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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머셜, 대표이사 직권으로 지점 통폐합…경영효율화 속도 내나

최근 임시주총 열고 정관 개정
이사회의결 거쳐야 했던 '지점 설치 및 폐지', 대표이사에 권한 위임
지난해 7월 신설했던 특장금융지점은 반 년 만에 폐지...탄력적 지점운영 이어갈까
이충우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ㆍ캐피탈ㆍ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할부금융ㆍ리스사인 현대커머셜이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정태영 부회장) 직권으로 지점을 폐지하거나 설치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현대커머셜이 지난해말 지점 10곳 중 2곳을 연이어 폐쇄한 상황이어서 경영효율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사회 의결 거쳐야 했던 '지점 설치 및 폐지', 대표이사 직권으로 가능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개정의 안'을 통과시켰다.

정관 개정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이사회의 권한 위임'이다.


현대커머셜은 정관 개정을 통해 '상법상 이사회의 권한 중 지배인의 선 ·해임에 관한 사항 및 지점의 설치ㆍ이전 또는 폐지에 관한 사항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정관에 '이사회는 결의사항의 주요 내용을 결정한 경우, 그 세부사항을 대표이사 및 업무집행책임자 등에게 위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지점운영 등과 관련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관을 개정했다"며 "금융사 지배구조법에서 허용한 부분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2017년 시행된 금융사 지배구조법은 '이사회의 권한 중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ㆍ이전 또는 폐지에 관한 권한은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위임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사회에 사외이사가 참여해 경영진을 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점포 조정이 필요할 때마다 매번 이사회를 열어 결정하고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했다.


전국에 수백여 지점을 둔 은행이 대표사례로, 기존 은행법에 있던 이사회 결의 예외사항이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반영됐다. 그러면서 2017년부터는 지배구조법에 따라 제2금융사도 지점 운영과 관련된 권한을 대표이사가 직접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커머셜이 이번에 정관을 개정하면서 점포 통폐합 등 지점 효율화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말 지점 2곳을 폐점했다. 특수장비차량 할부금융서비스를 전문화하기 위해 별도로 지난해 7월 신설했던 서울 특수장비차량 금융지점은 반년도 안돼 문을 닫을 정도로 탄력적으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서울 법인 3지점도 폐지했다. 현재는 지점 8곳을 운영 중이다.


현대커머셜의 순이익은 2019년 3분기 기준 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2분기 순익이 전년대비 1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지점 축소 작업을 진행하면서 외형 확장보다 내실 관리 위주 경영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사모펀드, 이사회 영향력 확대 속 대표 직권 강화 움직임 '눈길'


대표이사 직권을 강화한 이번 정관 개정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것은 현대커머셜이 놓인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현재 현대커머셜 지분 25%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며 이사회에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른 주주 지분율을 보면, 최대주주인 현대차가 37.5%, 정태영 부회장이 12.5%, 정 부회장 부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커머셜총괄대표가 25%를 갖고 있다.


과거 정 부회장 부부와 현대차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었으나 어피니티가 2018년말 현대커머셜 유상증자에 1,400억원을 투입하고 지분을 확보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됐다.


현대커머셜 지분 4분의 1을 확보한 어피니티는 현대커머셜에 사외이사를 두고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고 있다.


어피니티가 현대커머셜 유증에 참여한 2018년말 정익수 어피니티 한국 부대표가 사외이사(감사위원)로 이사회 멤버에 합류했다. 이듬해인 2019년 3월엔 박영택 어피니티 회장이 현대커머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정태영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커머셜 이사회 등기임원 9명 중 2명이 어피니티 인사다.


유증 참여와 함께 어피니티가 지명한 이사 1인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사항도 정관에 추가됐다.

일반적으로 이사회 결의사항은 출석 이사의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이와 별도로 어피니티 동의를 요구하는 결의사항을 정관에 명시했다.


인수합병(M&A)이나 합작투자 법인 설립, 전략적 제휴, 신사업 진출, 기존 사업목적 변경, 회사의 중요사업부문 중단 등이 해당된다. 현대커머셜이 통상적으로 해오던 업무 외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넓힐 때 현대커머셜 오너 경영진의 독자적인 결정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피니티가 이사회에서 자신의 동의를 구하도록 한 안건은 늘리면서도 대표이사 직권강화를 위한 정관개정에 찬성한 것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 싱가포르투자청, 칼라일 등 FI가 지분 24%를 들고 있는 현대카드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2017년 투자한 어피니티를 비롯한 FI들의 자금회수 길을 열어주기 위한 취지인데, 현대커머셜도 뒤이어 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선 지배구조 투명성, 경영진 견제를 비롯한 이사회 책무에 못지 않게 경영효율성도 중요하다"며 "회사가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오너와 함께 소수주주도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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