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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째 부동산대책 나왔지만…수도권 집값 잡기는 '글쎄'

주민들 "예상했던 결과"…건설업계 "전략 수정 불가피"
당장 집값 조정 불가피…근본 대책은 못돼
문정우 기자

김흥진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이 2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등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을 중심으로 비수도권에서 집값이 치솟자 정부가 또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당장의 집값 조정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역부족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2.20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조정대상지역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최근 집값이 급등한 경기 수원 영통·권선·장안, 안양 만안, 의왕 5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주민들 "예상했던 결과"…건설업계 "전략 수정 불가피"
시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내놓기 전부터 집값이 한주새 2%씩 오르다 보니 대책이 이미 나왔어야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4.15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잃을까 정치권에서 대책 발표에 주저한 바 있다. 집값이 한 달여간 치솟고 있었지만 지난 16일 당·정·청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경기도 수원 권선구에 사는 한 주민은 "이미 대책이 늦게 나왔다는 의견이 많다"며 "신분당선 때문에 외지인들의 매입이 들었는데 결국 여기 살던 사람들만 피해를 입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양시의 A중개업소 대표는 "철도나 재개발 사업들이 많아 서울 말고도 지방에서도 문의가 있었다"며 "이번 대책은 발표 시기의 문제였지 예상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인근 현장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한 건설사도 고민이다. 해당 건설사는 권선구에 다음 달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이번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양가에 전반적인 사업에는 큰 영향은 없겠지만 조정대상지역 지정으로 인한 전매제한 조건 등의 모집공고 문구를 일부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투자세력이 더해져 붐업이 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것"이라며 "모집공고 수정도 불가피하고 실수요 중심의 전략 수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집값 조정 불가피…근본 대책은 못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갭투자 세력이 많은 만큼 당장 집값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와 대출규제 강화로 외지인들의 갭투자 수요가 주춤하면서 일단 숨고르기 양상을 띨 것"이라며 "다만 기준금리, 총선 등 이슈 등도 향후 시장의 변동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수·용·성 집값이 크게 오른 이유는 개발호재 영향이 있지만 무엇보다 대출 활용, 갭투자들이 많이 유입된 영향이 크다"며 "앞으로 이들 지역 대출과 세제 등 규제로 인해 투자자 유입이 어려운 것을 감안해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개발호재가 있는 비규제지역으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세력이 대부분이어서 세금이나 대출 규제만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부동자금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거래시장을 단속하는 방법 외엔 당장 뾰족한 수단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앞으로도 교통망 확충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들로 유동자금이 유입될 확률이 높은 만큼 수도권 일부 지역의 풍선효과를 잡기 위한 정부의 정책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선제조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데 현장을 보니까 단기 차익이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단타 투자가 꽤 있다"며 "호재가 있는 곳에는 투자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기 충분한 만큼 이런 지역을 선제 지정해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지 않는 이상 집값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규제지역은 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진정 기미를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규제지역 이외의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투자가 일어나면 화성 동탄, 오산, 시흥, 평택까지 가격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개발호재 지역은 여전히 위험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문정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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