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배당에 주가도 훨훨…상장리츠 전성시대 열리나

롯데백화점 강남점 전경.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포함해 국내 리츠 중 최대 규모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코스피가 2,000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최근 증시에 상장된 리츠(REITs)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배당 수익률이 3~5% 수준으로 높아 중위험·중수익 매력 때문이다. 상장리츠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자리를 잡자 다른 리츠도 앞다퉈 상장을 준비 중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알파리츠는 지난달 4일 장 중 8,250원에 거래되며 상장 이후(지난해 8월 8일) 최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5,000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최근 한 달간 8,000원 선을 오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상장한 이리츠코크렙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연초 주가가 공모가(5,000원)을 밑돌았지만 최근 급등하면서 지난 2일에는 장 중 7,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종가 기준 38.65%에 달한다.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리는 요인으론 ▲저금리 기조 ▲안정적 배당 등이 꼽힌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리츠가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 예금보다 높은 배당 수익률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며 "앞서 상장된 1세대 리츠와는 달리 안정적인 임차 수익을 확보해 배당에 대한 신뢰를 제고한 점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은 2세대 리츠로 분류된다. 앞서 상장된 리츠 3곳보다 더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신한알파리츠는 경기 성남시 판교역에 인접한 알파돔시티 오피스빌딩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NC백화점 아탑점 등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2세대 리츠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배당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아직 매력적인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의 예상 배당 수익률은 각각 3.4%, 5.2% 수준으로 전망된다.

상장리츠의 성공에 다른 리츠도 앞다퉈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일 수요예측을 마친 롯데리츠는 오는 8일부터 11일 청약을 진행하고, 이번 달 중으로 상장을 마칠 예정이다. 또 이지스자산운용과 NH농협리츠운용도 올해 안에 리츠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상장된 리츠가 배당 약속을 충실히 지켰고 최근 저금리 지속으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상태"라며 "11월 말에는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와 'NH재간접리츠'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본격적인 상장 리츠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롯데리츠의 경우에는 주가 상승보단 배당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롯데리츠의 경우 6%대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지만, 신한알파리츠와 달리 자산을 감정평가액 할인없이 매입한 만큼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롯데리츠가 롯데쇼핑으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연간 740억원 규모로 고정돼 있고 임대료는 매년 1.5%씩 인상된다"며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배당수익률이 낮아진 국내 경쟁업체와 글로벌 경쟁업체의 배당수익률 대비 6%대 배당 수익률은 경쟁력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롯데리츠의 자산은 시가 대비 자산을 저렴하게 인수하지 않고 평가가치 그대로 공모에 나섰기에 높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