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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마스크 구매 헛걸음한 시민들...베타서비스 한계 실감한 과기정통부

안정적인 서비스 위해 우체국 정보 제공은 ‘검토중’
박응서 선임기자

11일 앱에서 제공한 공적 마스크 보유 현황과 실제 약국 현황이 달라 혼란이 발생했다. 사진제공 머니투데이

과기정통부는 지난 10일 오후 공적 마스크 보유 현황 데이터를 민간에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약국과 마스크 구매에 도움을 주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웹 사이트 수십 개가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지난 11일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들은 마스크 재고 현황 정보를 4단계로 나눠 색을 표시해 제공했다. 약국별로 마스크 보유 현황을 재고 없음(회색), 30개 미만(빨간색), 100개 미만(노란색), 100개 이상(녹색)으로 표시했다.

그동안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여러 약국을 돌고, 한참을 줄을 서야 했던 시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실제는 기대와 달랐다. 오히려 앱 정보와 다른 현장 상황에 혼란만 가중됐다.

앱에서 마스크가 충분하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약국을 찾았던 많은 시민들은 앱 정보와 달리 이미 품절된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40대 전 씨는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웹사이트를 찾거나 약국을 방문한다”며 “앱으로 마스크 보유 현황을 보고 가면 줄을 서지 않고 살 수 있다고 해서 맘 편히 갔는데, 결국 오늘도 헛걸음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도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한 약국은 보유 수량을 0개라고 입력했는데도, 앱에서 노란색인 100개 미만으로 나와 약국을 찾은 시민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 “왜 벌써 품절이냐”고 따지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제(11일) 서비스를 처음 오픈하면서 트래픽이 몰려 과부하가 발생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우체국 시스템이 연결되면서 지연이 있었다”며 “어제 관련 점검을 하고 시스템을 보완해, 오늘은 정상적으로 서비스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만3000개 약국 중 2만2000여개 약국이 심평원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300곳 가량이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며 공적 마스크 판매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우체국은 1,406개다. 약국 수와 비교하면 6% 수준으로 적어 심평원 시스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약국은 정보를 입력하는 창구가 하나여서 약국 1개당 신호가 1개다”면서 “하지만 우체국은 창구가 여럿이어서, 접속 신호 데이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우체국당 5개 창구를 운영한다면 신호가 7000개가 넘어 비율도 30%에 이르러 시스템에 크게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된다는 얘기다.

이 같은 트래픽 증가가 문제를 일으킨 것일까. 송경희 소프트웨어정책관은 “트래픽이 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충분히 준비했다”면서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문제가 발생하자 기술적 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며 “시스템 증설은 더 안전하게 가자고 해서 준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혹시 모르는 또다른 변수를 감안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시스템 증설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송경희 정책관은 “모든 것을 100% 파악할 순 없다”며 “그래서 베타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다고 판단했다”며 “서비스 안정화보다 긴급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서둘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송 정책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금요일부터 공적 마스크 보유 현황 정보가 쌓이면서, 이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담당자들이 밤을 새면서 서비스를 준비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베타서비스 기간에 안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일부터 제공하기로 한 우체국의 공적 마스크 보유 데이터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공적 마스크 보유 데이터는 약국 중심”이라며 “우체국에는 우선적으로 중복구매를 막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우체국의 공적 마스크 보유 데이터 제공 시점에 대해서는 “검토중”이라고만 답변했다. 시민들이 언제부터 앱을 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신중하게 진행한다면 베타서비스 기간인 15일까지 준비해서 16일부터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굿닥 마스크스캐너 같은 앱 서비스들은 공지사항을 통해 약국의 마스크 보유 현황과 실제가 다를 수 있음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있다.

12일 오후 현재 공적 마스크 판매 앱과 웹 서비스들은 공지사항을 통해 마스크 보유 현황 정보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정부는 마스크를 사려고 오래 줄을 서고, 많은 약국을 방문해야 하는 시민 불편을 해소해주려고 발빠르게 대응한 측면이 있는 듯하다. 긴급한 상황이어서 완성하지 못한 베타 상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 발생으로 시민들에게 또다시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MT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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