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카드사 규제완화 검토…핀테크와 경쟁여건 조성"

신용카드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나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의 결합) 업체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리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핀테크 규제는 해법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카드사 규제를 일부 완화해 혁신금융 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답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9일 오후 여전업계 CEO와의 간담회를 마친 뒤 "핀테크를 규제한다고 하면 (카드사들의) 마음은 후련하겠지만 비즈니스상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카드사는 규제도 있고 허가도 받아야하는데 핀테크는 새로운 영역이라고 자유롭게 (영업을) 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카드사나 캐피탈사에 여유를 줘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 업체를 규제하기보다는 카드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 건전한 경쟁을 유도해 혁신금융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조그만 책상에서 서로 금을 긋거나 하지 말고 책상을 넓혀 여유롭게 (영업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금융위가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새로운 영역에 진출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 가능해진만큼 정부도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카드사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지급지시서비스업 등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출시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관련 여신전문금융업법령의 개정 등을 요청했다.

또 현재 6배로 제한된 레버리지배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기준을 상향해줄 것을 건의했다. 현재 일부 카드사는 레버리지 배율이 이미 규제기준에 가까워져 영업자산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 위원장은 카드사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비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가중치 조절 등 대안을 연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