (curry30@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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