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 시그널..."변화 대응해야"
조정현 기자
[앵커멘트]
금리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얘기해왔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상황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처음으로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 총재는 대내외 위험요인이 악화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조정현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3년만에 기준금리 인하 신호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한국은행 창립 기념식에서 이주열 총재는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재가 "변화에 따른 대응"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주열 / 한국은행 총재 :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하여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당시만 해도 이 총재는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불과 10여일 만에 바뀐 시그널은 대외적 경제 여건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가장 큰 위험요인인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가 나쁜 쪽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역분쟁이 곧 타결될 것이란 기대가 틀어졌고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도 늦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노동시장 유연안정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 등 체질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총재의 인하 시그널에 대해 "완화적 기조 가능성이 더 진전했다"고 거들었습니다.
다만 인하 시기가 연내일지, 해를 넘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립니다.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낮은 상황에서 선제적 인하는 자칫 금융시장 불안만 야기할 수 있습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위원 : 금리가 높아서 투자를 안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등을 공언했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결국 금리 인하 여부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조정현입니다.
조정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