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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유광열 사장 친정복귀…성장통 겪는 동화약품

갈피 못잡는 동화약품, 수장까지 또 잃어
소재현 기자

사진 : 뉴스1


동화약품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표이사를 잃었고, 내실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 유광열 사장은 취임 10개월만에 사임했다. 유광열 사장은 직전 회사인 지오영으로 복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광열 사장은 일반의약품 그리고 도매유통까지 섭렵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일반의약품 매출비중이 높은 동화약품의 사령탑이 됐으나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친정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유 사장 이외에도 동화약품에서 10년간 홍보를 맡았던 유병희 부장도 알보젠코리아 홍보담당 이사로 자리를 옮기고, 다수의 임원·팀장급 인력들이 이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어느정도 예상된 행보라는 모습이다.

동화약품은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총 6명의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임기를 끝까지 채우고 물러난 대표가 없다.

2008년 동화약품 이사를 지냈던 조창수 사장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대만·홍콩 얀센에서 활동했던 박제화 사장, 2013년 이숭래 사장(前 화이자 국내영업 이사, 2015년 오희수 사장(前 동화약품 OTC사업부 상무이사), 2016년 손지훈 사장(前 박스터 코리아 대표이사), 2018년 유광열 사장(前 지오영 그룹총괄 사장) 등이다.

그간의 대표이사 활동내역을 살펴보면 일반의약품 전문가와 전문의약품 전문가가 혼재된 양상이다.

동화약품은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타 제약사에 비해 높은편이다.

2018년 6월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동화약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활명수류(까스활명수큐액, 미인활명수 등)는 563억 7,900만원, 후시딘류(후시딘연고, 후시딘겔, 후시딘밴드 등) 191억 4,200만원, 판콜류(판콜에이, 판콜에스) 230억 9,400만원, 치아관리 제품인 잇치가 134억 4,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7년 기준 2,588억 8,100만원을 올린 동화약품의 전체 매출액에서 약 43%가 일반의약품에서 발생했다. 일반의약품 비중이 높아 한계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동화약품은 체질개선을 위해 외부인사 영입에 주력했고, 글로벌 제약사를 중용했다. 박제화, 이숭래, 손지훈 前 사장들 모두 글로벌 제약사 출신이며, 최근 사임한 유광열 사장도 글로벌 제약사를 경험했던 인사다.

그러나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전문가를 번갈아 대표로 선임하는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최근 사임한 3명의 대표만 봐도 알 수 있다.

오희수 전 사장은 OTC 마케팅 부장, 약국사업부 이사를 거쳐 현재 OTC 사업부 상무이사를 거쳐 대표에 올랐다. 일반의약품에 주력했던 인사다. 사임 이후 교체된 인물은 박스터 출신의 손지훈 전 사장이다. 보스턴대학에서 MBA를 취득하고 글로벌 제약사 BMS를 시작으로 제약업계에 입문한 이후 동아제약, 박스터를 거친 인물로 전문의약품에 주력해 왔다. '

최근까지 동화약품 경영을 맡았던 유광열 전 사장은 일반의약품과 도매유통 전문가로 알려진다. 질레트코리아, 한국존슨앤드존슨, 월마트코리아 머천다이징, 화이자 컨슈머헬스케어 등 비교적 일반의약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욱이 올해 예상 매출액은 기존 최고치를 넘어서는 3,000억원대 매출이 유력하지만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 제품을 가져다 판매하는 이른바 상품매출의 비중이 높다.

GSK의 오트리빈(비염, 콧물 증상 완화), 헨켈의 홈매트, 제리아의 미니온(진통소염제), 젠자임의 세프라필름(유착방지제), 사노피의 플라빅스(항혈전제), MSD의 레메론(정신신경용제), 화이자 졸로푸트(정신신경용제) 등이 대표적이다.

상품매출은 일종의 도매업 성격으로 동화약품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의 34.3%가 상품매출로 이뤄졌다. 타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말이다.

결국 동화약품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에 앞서 체질개선과 명확한 방향성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연이은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CEO들의 무덤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동화약품이 내년 체질개선과 새 대표이사 모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소재현 기자 (sojh@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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