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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생리대 광고, 빨간색을 입다

생리대 광고에 잇따라 등장하는 붉은색 생리혈
소통·공감 강조하는 업계 노력 반영
유찬 기자

유한킴벌리 화이트 광고가 붉은색으로 가득 찼다

빨갛지만 빨갛다고 할 수 없었다.

그동안 생리대 광고에서 빨간 생리혈은 보통 푸른색 용액으로 표현되곤 했다. 정작 생리대 광고에서도 생리라는 현상을 숨기거나 터부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또 광고 내용은 주로 상쾌함, 깨끗함을 앞세워 실제 여성들이 생리 기간 느끼는 불편함이나 찝찝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처럼 인위적인 모습이 강했던 생리대 광고가 최근 바뀌고 있다. 원래 모습대로, 자연스러운 생리 기간의 변화와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광고가 늘었다. 본래 빨간색인 생리도 자신의 색을 찾았다.

유한킴벌리 화이트는 새 광고에서 1995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광고에 붉은색 용액을 사용했다. 생리기간 여성의 몸 속 변화와 어려움을 빨간방 안에서 의인화된 생리를 통해 현실적으로 나타내는 등 기존의 깨끗함 위주 광고 표현 방식에 큰 변화를 줬다.

유한킴벌리 담당자는 "있는 그대로 소통할 수 있는 생리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광고도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현실성있게 표현하며 함께 공감하고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기농 여성용품 브랜드 라엘도 최근 선보인 디지털 캠페인 영상에서 실제 생리혈의 붉은색을 그대로 살렸다. 생리혈이 생리대에 흡수되는 장면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생리 기간 여성의 고충에 더 공감할 수 있게 했다.
붉은 생리혈,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담은 라엘 캠페인 영상

또한 20대 젊은 여성 위주로 등장하던 광고 속 모델도 다문화가정 모녀, 학생, 외국인 등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연령대 여성들로 바꿨다.

이같이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는 업계 움직임은 2년전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을 겪으며 더 적극적이고 깐깐하게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하는 소비자 마음을 잡으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 등 기존 업체는 생리대 파동 후 2년 동안 영업이익이 대폭 줄거나 적자로 돌아섰고, 그사이 안전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며 유기농 생리대나 면 생리대를 파는 업체는 성장을 지속했다.

위축되는 일회용 생리대 시장에서 대형 업체는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신생 업체는 새로운 고객층을 만들어내려는 동상이몽 속 경쟁이 빨간색을 입은 광고에도 나타나고 있다.


유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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