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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배틀그라운드의 요람' 크래프톤의 쇄신 바람

머니투데이방송 서정근 기자antilaw@mtn.co.kr2020/02/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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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배틀그라운드'를 배출한 크래프톤 연합의 개발 자회사 중 한 곳이 문을 닫게 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진행중인 체질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점쳐지는데, 관련해 정보과학부 서정근 기자 통해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서기자, 크래프톤의 자회사 스콜이 폐업한다고 하는데 어떤 회사인지, 그 배경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시죠.

기자1)스콜은 지난 2015년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크래프톤에 인수된 회사입니다. 모바일 MMORPG '테라M'과 '테라 오리진'을 만들었습니다. 박진석 스콜 대표가 크래프톤 지분 2%를 보유하고 있고, 직원수는 70명 가량입니다.

장병규 의장은 그간 성과를 내지 못한 스콜의 개발 리더십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순수 개발사의 개발 리더십은 곧 경영권을 의미하는 것이죠. 물론 박진석 대표 등 스콜 경영진은 지금껏 해온 대로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었구요.

그러자 장 의장은 박 대표가 보유한 크래프톤 지분 2%를 1000억원에 사고, 박 대표가 크래프톤 연합에서 독립해 스콜의 경영을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른바 '매니지먼트 바이 아웃' 방식이죠.

그런데 박 대표가 이 또한 거절하고 법인 폐업을 결정한 상황입니다.

앵커2)서 기자, 그런데 크래프톤 연합이라는 표현을 쓰시는데, 모회사가 다수 자회사를 거느리는 기업 집단 체제에 쓰기는 좀 어색한 표현 아닌가요?

기자2)크래프톤의 자회사들은 모회사가 신설해 법인을 만들거나 외부 법인을 현찰주고 인수한게 아니라, 크래프톤 본체와 독립개발사들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형태로 편입된 회사들입니다.

기술력과 꿈이 있으나 당장 현금이 없는 회사들이 크래프톤과 지분교환으로 혈연을 맺은, 개발사 연대와 같은 모양새죠. 어찌 보면 상부상조 공동체와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이 구조를 회사 측은 '크래프톤 유니온'이라는 영어식 표현으로 명명합니다.

앵커3)다시 이야기를 돌려보면 스콜이라는 회사의 성과가 부진한데, 이 회사의 전체 가치가 1000억원이라는 셈이군요. 이런 가치평가가 가능합니까?

기자3)스콜 자체는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억원대, 누적 손실 19억원 가량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그러나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펍지가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매출 6589억, 순이익 2643억원을 내서, 장외시장에서 크래프톤 연합의 시가총액 평가가 약 5조원에 육박합니다. 피인수 당시 스콜의 기업가치를 책정해 받은 크래프톤 지분 2%가 1000억원이 되는 구조입니다. 펍지의 힘으로 스콜처럼 부진한 자회사도 동반 낙수효과를 얻는 것이죠.

넥슨의 이익 규모에서 '던전앤파이터'를 만드는 네오플의 비중이 아주 높은데, 크래프톤 연합에서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펍지의 비중은 더욱 더 절대적입니다.

장병규 의장이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임기를 지난해 연말 마치고 크래프톤 경영일선에 복귀했습니다. 이후 크래프톤 연합의 체질개선을 도모하는 '리빌딩' 작업에 착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스콜이 폐업하는 결과를 낸 것이죠.

앵커4)스콜 외의 다른 회사들은 어떻습니까?

기자4)펍지를 제외하면 모회사 크래프톤과 모든 자회사들이 다 손실을 내고 있는 구조입니다. 연합 내 다른 주체들도 동일한 잣대로 쇄신 압박을 받고 있었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모회사와 자회사의 주요 포스트 중 일부가 교체될 전망이구요. 중간심사를 넘지 못한 일부 개발 프로젝트들의 제작이 앞서 종료됐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넥슨이 지난해 하반기 단행한 경영진 교체, 개발심사를 통한 체질 개선 작업을 연상케 하는 점이 있습니다.

앵커5)장병규 의장이 칼을 뽑은 셈인데, 관련해서 세간의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5)장 의장은 인터넷-게임 섹터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함께 가장 이상적인 경영자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네오위즈, 첫눈,크래프톤을 차례로 창업해 성공시킨 이력이 실력을 입증하고, 번 돈을 나누는 과정에서 인색하다는 평을 듣지 않았습니다.

스콜을 크래프톤 연합에서 내보내는 과정에서도 시장 공정가에 근접하는 합당한 댓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과한 결정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성과를 못내고 '배틀그라운드' 흥행에 묻어가는 다른 조직들, 임원들에게 자극을 주는 것도 합리적인 경영의 일환으로 봐야겠지요. 다만, 쇄신의 대상이 되는 측의 입장에선 이같은 상황이 달가울 수 없겠지요. 장병규 의장도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수혜를 입었는데, 어떤 점에선 장 의장 본인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이는 이번 일을 두고 "가난하고 추울 땐 서로의 체온을 필요로 하지만, 풍요해진 후 헤어질 땐 위자료 계산에 골몰하게 된다"며 풍자적인 시선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6)이런 평가에 서 기자도 동의하시는지, 그리고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6)펍지가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할 때 그 게임성과 시장성을 두고 장 의장을 비롯해 크래프톤의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지 않았고, 반대한 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창업후 10년간 버틴 창업자의 존재가 있었고, 그 창업자가 '배틀그라운드'의 출시를 막지 않았기에 크래프톤이 유니콘 기업이 된 것은 분명합니다.

조직쇄신 과정에서 누구나 동의하는 기준을 만들 순 없겠죠. 다만 지나고 돌이켜 봤을때 '합리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의사결정이 바른 결정이겠지요. 장 의장의 리빌딩이 2~3년 뒤 돌아봤을 때 그런 평가를 받는 결정이었으면 합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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