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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차장업계 1위 '하이파킹',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해 달라" 압박 논란

일부 건물주들에게 2개월 임대료ㆍ관리비 감면 요구
인천공항공사나 대규모 임대업하는 자산운용사 등에는 요청 안해
최보윤 기자

<하이파킹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주차장산업 1위 기업인 '하이파킹'이 일부 건물주들에게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주차장 기업까지 분위기에 편승해 임대인들을 압박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파킹'은 최근 '착한 임대인 운동'이 공론화된 뒤 임대인들에게 임대료와 관리비 감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하이파킹 측은 공문을 통해 "현 정부의 '착한 임대인 운동, 상생의 선언문' 참여 부응과 같이 귀 사의 상생의 협조가 큰 힘이 될 것"이라며 "2개월 임대료 감면 또는 임대료 인상 및 전기요금 납부 철회"를 요청했다.

정부의 지지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 달라는 뜻이다. 하이파킹 측은 정부가 착한 임대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이파킹 측이 보낸 공문 일부>


그러나 건물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건물주는 "국내 주차장업계 1위 기업인데다, 해당 업체는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타격이 크지 않음을 지적했다.

그는 "안그래도 임차인들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대료를 조정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잘나가는 대형 기업이 이런 공문을 보내니 굉장히 불쾌했다"며 "'하이파킹'을 제외한 나머지 임차인들의 임대료만 감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취재결과 인천공항공사나 자산운용사 등이 운영하는 대형 오피스ㆍ호텔에는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하이파킹 측은 "임대료 협상은 일상적인 업무"라며 "코로나19 시국에 편승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으며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 현장별로 공문을 발송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이파킹은 주차장 위탁운영이나 발레파킹 등 다양한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1999년 창업 이래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대형 쇼핑몰과 호텔 등을 포함해 270여개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4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하이파킹은 지난해 잠정 8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낸 것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네이버 계열사에서 분사된 IT기업 '휴맥스'에 인수됐다. 당시 인수금액이 1700억원으로 업계의 관심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런 대형 기업의 임대료 인하 요구와 관련해 임대인의 고통 역시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한 임대인은 "최근 주요 임차인이 1년 동안 임대료를 50% 인하해 주지 않는다면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폐점하겠다"며 " 협박에 가까운 협상안을 통보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최근에는 공실률이 높아 임차인이 '갑'인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임대인은 "말이 건물주이지 매달 은행에 갚는 돈을 빼면 임대료 수익이 크지 않다"며 "고통 분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시국을 악용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임차인들을 막아 줄 방안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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