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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넥슨레드 가치가 단돈 1억원?...넥슨 개발 '중앙집중형'으로 회귀①

게임하이·넥스토릭·웰게임즈·엔도어즈 DNA 모인 넥슨레드..수천억 투입됐으나 1억에 넥슨코리아에 매각
서정근 기자

넥슨코리아가 자회사 넥슨지티로부터 손자회사 넥슨레드를 '단돈' 1억원에 인수합니다.

넥슨레드는 넥슨코리아 신규 개발 총괄역으로 선임된 김대훤 부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회사입니다.이 회사가 개발중인 신작 모바일 MMORPG는 넥슨그룹 내에서 상당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넥슨레드의 모태가 된 회사들을 인수하는데 넥슨그룹이 직간접적으로 투입한 비용이 수천억원대에 달하는데, 이처럼 헐값에 넥슨코리아로 흡수합병되는 것을 두고 논란도 있습니다.

'다크어벤저' 시리즈 개발사 불리언게임즈도 넥슨코리아에 흡수합병되고 '페리아연대기'의 개발을 중단한 띵소프트는 연말을 기해 청산될 것이 유력합니다.

김대훤 넥슨레드 대표.


넥슨 신규 개발 7개 스튜디오 중 넥슨코리아 외부에 배치돼 있던 3개 스튜디오의 거취가 이처럼 정해짐에 따라 독립 스튜디오 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넥슨의 개발시스템이 '자율 분권형'에서 '중앙집중형'으로 회귀할 것임을 짐작케 한다는 것입니다.

◆ 게임하이·넥스토릭·웰게임즈·엔도어즈 DNA 모인 넥슨레드

넥슨레드는 지난 2016년 넥슨지티가 201억원에 인수한 모바일 슈팅 게임 개발사 웰게임즈를 모태로 합니다.

이 회사에 김대훤 넥슨지티 개발총괄 이사를 필두로 한 넥슨지티의 개발인력 중 일부가 넥슨레드에 합류했습니다. 익히 알려진 것 처럼 넥슨지티는 넥슨코리아가 1192억원에 인수한 '서든어택' 개발사 게임하이를 모태로 넥스토릭이 합류해 출범한 회사입니다.

여기에 창업자 김태곤 프로듀서가 조이시티로 떠난 후 수장을 잃은 엔도어즈까지 넥슨레드가 떠안아, 이 회사 인력 규모는 300명을 훌쩍 넘습니다. 넥슨이 2010년 엔도어즈 지분 취득에 투입한 비용은 2075억원입니다.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비용이 이처럼 막대한데, 넥슨코리아가 이를 인수하는데 투입하는 비용이 1억원에 그치는 것입니다. 넥슨레드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터무니없이 헐값에 매각했다"며 넥슨지티 주주들이 불만을 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넥슨 측은 "넥슨레드의 재무여건 악화가 넥슨지티에 미쳐온 악영향, 넥슨레드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며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해명합니다.

◆ '액스'로 전성기...성공 이후 떠안은 '부담'

넥슨레드의 '전성기'는 모바일 MMORPG '액스'가 흥행한 2017년입니다. 매출은 252억원, 영업이익은 128억원에 달했습니다. '액스'는 넷게임즈가 합류해 'V4'를 개발, 성공시키기 이전에 넥슨그룹 내에서 배출한 모바일게임중 최고 성과를 낸 게임입니다.

넥슨레드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 '액스'.


'서든어택2'의 실패로 상처를 입었던 김대훤 대표는 '액스'의 성공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고 김동건·이은석 등 넥슨 개발자 그룹 주류 인사들과 견줄 수 있는 위상을 가지게 됐습니다.

엔도어즈를 넥슨레드가 떠안게 됐던 것도 당시의 넥슨지티-넥슨레드가 재무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였고, 김대훤 대표의 리더십으로 엔도어즈 개발진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넥슨코리아가 넥슨레드로 하여금 엔도어즈를 인수하기로 결의한 시점은 2017년 12월 29일이었습니다. 2017년 기준 엔도어즈의 매출은 44억원, 영업손실은 77억원에 달했습니다. 넥슨레드가 엔도어즈 지분 전량을 65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넥슨코리아는 2075억원에 엔도어즈를 사서, 2000억원을 손해보고 판 셈입니다.

넥슨레드의 재무상황은 2018년을 기점으로 악화됐습니다. 매출이 절반 수준인 119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영업손실은 40억원에 달했습니다. '액스'의 매출이 감소했으나 엔도어즈 출신 인력들이 대거 합류하며 비용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슈퍼판타지워2', 신규 모바일 MMORPG, 신규 1인칭 슈팅게임, 프로젝트G 등 신규 개발 프로젝트가 동시 가동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급증했습니다.

2018년에 넥슨지티로부터100억원을, 넥슨코리아로부터 40억원을 각각 차입해 급한 불을 껐고 하나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을 더 빌렸습니다.

2019년 들어선 상황이 더욱 나빠졌습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말까지 결산 기준으로 넥슨레드의 매출은 93억원, 영업손실은 179억원에 달합니다. 자신규모가 131억원원데, 부채 규모는 395억원에 육박합니다. '넉넉하게' 자본 완전 잠식을 이룬 셈이지요.

◆ "갈길 먼데"...곳간은 비어

엔도어즈 출신들이 개발하던 '프로젝트G'는 이정헌 대표와 허민 고문이 개발 허들 심사를 하기도 전에 이미 중도하차했습니다. 신규 모바일 슈팅게임은 허들 심사에서 좌초했습니다. 개발중인 대형 모바일 MMORRPG는 기대감이 충만하나, 2020년내 출시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슈퍼 판타지워2'는 내년 연말 경 출시를 목표로 하나 이 또한 장담키 어렵습니다.

갈길은 먼데 곳간은 이미 비어있는 셈이지요. 넥슨코리아는 넥슨레드 합병 결의에 앞서 지난 12월 3일, 넥슨레드에 200억원을 추가 대여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넥슨레드가 넥슨지티와 넥슨코리아로부터 지난해 차입한 비용을 아직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아마도 넥슨코리아의 추가 대여금은 하나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급을 넥슨레드가 상환하게 하기 위함으로 짐작됩니다. 해당 차입금의 상환 시한은 올해 11월 말이었습니다.

([앞과뒤]넥슨레드 가치가 단돈 1억원?...넥슨 개발 '중앙집중형'으로 회귀②로 이어집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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