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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자동차 공장 마비 시킨 '와이어링 하네스'가 뭐길래?

자동차 전자 장치 연결하는 전선 뭉치…인건비 비중 높아 중국 생산거점에서 수출
춘절 연휴 종료돼도 물류, 통관 등 인프라 상황도 점검해야
권순우 기자

쌍용차가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7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의 생산 공장 가동 금지에 따른 생산 부품 조달 차질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 기아차 역시 감산 및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5일이 분수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에는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안전, 내구성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친 부품만 채택이 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품 대체는 쉽지 않다.

와이어링 하네스/출처.유라코퍼레이션

현대, 기아차, 쌍용차의 공장 가동을 중단케 한 부품은 ‘와이어링 하네스’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자동차용 전선 제품. 최근 생산되는 자동차에는 전자부품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계기판, 전조등, 좌석 열선, 파워 윈도우 등 눈에 보이는 장치들은 물론 엔진룸 안에 수많은 부품들이 전자적 신호로 작동한다.

이를 연결하는 전선의 묶음이 와이어링 하네스다. 인체로 따지면 일종의 신경망처럼 전기 신호를 보내고 전력을 전달하는 물품을 총칭한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제조 기술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다만 수많은 전선을 설계에 맞게 묶고 조합하는데 사람이 손이 많이 간다. 마진은 적고 인건비는 많이 들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중국으로 생산 거점을 이전했다.

또 부피가 크고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재고를 많이 쌓아두지 않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부피가 큰 부품의 경우 재고를 많이 쌓아두면 보관비 등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적시에 필요한 수량만큼만 납품을 받는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에서 생산 가능한 와이어링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동남아 등 중국외 지역으로부터 공급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 기아차에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하는 업체는 경신(점유율 45%), 유라코퍼레이션(43%), 티에이치엔(12%) 등이다. 대부분 중국에 생산 거점을 갖고 있다.

쌍용차는 독일 레오니그룹의 계열사인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에서 납품을 받고 있다.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는 중국 옌타이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다.

같은 전선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조합을 하고 어떻게 테이핑을 하는지에 따라 차종 별로 천차만별이다. 같은 회사 제품이라고 해도 차종별로 설계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리려고 하더라도 설비, 금형을 추가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1~2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말했다.

만약 9일로 춘절 연장 휴일이 종료될 경우 전체 생산공정의 중단은 3일을 넘지 않을 수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부품조달 이슈에 따른 생산차질은 적극적 특근 진행이 가능하며 1분기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와이어링 하네스외 다른 부품으로 공급 차질이 확장되고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경우 여파는 더 확대될 우려도 있다.

현대차 노사는 와이어링 수급 문제로 인한 휴업 조건 협의를 마치면 물량 감소, 휴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휴업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휴업 조건을 어떻게 할지 등을 협의 중이며 곧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외 다른 품목들도 줄줄이 공급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우한, 베이징까지 이어지는 지역은 전 세계의 제조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제조업체가 밀집된 지역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배터리, 종합화학, 가전제품 등도 모두 영향을 미친다.

중국발 공급 차질은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춘절 연휴를 맞아 어느 정도 재고를 쌓아놓기는 했지만 장기화 될 것이라고는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 대부분 중국 업체들은 지난달 30일까지 연휴였지만 중국 정부 및 지자체는 상하이, 저장성, 광동성 등은 9일까지, 우한시가 위치한 후베이성은 13일까지 연휴를 연장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공급 업체들은 연휴가 끝나면 곧장 생산에 돌입해 물량을 맞출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또 설사 공장 가동이 재개 된다고 하더라도 물류, 통관 등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언제 정상화가 될지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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