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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건물주 갑질 논란 꼬리 내린 '쿤달' 대표…찜찜한 뒷 수습

온라인 폭로 터지자 하루 만에 '갑'에서 '을'로
사고는 건물주가 치고 해결은 회사가…찜찜한 뒷 수습
최보윤 기자

<화장품 소비자 피해 고발 SNS에 보낸 김민웅 더스킨팩토리 대표의 사죄문=쿤달 측 제공>


"관리비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3개월 동안 관리비를 받지 않겠습니다"

'관리비 갑질 논란'이 일자, 발빠른 대책이 나왔습니다.

지난 29일 보도한 '[단독] 건물주된 '쿤달' 대표, 관리비 갑질 논란' 그 뒷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잘 나가던 청년 창업 화장품 회사, '갑질' 논란으로 '시끌'

쿤달은 쿠팡, 올리브영, 롭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활발히 팔리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입니다.

현재 샴푸와 트리트먼트 등이 출시 3년여만에 1000만여개가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쿤달'을 키운 것은 위메프 MD 출신의 두 청년 대표입니다.

지난 2016년 회사 동료였던 김민웅ㆍ윤영민 대표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회사를 나와 '더스킨팩토리'라는 화장품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회사 경험과 젊은 감각을 살려 제품을 개발했고, 입소문을 타면서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점점 회사는 커졌고, 적당한 새 일터도 필요했을 터.

두 대표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노른자 위에 지상5층 짜리 빌딩을 98억원에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쿤달' 팀을 포함해 회사는 두 대표 소유의 빌딩으로 이전을 마쳤습니다.

새로운 시작에 한껏 고무될 즈음, 온라인을 통해 '갑질' 논란이 터졌습니다.

"쿤달 대표가 건물주가 된 뒤 임차인들에게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 법적으로 여의치 않자 관리비를 터무니없이 올리는 꼼수로 세입자들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건물 관리비는 실제 총 70만원에서 965만원으로 무려 1300%나 인상됐고, 임차인들 집 문 앞은 '쿤달' 제품 박스들로 둘려 쌓여있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폭등한 관리비를 군말없이 부담하거나 나가라는 전형적인 '갑질'로 비춰졌습니다.

임차인들에게 공식적으로 관리비 인상 통보가 된 것은 지난해 12월 16일. 이 같은 사실이 온라인에 올라온 것은 한 달하고도 보름여가 지난 뒤인 지난 28일입니다.

세입자들에게는 지옥같은 시간이었을 겁니다. 일부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결국 새 터전을 찾아 떠나야 했습니다.

◆'갑질' 논란 일자 하루만에 "죄송하다" 꼬리 내린 두 대표

그런데 온라인에 해당 내용이 폭로된 뒤 단 하루만에 모든 일이 해결됐습니다.

해가 바뀌고도 '관리비 인상' 입장을 고수해 온 건물주들이 온라인 여론이 좋지 않자 꼬리를 내린 겁니다.

건물주이자 쿤달의 두 대표는 "관리비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사죄의 의미로 3개월동안 관리비를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불협화음 속에 방을 뺀 4층 전 임차인에게는 1000만원의 명도 합의금도 전달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갑'에서 '을'로 변한 태도였습니다.

문제가 곪아 터진 뒤지만 대처는 나름 신속하고 명확했습니다.

차갑게 식었던 여론도 다시 돌아서는 듯 했습니다.

SNS 상에는 "쿤달 불매하려 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 겠다. 관리비 갑질은 너무했지만 대처가 현명하다"는 평이 뒤따랐습니다.

그런데 취재기자 입장에서 찜찜한 부분이 남았습니다.

◆사고는 건물주가 치고 해결은 회사가?

논란이 된 빌딩의 주인, 건물주는 '김민웅ㆍ윤영민' 더스킨팩토리의 두 대표입니다.

그런데 문제 해결에는 더스킨팩토리(쿤달), 회사가 나섰습니다.

김민웅 더스킨팩토리 대표는 임차인들에게 보낸 관리비 인상 철회 공지문을 통해 "입주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았고 첫 사옥이다 보니 주변 몇몇의 말만 듣고 짧은 생각으로 판단을 내렸다"며 "이미 늦었지만 후회하고 있기 보다 임차인 여러분과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건물이 회사 사옥이라고 명시한 겁니다.

4층 임차인에게 보낸 명도합의금 1000만원도 '더스킨팩토리' 계좌에서 빠져나갔습니다.

내부 속사정을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횡령'에 속하는 행위입니다.

개인 소유 건물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 비용을 회삿돈으로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회삿돈이든 아니든 임차인 분들에게는 다행스러운 결론입니다.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어쨌든 당분간 '관리비 갑질' 지옥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섭니다.

하지만 '더스킨팩토리' 회사는 더 큰 숙제가 남았습니다.

임차인들을 달래고 '건물주' 리스크 잠재우는 사이 이번에는 회사와 직원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창업주' 리스크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임차인들 뿐만 아니라 회사를 함께 일군 직원들, 회사를 함께 키워 준 소비자들을 보듬고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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