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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근 기자의 게임세상] 삼성도 뛰어든 '앱마켓' 경쟁...'탈 구글' 가능할까

취재현장에서 독점 발굴한 특종,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 특종과 이슈에 강한 머니투데이 방송 기자들의 기획취재
서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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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특종과 이슈에 강한 기자들, 정보과학부 서정근 기자의 '게임세상' 코너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운영체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후 콘텐츠 생태계도 자연스럽게 구글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이 구도를 깨기 위해 원스토어와 삼성전자가 도전장을 냈고, 해외에서도 '탈 구글'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전통적으로 '하드웨어의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요. 최근 갤럭시노트9에 '포트나이트' 안드로이드 버전을 선탑재하며 게임폰 마케팅을 했는데, 이후 관련한 움직임을 강화했다고 들었습니다.

소프트웨어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인데, 이러한 전략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말씀주시죠.

기자2: 고동진 사장이 총괄하는 삼성전자 IM 부문에 콘텐츠 소싱팀이 꾸려져 있고, 소싱팀이 국내외 게임사들과 콘텐츠 업체들을 접촉하고 있습니다.

토마스 고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 상무가 삼성의 게임 수급을 총괄하고 있구요.

'포트나이트'의 사례처럼 갤럭시폰 이용자가 다른 휴대폰 이용자들보다 먼저 기대작을 즐길 수 있도록 독점 공급하는 것이 핵심전략입니다.

최근 원스토어와 제휴를 맺어, 원스토어에 입점한 게임사가 원하면 갤럭시앱스 스토어에도 콘텐츠를 연동하게 했는데요. 독점이 아니라도 콘텐츠 풀을 넓혀가는 방안도 함께 추진중입니다.



앵커2: 이제 곧 갤럭시S10이 나올 텐데요, 또 어떤 핫한

게임을 독점으로 선보일 지 궁금해지는데요,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2: 최근 삼성전자가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언틱에 4000만 달러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습니다. 나이언틱은 '해리포터'를 소재로 한 증강현실 게임을 개발 중입니다.

양사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팩트로 보이는데, 성사 여부를 예단킨 어려워 보입니다. 성사된다면 갤럭시노트10이 출시될 때 '해리포터AR'을 독점게임으로 모셔올 수 있겠죠. 갤럭시노트 매직펜을 게임 즐길 때 마법 지팡이처럼 활용하면 제격이죠.

나이언틱이 구글에서 분사한 회사로, 구글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점, 삼성의 콘텐츠 강화가 구글 중심 콘텐츠 생태계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성사가 이뤄질지 흥미를 모으는 대목입니다.

반면 '독점'을 전제로 한 국내업체 참여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양상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엔씨소프트가'리니지M'을 출시할 때도 갤럭시스토어 독점 입점 제안을 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결국 김택진 대표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습니다.

갤럭시S10이나 갤럭시노트10을 내놓을 때도 엔씨나 넥슨, 넷마블의 주력게임을 독점으로 공급하길 원할 텐데 이들이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찾는 구글 마켓보다 갤럭시앱스로 선출시할 가능성은 사실 희박해 보입니다.



앵커3: 갤럭시 시리즈는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단말기인데요, 여기에 게임을 독점으로 담아서 내면 게임사에도 도움이 되는거 아닌가요?


기자3: 예를 들어 '리니지2M'이 갤럭시폰 출시시기에 맞춰 선탑재되서 들어가면 다른 폰 이용자들은 독점 기간이 끝나는, 예를 들어 한달이나 석달 뒤에나 이 게임을 접할 수 있겠죠.

같은 날에 서비스를 시작해도 먼저 레벨업하기 위해 자동 사냥 프로그램 돌리고 유료 아이템 상품을 구입하며 이용자들이 경쟁하는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시기 자체를 갤럭시폰 보유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차별하면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어렵겠죠.

게임사가 구글 눈 밖에 나는 행동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고, 상장사의 경우 IR에도 큰 제약이 있습니다.

앵커4: 어떠한 점에서 리스크가 되는지요?

기자4: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의 앱마켓이 하나로 뭉쳐 탄생한 원스토어가 현존 토종 앱마켓 중 대표선수인데요. 이 쟁쟁한 기업들이 손을 잡아도 통합마켓 매출이 구글플레이 매출의 반에 반도 못 따라갑니다 이용자 풀이 구글 마켓에 이미 집중됐기 때문이죠.

상장 게임사들이 신작을 내면 초기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가 몇위인지를 두고 일희일비합니다. 빅 마켓에서 톱 랭커로 등극해야 대세감을 줘서 이용자들이 더 몰리고,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니까요.



같은 게임이 원스토어로도 나가서 매출이 발생하면 마켓 수수료가 20%에 불과합니다. 30%를 받는 구글플레이 보다 저렴하죠. 그래도 넷마블이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출시할때 원스토어로는 내지 않았지요. 매출이 마켓별로 분산되어 구글 마켓의 집계 순위가 하락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죠.

그런걸 다 감수하고 '탈 구글' 선언하고 갤럭시스토어에 독점 입점하면 구글이 "섭섭하다. 오늘만 살고 말거냐. 해외 진출은 안할거냐"라고 압력 넣으면 버티기 쉽지 않죠.

실제로 예전에 넥슨이 '피파온라인3'의 모바일 버전 '피파3M'을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는 방안을 타진하다 구글의 압력에 백지화한 사례도 있습니다.

앵커5: 북미 이용자들이야 그렇다 치고 왜 우리 이용자들도 국내 기업들이 만든 앱마켓이 아닌 애플, 구글이 만든 앱마켓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을까요.

기자5: 초기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둔 경쟁과 역학의 결과 때문입니다.

애플의 아이폰 열풍이 불 때 삼성전자도 옴니아 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냈는데, 옴니아는 삼성의 자체 운영체계를 탑재했습니다. 결과는 실패였고, 갤럭시 브랜드를 낼 때는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해 성공했습니다.



이 때만 해도 SK텔레콤 이용자는 T스토어를 쓰고 다른 통신사 이용자는 통신사 고유의 대표 앱마켓을 이용했지요. 그런데 갤럭시폰의 흥행을 기점으로 안드로이드 OS를 장착한 휴대폰이 국내에서 대세가 되면서 기본 선탑재된 구글 앱마켓 이용도 보편화 됐습니다.


스마트폰 개화기였던 당시에 북미 시장의 콘텐츠가 담긴 구글마켓이 보다 매력적으로 보였고, 점차 이통3사의 앱마켓은 힘을 잃었습니다.

앵커6: 삼성전자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진 않을텐데, 간단치 않은 싸움인 것을 알면서도 뛰어들었군요.

기자6: 삼성전자와 국내 이통사들은 하드웨어를 장악하면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따라온다고 봤을텐데, 운영체계를 장악한 구글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죠.

양질의 OS를 구글이 공짜로 제공하니 받아들였는데, 구글의 앱마켓을 통해 한국에서 발생하는 총매출이 5조원 가량이 될만큼 성장한 것이죠. 이 매출 중 게임의 비중이 절대적이구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지금보다 더 많이 파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세계 각국의 콘텐츠 생태계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앵커7: 쉽진 않겠지만 만약에 국내 주요 업체 중 '탈 구글'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그나마 높은 곳은 어디일까요?

기자7: 그나마 엔씨가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리니지' 시리즈 이용자들의 탄탄한 결집력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손을 잡거나 아예 남에게 수수료 떼주지 않고 수익을 온전히 가지겠다며 자체 플랫폼을 구성해 출시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아 보입니다.

구글이 "오늘만 살고 말거냐"하고 압력 넣어도 "우리가 알아서 할께"
하고 버틸만한 맷집이 있고, '해외 진출은 안할거냐"라고 압박하면 "우리 '리니지' 시리즈는 어짜피 해외에서 잘 안팔려"라고 받아치는 것도 가능한 회사죠.

물론 '리니지2M'으로 그런 모험을 하기는 쉽지 않고, '블레이드앤소울' IP로 만드는 모바일게임 3종 중 하나 정도는 시험 삼아 시도해 볼 법 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8: 우리 업체들이 '탈 구글'을 선택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문제로 보이네요. 향후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기자8: 삼성전자의 시도에 국내 업체들은 쉽게 호응하기 어려울텐데요, 앞서 나이언틱의 사례를 말씀드렸듯 해외 콘텐츠 강자와 제휴해 분위기를 달구지 않고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국내 독점 콘텐츠에는 보다 파격적인 댓가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구요.

갤럭시앱스 마켓의 경우 파트너 개발사는 20%, 일반 개발사는 30%를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에픽게임즈나 밸브, 원스토어 등이 수수료를 20% 이하로 낮추며 가격파괴 경쟁에 나선 것 감안하면 삼성의 수수료가 높아보이는 감도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세계 최고 휴대폰에 선탑재해 입점시켜주는 것이 '혜택'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콘텐츠 업체에는 '리스크'로 받아들여지거든요.

구글이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 때 자신들이 마케팅 비용 일부를 부담하며 넷마블과 협업한 것처럼 삼성도 게임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게 할 당근을 내놓을 필요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서정근 기자 (antilaw@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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