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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현미경] 코리아센터, 카카오 합병 꽃놀이패 들고 상장?

카카오 합병 불씨 남았나...몸값 높이기 '전략적 모호성' 지적도
매출 기반으로 밸류에이션...카페24 전례는 부담
이대호 기자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코리아센터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IPO 절차를 밟는다. 성장성이 주목되는 기업이지만, 향후 M&A 가능성과 공모가 산정 등에서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포인트도 적지 않다.

■ 카카오 M&A '전략적 모호성'...공모주 투자자는?

코리아센터가 지난 1년간 가장 주목 받은 포인트는 본업보다 '카카오 인수합병' 가능성이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여름쯤 코리아센터에 인수합병을 제안했고, 실제로 두 회사는 장기간 협상을 벌였다. 일단 M&A 딜은 성사되지 않았다. 기업가치 산정과 사업 주도권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코리아센터는 카카오 합병 이슈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협상이 잘 되지 않았다"거나, "상장을 먼저 추진한다"는 정도의 멘트로 대신한다. 다만, IPO를 한다고 해서 카카오와의 합병이 무산됐다거나 끝난 이슈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를 두고 '몸값 높이기'를 위한 '전략적 모호성'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년 넘게 독자적 IPO와 카카오 합병 두 가지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카카오와 합병을 협상 중일 때도 코리아센터는 NH투자증권을 통해 IPO 준비를 동시에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코리아센터가 IPO 이후 카카오와 합병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경우 IPO라는 것이 합병을 위해 몸값 높여주는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이사는 지난 1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업공개(IPO) 이후, 카카오와의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확한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아 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만약 합병을 염두에 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해 IPO를 하는 것이라면 (투자자 입장에서) 좋게 보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결과 아니겠느냐"며, "시너지가 높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VC를 비롯해 수많은 재무적 투자자들의 엑시트가 달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신한캐피탈, 무림캐피탈, 지앤텍3호벤처투자조합, 브레인자산운용, 키움증권 등 보호예수가 '1개월'인 재무적 투자자만 14개 기관(152만여주, 6.35%)이다.

특히 상장이 가시화된 시기에 합류한 재무적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의무적으로 '보호예수 6개월'이 걸린 지분만 263만주(10.94%)에 가깝다. 상장 예비심사 청구일로부터 1년 이내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특히, 예심 청구를 불과 3개월 앞둔 시기에 코리아센터는 특정 기관을 위해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57만 8,521주, 주당 2만 3,767원)

다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69.5%)이 높아,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288만여주, 12.02%)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은 보호예수 기간을 2년으로 걸었다.

■ 공모가 산정 방식 PSR...카페24 전례는 부담

코리아센터는 공모가 산정 방식으로 PER(주가수익비율)이 아닌 PSR(주가매출액비율)을 택했다. PSR은 주가가 SPS(주당매출액)의 몇 배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NH투자증권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사업 초기에 외형 성장성은 높지만 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 수준을 설명하기 위한 지표"라며, "성장기 단계 산업에서는 기업 매출액의 크기가 향후 성장성 및 수익성 등의 회사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코리아센터는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을 연간으로 환산(약 2,440억원)한 뒤 'PSR 3.68배'를 적용했다. 이는 아마존(AMAZON), 고대디(GODADDY), 네이버, 카카오, 카페24 평균이다. 비교기업 가운데 카페24 PSR이 2.93으로 가장 낮고, 고대디 PSR이 3.99로 가장 높다.

이를 통해 산출된 코리아센터 기업가치는 약 8,979억원, 1주당 평가액은 3만 5,000원이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할인율 31.43%~22.29%를 적용한 2만 4,000원~2만 7,200원이다.

PSR의 경우 착시효과를 주의해야 한다. 순이익과 기업가치가 급감해도 매출액은 감소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실이 외형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을 간과할 수도 있다.

코리아센터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42.44% 증가했지만 이익 증가율은 5.08%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연환산) 기준으로도 매출은 28.64% 증가한 반면 이익은 3.46% 증가에 불과했다. 물론, 산업 특성상 당장의 이익보다는 외형성장에 더 큰 가치를 둬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흔히 사용되는 PER 지표는 아예 표기하지 않았다. 카페24의 경우 공모 당시 PSR 지표를 사용하면서도 PER 지표를 '참고 정보'로 제공한 것과 비교된다.

당시 카페24가 2017년 12월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힌 PER 적용 배수는 18.7배~24.7배였다. 당시 적자 상태였기 때문에 2018~2019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현가로 환산해 적용했다.

이같이 PER을 표기한 카페24의 경우도 당시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고 정정신고를 통해 'PER 가치평가 내역'을 추가하기도 했다.

코리아센터가 추가로 PER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정정신고를 요구 받는다면 시각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상반기 현재 EPS(주당순이익)가 108원, 지난해 연간 EPS가 228원인 상황이어서 공모가 희망밴드(24,000원~27,200원)를 감안한 PER은 '100배 이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PER을 낮추기 위해서는 카페24처럼 미래 추정 순이익을 가져다 써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미 PSR 지표로 2019년 데이터(연환산 매출)를 적용했기 때문에 PER 지표를 위해 순이익만 1~2년 미래의 것을 가져오는 것은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공모주 펀드매니저는 "이익이 본격화 되지 않은 아마존도 PSR 방식으로 평가를 한다"며, "중요한 것은 그만큼의 외형성장을 지속하느냐, 향후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가장 유사한 기업 '카페24'의 실적과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카페24 상장 당시 주관사였던 미래에셋대우가 추정한 순이익은 2018년 203억원, 2019년 351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카페24의 순이익은 2018년 -284억원으로 어닝쇼크였다. 2019년 순이익 컨센서스(FN가이드)는 당시 예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5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7월 1조 8,000억원을 넘어섰던 카페24 시가총액은 현재 5,900억원 안팎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 "오픈 풀필먼트로 차별화"

코리아센터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 돼 있다고 강조한다. 온라인 창업 등 쇼핑몰 솔루션을 넘어 해외직구, 그리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글로벌 물류지원 등으로 다양화 돼 있다는 것.



코리아센터는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 쇼핑몰 플랫폼 '메이크샵',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 팟캐스트 '팟빵'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소싱부터 쇼핑몰 구축·운영, 마케팅, 재고관리, 배송대행까지 일원화 돼 있다.

코리아센터는 특히 '오픈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조한다. 풀필먼트란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상품 입고부터 배송, 고객 관리까지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코리아센터는 각 단계에 전문화된 사업부를 갖추고 있어 이커머스 사업자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미국 아마존이 '자사 입점' 매장의 상품 입고부터 판매, 배송까지 대신하는 개념이라면, 코리아센터는 '모든 사업자'를 대상으로 '열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오픈 풀필먼트'라고 강조하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미국, 독일, 중국 등 5개국 8개 도시에 물류센터를 두고 직구와 역직구 사업을 통해 전세계 77억 명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둔 국내 오픈 풀필먼트 기업은 코리아센터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상장 후에도 글로벌 오픈 풀필먼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중국, 동남아 등으로 신규 물류센터를 확장하고, 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창출하며, 글로벌 소싱 능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고 해외 사업자간 자유로운 사업 전개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코리아센터는 오는 28~29일 수요예측과 31일~11월 1일 공모주 청약을 거쳐 11월 초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주관사다.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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