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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3년 간 준비한 먹튀·세탁?...논란의 페르노리카

페르노리카 전직 임원이 '임페리얼' 판권 인수..."구조조정 위한 꼼수"
유지승 기자

장 투불 페리노리카코리아 사장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노조파괴, 브랜드 매각, 구조조정, 고배당 잔치, 직원에 갑질 등 여러 의혹과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페리노리카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위스키 업체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브랜드 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국법인은 1992년 설립했다.

회사가 내홍을 겪기 시작한 건 3년 전인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9월 한국법인에 프랑스 국적의 장투불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당시는 위스키 시장 성장이 꺾이면서 실적 하향세가 시작됐고, 위스키 업계 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시장 점유율도 내려앉으며 3위로 밀려난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회사는 직원들을 내보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직원 절반 이상을 줄인다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내부 충돌을 빚고 있다.

문제는 단순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조 측과 직원들은 "겉보기엔 단순 구조조정으로 보이지만, 수 년간 준비한 외국계 회사의 전형적인 먹튀 수순"이라며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 송치 앞두고 대규모 구조조정?

지난 22일 장투불 사장은 대표 브랜드인 임페리얼의 판권 매각과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장 사장은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회사의 생존을 위해 희망퇴직을 받겠다"며 "정규직을 221명에서 94명으로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페르노리카코리아 노조는 즉각 "전형적인 먹튀 행태"라며 반발했다. 노조를 탄압하고, 고배당을 챙기기 위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장 투불 사장은 노조 파괴 발언을 한 것 등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노동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돼 검찰 기소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노동청은 직원들이 고발한 임원 A씨의 갑질과 성희롱 문제에 대해서도 혐의를 인정하고 회사에 징계 조치를 내리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약 2개월째 A씨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임원 A씨는 한국말에 서툰 장 사장을 대신해 경영 전반을 전두지휘 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당시 문제제기를 한 직원들에게 장 사장은 "욕설은 불법이 아니다"라며 A씨를 두둔해 논란이 일었다.

A씨는 직원들에게 성희롱, 각종 욕설과 더불어 '자신이 씹던껌을 씹어라. 고기를 던지며 먹어라', 또 주말에 자신의 집 청소를 시키는 등의 갑질을 일삼아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 사장이 검찰 송치를 앞두고 돌연 임페리얼 판권 매각을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직원 감축을 추진해 배경을 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는 경영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결정이라고 했지만, 프랑스 본사로 매년 고배당금을 송금하고 있는 만큼, 이번 매각 결정이 오직 한국 근로자만을 희생시키는 프랑스 기업의 이기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노조파괴와 배당잔치 위한 꼼수"...전형적 외국계 '먹튀 경영'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직원을 타깃화 해 희망퇴직을 강제하며 또 하나의 논란을 낳고 있다.

노조 측은 "특정 직원들을 불러 퇴직금 명세서를 전달하고 2월 1일까지 퇴사할 것을 강요했다"며 "본사가 구조조정 명단을 이미 정해놓은 것"이라며 반발했다.

임페리얼 판권 매각이 '직원 세탁'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를 없애고 회사에 우호적인 직원들만 남기기 위해 매각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운을 뗐다.

임페리얼을 인수하는 드링스인터내셔널은 김일주 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가 별도로 설립한 회사다. 김 대표는 과거 페르노리카코리아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이어 "제3의 특수관계 회사를 설립해 그 구실로 임직원을 정리하려는 것"이라며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임페리얼 판권을 되찾아와 다른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페르노리카가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작업"이라며 "2016년 장 투불 사장 취임과 임원 A씨를 영입해 한국 최대 법무법인 등의 자문을 받아 부당노동행위를 실행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회사 측은 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 3건을 진행 중이며(1건은 무혐의로 사건 종결), 6개월 정직과 같은 부당징계 등 노조 탄압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고배당 잔치'도 논란이다. 2011년부터 7년 간 실적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수년 간 수백억원의 고배당을 이어왔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금으로 챙겨간 돈은 926억원으로 집계된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지난해 1,000억원대(1,038억원)의 매출과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높은 배당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에도 국세청으로부터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아 1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이 났는데도 220억원을 배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 본사는 "사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한국 내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조직 변화로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는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 사장의 노조 파괴 의혹과 먹튀 논란, 노동청 조사 결과에 따른 임원 A씨의 징계 조치를 하지 않는 이유 등에 대해선 답변을 미뤘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유지승 기자 (raintree@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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