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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차기 국민연금 이사장, 금뱃지보다 국민 노후자금에 관심 갖길

조형근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사진=뉴스1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임기를 11개월 남겨놓고 사퇴를 표명했다.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이사장이 임기 만료 전에 자진 사퇴하기로 결정하자 그동안 행보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의 수장으로서 수익률 제고를 위한 투자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하지만, 사실상 지역구 관리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국민연금 이사장의 '정치 행보' 논란

김성주 이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연금이 위치한 전라북도 전주에서 19대 국회의원(전주 덕진)을 지냈다. 이후 20대 총선에서는 낙선했고, 2017년 11월부터 국민연금 이사장직을 맡았다.

이후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에서 '전주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했다. 수익률 제고와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해외 대체투자 확대를 주문하면서도 전주를 벗어난 지역에 사무소를 두거나 해외 사무소를 강화하는 방안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투자은행(IB) 시장의 격전지인 서울을 떠나 전주로 야전 사령탑을 옮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정보력과 네트워크전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이른바 국민연금 패싱 우려가 나오지만, 전주 지역의 표를 의식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의 경우 정보접근성이 중요한 데, 국민연금은 다른 연기금이나 공제회와 달리 서울에 사무소조차 갖추고 있지 않아 지리상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다"며 "또 건당 투자금액이 수천억원을 웃돌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를 관리할 전문 인력이 다수 필요하지만, 국민연금은 인력 부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설립 예정인 기금위원회 내 전문 상근위원회를 전주에 둬야한다고 강력 주장하는 한편, 지난달 4일에는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별 인연도 없는 한국투자공사(KIC)를 전주로 이전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투자공사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환보유액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국부펀드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만 투자하고 있다.

■ 금뱃지보다 국민 노후자금에 집중해야

국민연금을 이끌 차기 이사장 앞에 놓인 현실은 쉽지만은 않다. 전통적인 주식·채권 외에 국내외 부동산, 공항·철도·항만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사모투자펀드(PEF), 헤지펀드 등으로 투자 지형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꾸준한 인력 이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해외 사무소의 경우, 정원은 40명 수준이지만 실제 근무자는 30명 내외로 알려졌다.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CIO)도 지난 7차 기금위 회의에서 "해외투자 자산을 2024년까지 50%로 늘린다는데 현재 속도(페이스)로 가능한지, 기금운용본부가 과연 실행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가 안 된 상태"라며 "해외 사무소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보낼 사람이 없고, 해외 현지 인력을 뽑으려고 해도 오는 사람이 없거나 오는 사람도 다 나간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차기 이사장은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 700조원을 굴리는 '큰 손' 국민연금이 규모에 걸맞는 인력과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집중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안정적 수익 창출은 국민 노후를 지키는 가장 최선의 길이다. 차기 국민연금 이사장이 정치보단 국민 노후자금에 집중하길 기대해본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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