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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인터뷰①]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日 방사능 방류? 글로벌 소송 간다"

'1세대 환경운동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의 경고
유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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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보트에서 만난 지식인들 시간입니다. MTN은 9명의 지식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사회, 경제, 환경, 산업적 문제를 짚어보고,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인문학적 통찰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① '1세대 환경운동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②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빗물의 경제학'
③ 조천호 대기과학자, 기후변화가 불러올 '산업재편'
④ '쓰레기 박사'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⑤ '잡식가족의 딜레마' 황윤 감독, 공장식 축산의 위험
⑥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 은희경, 지금 세상에 필요한 것
⑦ IT 전문가로 돌아온 전 이투스 창업자 김문수 대표
⑧ 글쓰는 의사 남궁인, 죽음 오가는 응급실에서 본 삶이란
⑨ 청춘들 열광하는 오은 시인,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

[MTN인터뷰①] '1세대 환경운동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의 경고

질문>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인류에게 미칠 위험 어느 정도 인가요?

답> 후쿠시마 사고 지역에 굉장히 많은 방사능 물질이 자연 환경에 유출이 됐고, 20km 반경안에는 아직도 사람이 못살거든요. 거기에서 나오는 고농도 방사능 액체를 탱크에 계속 넣어왔는데 일본이 이것을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먹이사슬을 통해 그 방사능 물질이 계속 축적되고, 이것을 사람이 먹게 되면서 영향을 받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미나마타병입니다. 과거 일본이 피해를 봤음에도 그것을 방류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미나마타병?
수은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학적 증후군. 1956년 일본에서 화학공장에서 메틸수은을 방류해 농축된 조개·어류를 먹은 주민들에게 집단 발생해 2001년 3월까지 2265명 사망한 대규모 참사.

질문> 오는 7월 도쿄 올림픽을 앞둔 가운데 방사능 피폭 위험에 대한 전세계적 우려가 큰데요.

답>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인근에서 경기하는 것에 대해 충분한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하고요. 식자재도 올림픽 선수들을 비롯해 외국에서 많은 관람객이 오는데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을 준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 한국이 가장 가까운 나라니까 한국, 중국, 미국 등 국가적 공조를 통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방사능 물질을 버리면 어민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일본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소송에 참여해달라고 제안이 왔습니다. 일단은 재판을 통해서 사회 문제화를 시킬 수 있고, 올림픽 기간이 7월이니까 지금부터 빨리 대응을 해야죠. 이 문제는 몇개 단체에서 시작을 했어요. 대책 위원회도 꾸려졌는데 김원웅 광복회장, 안민석 의원과 저 3명이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0도쿄올림픽 글로벌 대책 네트워크 추진위원회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의 방사능 오염에 대해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문제의식을 공유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아울러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이 일제 전범기 욱일기를 사용하겠다고 한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이를 막기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질문> 40년 넘게 한 평생 환경운동을 해오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요?


답> 네 제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6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인데요. 그 당시만해도 제가 공해문제에 관심을 보인다고 했더니 주변 동료들이 공해라도 배불리 먹고 싶다. 그런 농담을 할 때였죠. 1985년 온산의 대규모 공단에서 나온 오염물질 때문에 주변 농토와 바다가 오염되서 그 지역에 있는 주민들 중 800여명이 뼈마디가 아픈 질병이 생겼었어요.

그래서 조사를 하는데 38살된 해녀가 나는 살만큼 살았으니 우리 애들만은 살려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가 저도 나이가 37이었는데, 그 어린이를 보니까 진짜 뼈마디가 아픈거에요. 그래서 그때 환경문제라는게 빨리 초반부에 노력해서 해결해야지, 그렇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큰 고통이 오는구나 했고요.

질문> 오랜 기간 활동을 하셨는데요. 가장 힘드신 점을 꼽자면요.

답> 활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해결이 되지 않을 때 그때 괴로웠죠. 국민 누구든지 다 공감은 하는데 환경 문제가 개선이 안되는 거에요. 우리 국민들도 환경 문제에 대한 위기 의식, 생각은 많이 하고 있어요. 이제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데 우리가 아직도 늦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결국 욕망의 흔적이에요. 그러니까 욕망의 흔적이라는 것은 욕망을 줄이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 결국 인간이 자연을 버리면 자연이 인간을 버리게 된다. 반면 우리 인간이 자연을 살리면 자연이 다시 우리를 다시 살린다. 이런 식으로 사람의 마음으로부터의 변화가 와야지 그것이 그냥 우리가 말하는 과거 운동식으로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변화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질문> 1인당 하루에도 몇개의 일회용컵을 버리는 시대에 환경문제 해결이 참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이게 문화가 아니면 바꾸기가 좋은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기가 어렵게 일하면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서 먹는 게 본인들도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런게 문제가 돼서 환경과 충돌이 생기는데, 결국은 그 문화를 포기해야 하는데 문화는 한번 정착도면 금방 바뀌지가 않아요.

우리나라는 사건이 너무 많은 나라에요. 사건나라이에요. 끊임없이 사건이 막 터지면 그것은 사건이니까 급하잖아요? 기후변화, 기후재난, 환경문제는 아주 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선순위가 급한거에 자꾸만 밀리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낭떠러지에 떨어지기 직전에 온거에요. 예컨데 앞서 OECD 국가 안에 있는 도시들의 농도를 조사했어요. 약 5000개 중의 도시 중에 100개를 선정했는데 우리나라 도시가 44개가 들어가 있어요. 그것은 좁은 국토에 에너지 사용량이 너무 많고, 특히 석탄발전소와 같은 오염유발 공장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최악의 상태가 된거죠.

결국 우리 인간의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지면 메탄가스 등이 늘어나거든요.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가 차단이 되니까 들어와서 바깥으로 나가야하는데 나가는 것을 못나가게 하니까 온실효과가 나타나서 온실안에서는 점점 더워지잖아요.

더워지니까 결국 양극화 현상이 생기는거에요. 비가 많이 오는데는 더 많이 오고. 가뭄이 오는데는 더 오고, 태풍이 오는데는 바닷물이 더 증가하면서 큰 태풍과 많은 비가 뿌려지고 그렇게 해서 재난이 점점 더 많아지는 거죠.

질문>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환경재난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어떤 상태까지 이른 건가요?


답> 미국 캘리포니아에 산불이 난다던지, 또 유럽에 지난해 4~5월달에 대폭염이 와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고. 지구 전체적인 차원에서 재난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거죠. 과거에는 잘사는 나라는 영향이 적고 못사는 나라는 영향이 많았는데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이제는 잘사는 나라까지 영향을 많이 받는거에요.

1차적으로 환경 문제의 영향이 많이 미치는 부분은 농업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러시아 같은 경우 대규모 재난이 났을 때 1년에 생산량이 한 40% 줄었고, 수출도 못하니까 식량 가격이 폭등해서 가난한 사람은 생활이 더 어려워졌죠.

국민의 생명이 가장 중요한데 그것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기업)은 소수이고,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많이 보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정책은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에서는 과감하게 전환을 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소득이 3000달러 라면 몰라도 3만 달러 시대임에도 환경 문제를 도외시하고, 경제 성장을 하는 것은 성장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거죠.

석탄을 사용해서 기업을 돈을 조금 더 벌지 몰라도 석탄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질병이라던지 사회적 비용은 더 많이 들거든요. 환경에 더 적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자꾸 전환을 시켜야죠.

환경문제가 한번 사건화되면 그 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보거든요. 그래서 옛날보다는 좋아졌는데, 중요한 것은 산업자체가 오염이 되면 오염물질이 많이 나오는 것. 예를 들면 석탄화력발전소나 철강, 화학 산업은 점점 줄이고 21세기 환경에도 영향을 적게 주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전환을 빨리 해야하는데 그 부분의 속도가 느린 것. 그런게 문제가 되죠.

질문> 결국 규제가 필요한 부분이네요?

답>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게 있고 강화해야 할 게 있다고 보거든요. 국민의 건강, 안전, 생명, 환경. 이거는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되서 국민의 건강 안전 생명에 대한 규제가 점점 약해지는 거에요. 완화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산업재해로 하루에 2명씩 생명을 잃고 미세먼지로 1년에 1만 8000명이 조기 사망함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는 것은 규제를 강화하지 않고 완화했기 때문입니다. 그 부분에 있어 정부 정책이 다시 세워졌으면 하고요. 이런 부분은 정부에게만 맡겨서는 해결이 안되는거에요. 국민 수준에 맞춰 환경 문제가 해결되는거거든요.

질문> 환경을 지키려는 ‘문화’ 확산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답> 네.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상당히 높이 올라가 있습니다. 환경 문제는 모든 사람이 다 해결해야한다는 문화가 퍼져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당장 내가 해결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그런 문제 해결을 하는 환경 단체 회원이 되서 활동 기반을 만들어주고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력이 있어요.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때 그 많은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응원하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한 힘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번하면 훨씬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요.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다. 더불어 숲을 지키자 거든요. 한 개인은 환경을 지키기 힘들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면 결국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담 : 유지승, 촬영·편집 : 심재진, 그래픽·자막 : 황미혜·박혜경]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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