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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CFD]③ 커지는 큰손, 경쟁하는 증권업계, 깜깜이 금융당국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되며 'CFD 전성시대' 전망...금감원, 실태 파악도 못해
이대호 기자



주식 큰손들 사이에서 CFD 인기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와 함께 CFD 가입 문턱도 낮아질 전망이어서 CFD 규모가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아직 관심 밖이다.


■ "찾아뵙겠습니다"...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CFD

CFD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투자자만' 가입 가능하다.

전문투자자 기준은 자산 규모다. 현행 기준 금융투자상품 계좌에 '5억원' 이상 잔고가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총자산 10억원 이상'이나 '연소득 1억원 이상' 둘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CFD를 문의하기 위해 증권사에 전화하면 전담부서를 연결해준다. 콜센터 차원에서 응대할 단순업무가 아니라는 의미다. CFD는 엄연한 장외파생상품이다. 전담부서 직원은 CFD에 관한 '대략적인' 구조만 설명해준다.

수수료율, 레버리지 비율, 프라임브로커 등과 같은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저희가 직접 찾아뵙고 설명드리겠습니다"라는 말로 대신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점과 그 가입대상이 고액 자산가라는 점에서다. 실제 CFD를 이용 중인 고객들은 전담 관리직원의 케어를 받는다.

■ 전문투자자 문턱↓..."CFD 전성시대 온다"

CFD는 이제 개화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가입자 증가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

특히 '전문투자자' 문턱이 낮아지면서 CFD 가입자도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개인 전문투자자 인정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우선, ▲투자경험 요건을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초저위험 상품 제외)'으로 대폭 낮췄다. ▲손실감내능력 요건도 '연소득 1억원 또는 총자산 10억원 이상' 에서 '연소득 1억원(부부합산 1.5억원) 또는 순자산 5억원(거주주택 제외, 부부합산 가능)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개인 전문투자자 수가 작년말 기준 약 1,950명에서 약 15만~17만명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여기에 금융관련 전문지식 보유자 22만명을 합하면 추정치는 37만~39만명으로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위는 전문지식 보유자(전문자격증 보유 혹은 금투업 종사자)의 경우 투자경험 요건만 충족하면 전문투자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전문투자자 요건은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이었다. 그 사이 손실감내능력 요건이 신설되기는 했지만, 투자자산 기준만 놓고 보면 전문투자자 기준이 약 4년만에 '100분의 1'로 낮아진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CFD는 이제 개화기를 맞을 것"이라며, "대부분 증권사가 CFD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객 유치 경쟁 본격화..."큰손이라 더 중요해"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선두 교보증권을 따라잡으려는 후발 DB금융투자, 키움증권의 공세가 거세다. 수수료 할인과 상품권 제공, 현금 입금 등을 통해 환심을 사고 있다.

CFD 가입고객 대부분 고액 자산가라는 점에서 증권사들에게는 신규고객 유치 의미가 더욱 크다.

교보증권은 표면적으로 거래수수료 0.7%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협의수수료로 그 절반 이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은 거래수수료 0.15%를 내세워 업계 최저를 강조한다. DB금융투자는 5,000만원 이상 거래시 협의수수료 0.15%를, 그 이상일 경우 금액에 따라 0.1%까지도 적용해준다.

신규 고객에게 상품권 혹은 현금 5만원 지급은 기본이다. 수십만원대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간헐적으로 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되고 CFD 가입 가능 고객이 많아질수록 증권사들의 유치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 CFD 시장 커지는데...현황 파악도 못하는 금융당국

CFD 계좌가 얼마나 늘었는지 숫자로 확인할 방법은 아직 없다. 교보증권, DB금융투자, 키움증권 3사 모두 철저히 대외비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전문투자자 자격요건 완화로 CFD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던 키움증권도 계좌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CFD에 대한 관심은 이미 고액 투자자들이 먼저 체감하고 있다. 한 전업투자자는 "요새 CFD가 워낙 잘 나가서 교보증권 주식을 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봤을 정도"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직 CFD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6일 증시 폭락 요인 중 하나로 CFD가 지목됐음에도 금융감독원은 당일 반대매매 규모는 물론, CFD 계좌 수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금감원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증시 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공매도'에 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위원회는 물론 홍남기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컨틴전시 플랜으로 '공매도 한시적 금지' 카드를 언급한 상황이지만, 그 시각 일각에서는 "CFD를 활용하면 공매도 금지를 빠져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스터디가 이뤄지고 있었다.

금감원은 CFD를 통한 거래가 공매도·대차거래 통계에 잡히는 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CFD 현황을 파악해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DLF(DLS) 문제가 터지면서 유보됐다"며, "나중에 자료를 취합하고 뭔가 방안을 찾아볼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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