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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듀크코리아 "경남제약 최대주주 의혹 깨끗이 소명할 것"

"자금출처 낱낱이 소명할 것...소유-경영 완전분리, 이중감시 체계 구축"
이대호 기자



경남제약 신규 최대주주인 듀크코리아가 최근 한국거래소가 경남제약 상장폐지 심의를 결정하게 된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 조목 해명하고 나섰다. 직접 자본 투명성을 입증하고, 소유-경영 분리를 확실히 실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코스닥시장본부 기업심사위원회를 통해 경남제약을 상장폐지로 심의(1월 8일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결정)했다. '최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투명성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이는 주권매매거래 정지를 풀어주지 않고 있는 일관된 이유이기도 하다. 거래소는 경남제약 최대주주 변경이 올해만 4차례 시도된 가운데 그 어떤 것도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기심위에서는 지난 11월 14일 경남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선 마일스톤KN펀드가 집중 조명을 받았다. 마일스톤KN펀드는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모집된 같은 이름의 사모펀드(34.6%)와 업무집행조합원(GP)인 코리아에셋투자증권(0.3%), 그리고 최다출자자인 듀크코리아(65%)로 구성됐다.

경남제약은 신규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 신탁자 17명과 듀크코리아 출자자 5명에 대한 정보를 모두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그럼에도 거래소는 의혹을 풀지 않고 있다. ▲기존 에버솔루션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일부(듀크코리아) 남아 있다는 점 ▲자본의 출처가 의심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올해 초부터 경남제약 4번의 M&A를 연속 보도하고 있는 머니투데이방송(MTN)이 듀크코리아 관계자들을 어렵게 만났다. 그들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언론 플레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일까 민감해 했다. 듀크코리아는 개인정보 유출 등에 극도로 민감해 하면서도 직접 의혹을 풀지 않고서는 경남제약을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해 인터뷰에 응했다.

이번 인터뷰는 듀크코리아 주요 출자자인 최 모 씨를 서울 삼성동 한 증권사 회의실에서 만나 진행됐다. 에버솔루션과의 관계, 사채업자 및 조폭 연루설, 투자금 출처, 향후 계획 등을 물었다. 구술 답변을 그대로 옮긴다. 에버솔루션, 경남제약 사측 관련 부분은 별도의 미팅과 전화통화로 취재한 내용이다.


■ 명패갈이 의혹..."에버솔루션과 관계, 부정한 적 없다"

우선 명패갈이 의혹에 대해 물었다. 거래소는 "에버솔루션에 투자했던 자금이 듀크코리아로 일부 넘어갔다"며, 에버솔루션이 사실상 간판만 바꿔 경남제약에 재진입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에버솔루션을 통해 경남제약 투자 기회를 알게 된 것은 맞다. 에버솔루션에 투자했던 일부가 남아 듀크코리아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다. 이미 한국거래소에 에버솔루션, 듀크코리아 관련 정보를 모두 제출했다. 일부 이름들이 양쪽에 그대로 남아 있고, 그걸 한국거래소에서 확인할 것은 뻔한 일이다. 이름을 숨기려면 다른 이름으로 바꾸지 않았겠나"

"우리는 에버솔루션을 통해 경남제약 투자 기회를 받은 것뿐이다. 에버솔루션 소개로 투자했던 사람들이 모두 기업사냥꾼으로 의심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경남제약을 살릴 의지와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다. 다만 엑시트를 바라지 않는 투자자, 100년 200년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여러 의혹 때문에 그냥 펀드도 아니고 신기사(신기술금융사업회사)로 증권사와 함께 들어간 것이고 자금출처 소명 다 하고 2년 보호예수까지 걸었으니 단타 투자는 아니다"


■ 듀크코리아는 누구?

듀크코리아는 어떤 자금으로 구성됐는지 출처를 밝힐 수 있는지 물었다. 전략적투자자(SI)로서 경남제약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의혹의 시선은 하나금융투자를 통해 모집된 마일스톤KN펀드 투자자들에 맞춰졌었다. 그들은 모두 17명, 각자 1억~10억원을 투자한 개인투자자로 소명됐다. 재무적투자자로서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자금, 신탁된 자금이어서 소명이 어렵지는 않았다. 개인정보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해야 해서 개인별 동의를 받는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듀크코리아의 최대 출자자는 약 50억원을 투자한 개인 최 모 씨다. 거래소는 최 씨가 누구인지, 최 씨의 뒷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듀크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의심이 거듭된다면 어떻게 번 돈인지까지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세금 낸 자료가 있으니 그 자금 출처를 다 소명할 것이다. 최대출자자는 비상장 시절 셀트리온에 투자해 큰돈을 버신 분이다. 단타가 아니다. 셀트리온 비상장 시절부터 엔젤투자자로 나서 20년간 투자하신 분이다. 증권사 임원까지 하셨고, 지금은 중견 운용사로 성장한 자산운용사를 창립한 분이기도 하다. 이미 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 실명 정보가 다 들어가 있다. 조금만 알아보면 증권업계에서 아실만한 분이어서 소명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었다."

"듀크코리아는 경남제약 투자를 위해 만든 SPC(특수목적법인)이다. 각자 얼마를 투자했고 어떤 사람들인지 다 소명할 것이다. 기업사냥꾼부터 사채업자, 조폭 등 정말 많은 의혹을 받았다. 지금도 많은 투서가 들어간다고 한다. 소명할 수도 없는 너무나 황당한 말들이다. 우리가 소명을 해도 외부 투서와 심증만으로 경남제약을 상장폐지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나"


■ 경남제약 상장폐지 바라는 세력 있다?

경남제약 안팎에서는 "경남제약 상장폐지를 바라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에 계속해서 많은 투서를 넣는 사람들이 있고, 상폐가 되면 경남제약을 '싼 값에 먹으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경남제약은 올해 4번의 M&A를 거치며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생겼다. 그 과정에서 여러 소송도, 물리적 충돌(3월 임시주총)도 빚어졌다. 투서 대부분은 실제 입증되지 않는 의혹 수준이지만 이것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사채업자 ㅇㅇㅇ씨, 조직폭력배 ㅇㅇㅇ파가 연루돼 있다는 말까지 있었다"며, "이건 입증하기도 어렵고 사실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정상적 M&A를 방해했다?

한국거래소 일각에서는 에버솔루션이 경남제약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정상적인 M&A를 방해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지난 5~6월 당시 경영진이 추진한 공개M&A를 에버솔루션이 훼방 놓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당시 경영진은 KMH아경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구체적 가격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된 바 있다.

최씨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못 사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안 산 것이다. KMH는 신규 유상증자를 최소한으로 하고 구주를 많이 인수하면서 전환사채(CB)도 싸게 인수하려고 했다. 이런 방식은 경남제약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경영 개선에 도움 되는 구조가 아니었다. 때문에 당시 에버솔루션, 소액주주, 노조, CB권자 등의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KMH는 오히려 경남제약 인수를 추진하며 그들의 이름을 알렸고,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후 그들은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 경영 투명성 강화 방안은?

듀크코리아는 경남제약의 경영 투명성을 높힐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진을 주식 1주 없는 사람들로만 새로 구성하겠다고 했다.

최씨는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할 것이다. 경남제약 지분을 가지고 있던 기존 이사들은 모두 사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듀크코리아, 소액주주 등을 대표해 이사로 선임된 사람들이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 소유와 경영을 완전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김주선 대표이사만 유지하도록 할 것이다. 김 대표는 주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고 해외영업에 강점을 가진 전문가다."

(김 대표는 한샘 등에서 쌓은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 대형 한인마트 체인점에 레모나 입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당초 계획한대로 감사실을 설치할 것이고, 제도권에서 추천 받은 사람을 포함해 경영진을 감시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혁신위원회를 만들어 경영진을 견제하는 동시에 더 나은 경영을 자문 받도록 할 것이다. 명망 있는 교수, 제약사 임원 출신, 권위기관 출신 등을 물색 중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지금의 경남제약은 돈 빼먹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미 지정감사 3년이 시작됐다. 보호예수는 2년이지만 지정감사는 그보다 긴 3년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들어온 자금도 특별관리 계좌로 관리 중이다. 누구도 함부로 손대지 못하게 하고 있다. "

"경영지배인 2명은 지난 19일 사임했다. 이번에 거래소에서 대표이사가 선임된 이후에도 왜 경영지배인이 아직 남아 있냐는 지적을 받았는데 인수인계 작업, 소액주주들을 통한 재신임마저 부정적으로 보신 듯 하다. 당초 거래소에 제출한 개선안에도 경영지배인은 내년 '정기주총' 때 나가는 걸로 돼 있었다."


■ 타법인 출자는 '미정'

듀크코리아는 경남제약을 신약 개발이 가능한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법인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재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M&A 이후 타법인 출자를 무자본M&A의 주요 과정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타법인 출자는 미정이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했는데, 새 경영진이 세팅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새로운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남제약은 경영개선 계획안을 새로 마련해 한국거래소에 곧 제출할 예정이다. 소유-경영 분리와 경영진 견제감시 장치, 자본 출처 등을 명기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거래소는 1월 8일(예정)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경남제약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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