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는 옛 말… "정유업계 하반기도 기댈 곳 없다"
김주영 기자
[앵커멘트]
꾸준한 수익을 내며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담당했던 정유업계가 2분기에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제품 수요가 급격히 줄며 '정제마진' 이 악화했기 때문인데요. 하반기에도 기대할 요인이 없어 정유업계가 한숨을 짓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사내용]
2분기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1,3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90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고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습니다.
지난 3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그룹의 현금창출원,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정유 4사가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은 '정제마진'이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값과 수송ㆍ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성 척도로 통합니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배럴당 5달러 선을 유지해야 손해보지 않는 구조인데, 올해 상반기엔 평균 3.5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달 정제마진이 올라가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현 상황을 보면 하반기에도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 정유사들이 생산을 줄이면서 7월 일시적으로 6달러까지 올랐던 정제마진은 8일 기준 다시 4달러 대를 기록했습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 :
"경기 후퇴로 자동차 운행 자체에 수요가 좀 줄어든 걸로 파악되고 있어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수요 약세 현상이 8월~9월 계속 이어질 거라 예상되고요. 반면 공급 측면에서 새로운 신규 설비 가동이 3군데 아시아쪽에 가동이 예정돼 있습니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악화로 인한 실적 침체를 일시적 충격이 아닌 지속적이고 구조적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전기차, 수소차 보급이 확산되면 정유산업은 설 곳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정유업계가 최근 잇달아 석유화학 설비를 늘리고 있는 것도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닌 정유산업 침체에 대비한 방어 대책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주영입니다.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