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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인터뷰④] 홍수열 소장, '코카콜라가 썩지 않는 플라스틱 거부한 이유'


유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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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보트에서 만난 지식인들 시간입니다. MTN은 9명의 지식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사회, 경제, 환경, 산업적 문제를 짚어보고, 지금 시대에 필요한 인문학적 통찰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① '1세대 환경운동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② '빗물박사'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③ 조천호 대기과학자, 경제 산업 흔드는 '기후위기'
④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쓰레기 섬의 위협'
⑤ '잡식가족의 딜레마' 황윤 감독, 공장식 축산에 일침
⑥ 대한민국 대표 소설가 은희경, '지금 세상에 필요한 것'
⑦ IT 전문가로 돌아온 전 이투스 창업자 김문수 대표
⑧ 글쓰는 의사 남궁인, 죽음 오가는 응급실에서 본 삶이란
⑨ 청춘들 열광하는 오은 시인, 현대인들이 놓치고 있는 것?

[MTN인터뷰④]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쓰레기 섬이 온다”

질문> 계속 쌓여가는 플라스틱 폐기물, 처치 곤란 상태에 이르렀는데요. 수 백년간 땅이나 바닷 속에 묻힌 플라스틱, 사라지긴 하는 건가요?

답> 매년 평균적으로 8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고요.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은 제거가 불가능해요. 그러면 플라스틱이 완전히 바다환경에서 분해될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한다는 거죠.

그 기간 동안 플라스틱이 계속 쪼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환경을 오염시키고 해양생물의 먹이사슬을 통해서 결국 우리 인간에게까지 들어오게 된다는 것인데.

해양에서 플라스틱이 분해되는데 얼마나 걸릴 것인지 예측이 안돼요. 500년이 걸릴거다 몇 백년이 걸릴거다 하는 것인데 이론적인 수치일 뿐이에요. 1000년이 걸릴지 2000년이 걸릴지 사실 아무도 확인된 바가 없는 것이거든요.

질문> 결국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문제인데요. 해외에서는 위기의식을 느낀 소비자들이 이 플라스틱 사용에 대해 분노하는 움직임이 있다고요?


답> 네. 2018년부터 영국에서 시작된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라고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요구 혹은 소비자의 분노를 행동으로서 생산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거죠. 전세계적으로 선진국의 경우 해양 쓰레기, 바다쓰레기,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느끼는 위협, 위험에 대한 강도가 한국보다 훨씬 강한 것 같습니다.

선진국의 EU나 미국의 소비자들의 경우 플라스틱에 대한 분노,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강한 것이죠. 정부에게 요구하기 이전에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생산자를 대상으로 너네들이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결국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거다. 이 문제들을 생산자들은 어떻게 해결할거냐 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분노와 요구가 강한거죠.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 이란?
매장에서 물건을 산 후 과대 포장된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분리해서 버리고 오는 운동. 영국에서 시작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으로 전파됨.

질문> 일상에서 너무나 많은 일회용품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소비자 노력 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답> 제품의 생산과 유통단계에서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만이 그 변화에 호응을 해 소비자 실천을 통해서 문제해결에 갈 수 있는 것이지. 제품의 생산과 유통단계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소비자의 실천만을 강조하게 되면 구조의 문제를 은폐하는게 돼 버리는 상황인거죠.

그래서 글로벌 펩시 코카콜라나 네슬레 이런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에는 소비자의 분노에 직접적으로 맞닥뜨렸기 때문에 정부 규제 이전에 소비자들에게 스스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에 대한 제시가 필요한거죠.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서 2030년까지 자기들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다 재생원료로 사용하겠다고 약속을 한 것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재생원료를 쓸 것이나 신재를 쓸 것이냐라는 선택에 있어서 재생원료가 신재보다 가격이 싸니까 재생원료를 사겠다. 경제적인 이유로만 했는데, 지금은 아주 품질이 좋은 재생원료가 만들어졌을 때 비싸더라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은 필수적인 선택이 되어 버리는 것이죠.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거죠.

질문> 글로벌 음료 기업들이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조사의 페트를 받지 않겠다. 라고 한 것인데요. 이런 움직임에 우리도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원료 사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강하지 않은 상태이고, 그러다보니 기업들도 현재 기술적으로 어렵다. 여건이 안된다 이런 이유를 들며 재생원료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거거든요. 글로벌 추세와 비춰볼 때 점점더 흐름에 뒤떨어져가는 것이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에서 플라스틱 사용하는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가 됩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도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들이 추구하는 노력들을 잘 살펴서 정부가 규제로서 요구하기 이전에 적극적으로 약속하고 실천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다국적기업들의 경우 재생원료를 사용하겠다고 약속을 한거고. 앞으로 재생원료의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플라스틱 제품의 신 재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고품질의 재생원료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거죠. 그러면 고품질의 재생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산업들이 거기에 맞춰서 만들어져야 된다라는 거죠.

질문> 재생원료로의 전환이 빨리 이뤄져야 할 것 같은데요. 아직 우리나라는 관련 산업이 매우 작지 않습니까?

답> 그렇죠. 기존에 영세한 수준의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만으로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생산자들이 요구하는 고품질의 재생원료를 조달하기 힘들어요. 고품질의 재생원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시설이 더 커져야하고 재활용 기술도 더 고도화돼야 하는거죠.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산업은 대자본이고 대기업들입니다. 재활용 산업에 대기업들이 참여해야 하는 것이죠. 특히 지금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것은 석유화학회사들에게 그런 역할을 요구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석유화학 산업이라고 하는 대자본과 재활용 산업이 결합하는 구조로 갈 것이란 것이고, 재생원료를 플라스틱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적인게 되는거죠. 역으로 말하면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못하는 기업, 혹은 플라스틱 산업에서 요구하는 고품질의 재생원료를 공급하지 못하는 사회는 글로벌한 플라스틱 산업에 있어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는거죠.

따라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재활용 산업을 고도화시키고, 재생원료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플라스틱 산업재편의 문제다라는 것이죠. 환경의 문제이면서 산업의 문제이기 때문에 환경의 문제로만 협소하게 바라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담 : 유지승, 촬영·편집 : 심재진, 그래픽·자막 : 황미혜·박혜경]



유지승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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