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90년전 대공황처럼 약세장 진입, 1800 다음 타깃은 1560?

역사적 변동성 장세:국제유가 하루만에 24% 폭락, 다우지수 대공황 때와 같은 속도의 약세장 진입
코로나19 유럽 확산, 외국인 셀코리아 강도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
범(凡)정부차원 증시부양책 없으면 지지선 설정 어렵다
유일한 기자

어제의 코스피지수는 1900, 오늘(12일)은 1800. 셋째 자리수가 매일 바뀌는 무서운 폭락장이다. 종가는 73.94포인트(3.9%) 하락한 1834.33, 저점은 1808이다.

WTO의 공식적인 팬데믹 선언의 충격파가 가세한 미국 시장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30개 대표기업으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는 어제도 5.8% 급락하며 고점 대비 20% 무너졌다. 기술적 분석상 ‘공식적인 약세장’에 진입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보잉이 18% 추락한 게 결정적이었다.
문제는 하락의 속도와 기울기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다우지수가 약세장 진입에 걸린 시간이 단 19거래일이다. 대공황의 공포감이 절정에 달했던 1931년 11월27일 15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록이다.

코로나 19의 전세계적인 확산에 따른 기업실적과 경기둔화 불안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결렬에 따른 유가 폭락이 가세하면서 역사적인 투매가 잇따른 결과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11년이라는 최장기간 랠리를 이어온 미국 증시의 역사적 과열, 주요국들의 기준금리가 제로(0)에 수렴한데 따른 추가적인 부양책의 한계 등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팽(FAANG’이나 ‘마가(MAAGA’ 주식을 앞세운 미국 증시의 랠리가 탄탄한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아니라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유례없는 유동성 공급에 따라 허약하게 진행된 것이라는 면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약세장 진입에 걸린 15일 대(對) 19일. 지금의 증시 환경이 정말 대공황 때와 흡사한 것일까. 대공황(Great Depression), 말 그대로 거대한 경기 침체가 온 걸까. 임박한 것일까. 1920년대의 증시 호황(막판 버블로 점화)이 꺼지기 시작한 1928년을 지나 1929년을 기점으로 미국 경제는 갑작스럽게 전례없는 경기침체에 빠져들고 만다. 증시버블은 환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최근 11년간의 랠리로 탄생한 버블 역시 참혹한 경기침체를 가리기 위한 연막이었을까. 국제유가가 하루만에 24%나 붕괴된 것은 이를 대변하는 역사적 사건이었을까.

과거를 보면 다우지수가 약세장에 진입한 이후 고점대비 35.5% 조정받은 후 반등이 시작되었다. 바닥 확인까지 걸린 시간은 143일이었다. 지금 조정은 약 한달 진행됐다. 통계대로라면 앞으로 6개월 정도 더 지나야 약세장의 바닥을 지나게된다. 다만 지금의 하락기울기가 역대급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바닥확인에 걸리는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을 수 있다.

전세계 시장의 상승과 하락 에너지를 기반으로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로보피아투자자문은 오늘 급락으로 1차 하락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너무 급하게 떨어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하락추세가 멈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조정의 에너지가 아직도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외국인투자자의 주식순매도가 하루 1조원 단위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체계적인 셀코리아의 전형이다. 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200원대를 넘어섰다.

코스피 안팎에서 유입되고 소멸되는 에너지를 계산한 2차 목표치는 15% 더 하락한 1,560선으로 추정된다고 제시했다. 아찔하다. 공식적인 수치는 아니다. 시간이 좀더 지나야 보다 정확한 목표치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대공황 때와 다르다고 보지만 전세계 주요 자산시장이 도미노식으로, 때론 무차별적으로 충격을 받으며 폭락하고 있어 쉽게 저점을 예단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일부 선진국 채권과 통화, 금 정도만 가격이 오르거나 유지될 뿐 신흥시장의 주식, 통화, 채권의 가치는 단 하루만에 두 자리수 하락이 다반사다.

이대우 로보피아투자자문 대표는 “글로벌 자산가격에 커다란 충격파가 미치고 있다. 예단하지 말고 시장의 흐름대로, 에너지대로 순응해야할 국면”이라고 당부했다. 로보피아투자자문은 양자물리학 등을 적용한 알고리즘 애널리스트 ‘로피’를 통해 주식 부동산 채권 통화 상품 등 국내외 주요 자산 가격을 추적하고 있다. 누적된,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된 값은 로보피아투자자문 공식 밴드에서 매일 무료로 제공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어떤 기준에 따라서는 이를 능가하는 무서운 공포감이 시장을 짓눌리는 상황. 단순한 공매도 종목 수나 기간을 늘리는 임시방편의 대책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의 부양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큰 자금을 운용하는 한 전업투자자는 “올해를 지나면 주식 양도차익세를 내야하는 대주주 기준이 3억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코로가 19라는 전염병이 진정되면 이런 허약한 증시 환경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주요 증시부양책으로는 이밖에 장기투자자에 대한 배당세 인하, 직장인을 위한 절세형(적립형, 연금형) 주식 상품 출시,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확대, 자사주 매입 상장사에 대한 법인세 혜택, 대주주 상속(증여)세 인하, 4월 총선에서의 상법(일반주주의 비례적 이익 보호신설) 개정 논의 등이 꼽힌다.

전세계적인 경제 부양 공조가 구체화되고, 이같은 친시장적인 지원이 가세한다면 예상보다 빨리 증시 안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코로나 19도 만만치 않은 변수다. 미국인의 유럽 여행이 한달간 금지됐는데, 파리 로마 아테네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곡소리가 크게 들린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통제를 시작했다. 지난밤 WHO의 팬데믹 선언은 전세계적인 차원의 판을 깔아준 것이었고 이제부터 글로벌 통제가 본격화됐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한달 안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바닥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시각을 전했다.



유일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