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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1위 라임운용의 몰락]② '미다스의 손' 옛말, 수익률 곤두박질

13개 헤지펀드, 연초 이후 두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 급락…"CB 평가액 하락 탓"
채권 만기시 원금 회수 가능하지만 미상환 불안감 '팽배'
조형근 기자



증시가 출렁일 때에도 탄탄한 수익을 내며 고속 성장한 라임자산운용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각종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신뢰를 잃은 것 뿐만 아니라 펀드 수익률마저 곤두박질 치고 있다.

■ 헤지펀드 4개 중 1개 '두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헤지펀드는 총 52개로 이 중 13개가 연초 이후 두자릿수에 달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펀드 4개 중 1개가 두자릿수 손실을 본 셈이다.

시장에선 라임자산운용의 운용 역량이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 전문투자형사모펀드 운용사(이하 전문사모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원래 시황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을 줄이고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라임자산운용 펀드는 다른 운용사보다 변동성이 크다"며 "폐쇄형(환매를 제한한)이 아닌 펀드의 경우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자금을 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도 급락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코스닥 벤처펀드 대부분이 올해 들어 수익률 악화 현상을 겪고 있다. '스마트 코스닥벤처펀드'는 -25.04%를 기록했고, '스타 코스닥 벤처펀드'와 '라이징 헤지 코스닥 벤처펀드'도 각각 -23.01%,-13.81%를 보였다.

전체 운용사 코스닥 벤처펀드 중 두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건 라임자산운용이 유일하다.

■ 라임운용 "코벤 펀드 수익률 급감, CB 평가액 하락 탓"

라임자산운용 측은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 급락에 대해 전환사채(CB) 평가액 하락 탓이라고 해명했다. CB는 평소엔 채권처럼 이자를 받다가 미리 정한 주가를 넘으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걸 말한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펀드에 일반 주식보다 CB를 많이 담고 있는데, CB에 투자한 회사의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전환시 평가액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조정받은 전환가액으로 펀드 수익률을 집계하다보니, 수익률이 급락한 것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게 되면 발행한 CB의 전환가액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조정을 받게 된다. 만약 주가 급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 때까지 기다린 뒤 원금을 돌려받으면 된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CB의 경우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원금을 회수하고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며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초 이후 수익률이 아닌 누적 수익률로 보면 아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코스닥 벤처펀드는 폐쇄형 상품으로 환매 대응에 대한 우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 라임운용 해명에도 투자자 불안감 여전

라임자산운용이 수익률 급락에 대해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만약 CB를 발행한 회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거나 재무상황 악화를 겪게 될 경우 CB에 대한 원금 상환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회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에 CB 파킹 거래와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됐을 때에도, 이른바 '라임 리스트'에 포함된 일부 종목이 부실한 '좀비 기업'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 만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쿠폰금리(이자율)를 높여서 CB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아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다만 재무 상황이 부실한 기업의 경우 디폴트 리스크가 높아 CB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생한 '펀드 상환 연기' 사례도 이 같은 불안 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CB에 투자한 펀드는 아니지만 투자자와 약속한 만기 시점에 투자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신뢰에 금이 갔다.

라임자산운용은 우리은행이 판매한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개 펀드의 상환일(지난 2일)을 앞두고 상환금 지급을 연기했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사채 펀드에 재투자했는데, 채권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상환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측은 해당 펀드는 대체투자 부문에서 관리하는 펀드로 주식이나 채권에 주력하는 펀드와 연관이 없다며, 지난 2일 만기 상환을 연기한 헤지펀드의 경우 오는 11일부터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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