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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공 넘겨받은 국민연금 기금위…한진칼·대한항공 압박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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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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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어제(23일) 한진칼·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관련 의견을 기금운용위원회로 넘겼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는 부적적인 의견이 다수를 이뤘는데요. 다만 이사 연임은 반대하기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총수일가에 대한 압박 가능성은 남겨뒀습니다. 기금위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증권부 조형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우선 상황 설명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기자> 네. 우선 국민연금 최대의사결정기구인 기금위는 지난 16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안건을 논의했는데요.

하지만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수탁위에 안건을 부의해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다시 기금위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지난해 8월 출범한 민간 전문가 기구인데요.

9명으로 구성된 주주권행사 분과 위원들은 어제(23일) 한진칼·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와 행사 범위를 검토했습니다.

회의 결과, 수탁위 다수 위원들이 '적극적 경영참여'에 대해서 부정적 의견을 냈습니다.

수탁위는 해당 내용을 기금위에 전달할 예정으로, 기금위는 수탁위 의견을 토대로 빠르면 이달말 또는 다음달 초에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앵커>
부정적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고 하는데, 위원들이 주주권 행사에 반대 의견을 낸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주주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찬성 측 의견과 기금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대 측 입장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원 5명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경영참여'에 반대의견을 표한 반면, 2명은 찬성의견을 냈습니다.

나머지 2명은 한진칼에 대해서는 찬성, 대한항공에 대해선 반대했는데요.

정리하자면 한진칼에 대한 의견은 5(반대)대 4(찬성)로 박빙이었고, 대한항공에 대한 건 7(반대)대 2(찬성)였습니다.

반대 측은 경영 참여를 위해서 투자 목적을 변경해야 하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지분을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데요.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할 경우, 지분 1주 이상 변동시 5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6개월 안에 발생한 매매 차익은 모두 반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벌써부터 힘이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수탁위가 예상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주주 권리 행사에 대한 의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수탁위는 '적극적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한진칼·대한항공 이사 연임 반대' 안건에 대해서도 논의했는데요.

조양호 회장 등 이사 연임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7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습니다. 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결정입니다.

한진칼의 경우, 석태수 대표를 비롯해 등기 임원 4명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사외이사 임기는 1년 더 남았지만, 대한항공 이사직 임기는 오는 3월 17일까지 입니다.

적극적 주주권행사가 아니더라도, 주총 표대결에서 사모펀드(KCGI) 쪽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의결권을 통해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적당한 수위의 압박은 가능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앵커>
시장에서는 이번 수탁위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첫 사례이다보니 수탁위가 부담을 느낀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과도한 경영개입' 우려까지 나오자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사모펀드인 KCGI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독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한진칼·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사모펀드와 연계된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주총이 표대결로 번질 경우, 조 회장 일가도 부담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기금위의 최종 선택과 한진그룹의 반응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기금위에서 수탁위 의견과 반대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기자>
기금위에서도 충분히 수탁위 의견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서 수탁위에 안건을 부의할 때 " 수탁위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다시 기금위 내에서 논의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었는데요.

수탁위에 전문적인 검토를 거친 의견을 들어보겠지만, 그대로 의견을 따르지 않고 새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또 수탁위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 만큼, 합의된 하나의 의견을 전달하기보다 내용 그대로를 기금위에 보고하기로 해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을 남겨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도 변수로 떠오르는데요.

문 대통령은 어제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라며 "틀린 것은 바로 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첫 스튜어드십 코드 논의인 만큼, 다가오는 기금위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조형근 기자 (root04@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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