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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넥슨 개발인력 재배치 "묻고 더블로 가"...2차 리뷰 향방도 '눈길'

'IP중심' '대형화' '속도전'에 방점...매각추진 후유증 딛고 '드라이브'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 기자antilaw@mtn.co.kr2019/12/09 17:10

넥슨이 일감을 잃고 사내 대기발령 중이던 개발자들을 전환배치 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라이브 게임 뿐 아니라 신규 개발 게임들도 대기발령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문호를 개방했고, 네오플도 최근 판교 넥슨코리아 본사에서 인력채용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리쿠르팅에 나섰습니다.

넥슨이 하반기 중 이어온 '체질개선' 작업으로 일감을 잃은 개발자들의 수는 300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진행한 신규 개발 프로젝트 '1차 리뷰'를 안정적으로 통과한 '1티어' 게임들은 회사가 허용하는 인력 티오(TO)가 급증했습니다. 인력 규모가 20여명이던 팀은 50명으로, 50명이던 팀은 100명으로 늘리고, 개발 공정을 앞당기라는 '재촉'이 각 디렉터들에게 하달됐습니다.

개발직군 내에서 증가한 인력TO가 전환배치 대상자들의 수를 넘어서는 '기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당초 신규 프로젝트 리뷰 목적이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적어도 현 시점에서 원치 않게 실직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RPG 장르의 유망 신작에 한해선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치며 아낌없이 인력을 투입하는 양상입니다.

이같은 변화를 통해 이정헌 대표와 허민 고문, 김대훤 신임 개발 총괄 부사장의 지향점이 어떠한 방향일지 유추해볼만 합니다.

◆ 곡절끝에 늦어진 전환배치

추석 직후 이정헌 대표와 허민 고문이 신규 개발 프로젝트 전면 리뷰에 돌입할 때만 해도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정헌 대표가 누누히 "인위적인 감축은 없다"고 약속해도 직원들은 반신반의했고 노조는 "약속을 지키라"며 각을 세웠습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전환배치에 소요되는 시일이 길어지자, 사내 동요 또한 커져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자리를 잃은 개발자들이 창사이래 어느 때 보다 많이 쏟아져 나온데다, 신규 개발 프로젝트 중 '옥석'을 가리는 리뷰 결과도 11월이 되어서야 나왔기 때문입니다.

1차 리뷰를 통해 '드래곤하운즈' 등 5종의 게임 개발이 중단됐는데, 이 게임들 외에도 "나중에 다시 한번 보자"는 평가를 받은 '2티어' 게임들이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장 생존에는 성공했지만 빠르면 2월 중 진행할 2차 리뷰를 통해 생사가 엇갈릴 게임들이 추가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2티어' 게임들의 경우 인력 TO가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오플의 경우 인력수요는 많으나 제주도 이전을 원하는 개발자들의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습니다. 여러 요인 탓에 신속한 전환배치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 '공포' 끝에 찾아온 패자부활전...'부담'도 동반

결국 '메이플스토리' 등 인력수요가 많은 라이브 게임들이 대기발령자들을 흡수하고, 넥슨 인기 IP를 활용한 유망 신작이 그 다음, 신규 개발 본부에서 '1티어' 판정을 받은 중대형 RPG 등이 차례로 인력흡수를 위해 문호를 개방한 양상입니다.

네오플의 경우 노정환 대표가 직접 판교를 찾아 채용 쇼케이스를 열고 "2D 아티스트 100명을 채용하겠다"며 리쿠르팅 작업에 나섰습니다.

물론 확대된 TO에 걸맞게 라이브게임은 매출증대를, 신규 개발 프로젝트는 개발공정 단축을 독려받는 양상입니다. 각 게임 디렉터 입장에선 '힘'을 얻은 만큼 '부담'도 비례해서 커졌습니다.

이같은 변화는 이정헌 대표와 허민 고문, 김대훤 신임 개발총괄 부사장의 개발 계획이 'IP중심' '대형화' '속도전'에 타깃을 두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넥슨도 트리플A 게임을...이정헌 대표의 '열망'

이정헌 대표는 "우리도 500명 인력이 한꺼번에 투입되는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고 종종 설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업계에서 500명 가량이 투입된 프로젝트는 '배틀그라운드'외엔 없습니다. 넥슨 내부 프로젝트 중 가장 많은 인력이 투입된 '던전앤파이터'도 200명 내외입니다.

성공확률이 높은 RPG 장르에 인력을 집중해 속도전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안되면 또 다른 중대형 신작으로 승부를 거는 체제를 마련하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시스템에서 '싹'이 보이는 프로젝트에는 리소스를 아낌없이 '들이부어' 트리블A 게임이 나오게 하겠다는 것이지요.

넥슨에서 근무하는 한 개발자는 "실패할 때 실패하더라도 '듀랑고'처럼 오랜 시간과 리소스를 함께 소모하고 기회비용을 소진하는 방식은 안된다는 인식으로 보인다"며 "넷게임즈와 같은 성공모델이 전사적으로 확산되길 바라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 트리플A 게임과 양산형 게임 사이....새 경영진 구상, 리스크는 없나?

새로운 경영진의 구상이 최적인지를 둔 '반론'도 없지 않습니다.

IP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기 어렵지만, RPG 장르 편중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V4'와 '달빛조각사' '리니지2M'의 경합과정에서 MMORPG 장르의 시장성이 입증됐으나 한편으론 해당 장르가 포화직전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정헌 대표의 '1번픽' 넷게임즈가 만든 'V4'의 최근 일매출은 10억원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넥슨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현실적으로 모든 개발 스튜디오들이 코어 RPG 장르에서 넷게임즈와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순 없다"며 "수준급 개발자들을 원없이 뽑아 전력투구하는 넷게임즈가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던 이유, 시장 환경도 다시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한 발 물러나 지켜보는 김정주 창업자...권한 위임받은 자들의 행보는?

또 다른 인사는 "이정헌 대표를 제외한 넥슨 경영진의 전면 교체가 김정주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제한 후 "사업 조직 통합, 신규 개발 전면 리뷰 이전에 일어난 개발 프로젝트 일부 종료는 이정헌 대표가, 신규 개발 리뷰를 통한 옥석 가리기는 허민 고문이 각각 키를 잡고 결정한 사안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대훤 넥슨코리아 개발총괄 부사장

이 인사는 "이제 내년 1분기 중 진행할 2차 리뷰에는 김대훤 신임 부사장이 평가 주체로 참여하고, 향후 개발진의 세부적인 운영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정주 창업자의 성향상 경영진 개편 이후의 각론은 이정헌 대표와 허민 고문을 믿고 맡겼을 것으로 보이는데, 허민 고문은 1차리뷰 종료 후 좀처럼 넥슨에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2차 리뷰 처럼 분기점을 맞는 이벤트에 '사외이사'와 같은 형태로 참여하고 개발운영 각론은 김대훤 부사장에게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넥슨의 새로운 키맨들이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방향성은 단기에 인력을 감축해 경영효율화를 꾀하는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개발진용 전면 개편 이후 짧아도 1년반 이상이 지나야 그 성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김정주 창업자가 역대 전문경영인들에게 경영을 위임하는 사이클은 짧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새롭게 구성된 경영진들은 공개매각 추진-매각 불발 이후 동요한 사내 민심을 추스르고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들에게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지 여부에 눈길이 쏠립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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